유 윌 미스 미 Je vais te manquer (2009)

2010.02.04 11:29

DJUNA 조회 수:6249

 

[유 윌 미스 미]가 시작되면, 관객들은 다음 날 공항에 갈 준비를 하는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뒤 30분 동안 영화는 그들의 사연을 우리에게 들려주죠. 암 환자인 쥘리아는 퀘벡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날 생각입니다. 슬럼프에 빠진 작가 마르셀 앙리는 공항과 기차역의 서점에서 책 판매부수를 체크하고 다니고요. 아직도 꿈 속의 왕자님을 그리는 유치원 교사 릴라는 퀘벡으로 떠날 예정이고, 출판사 편집자인 올리비에는 방학 때만 프랑스로 찾아오는 딸을 퀘벡에 있는 전처에게 돌려보내려 하는 중입니다. 또 누가 있나요? 아, 지금은 홀애비 정신과의사가 된 첫사랑 막스를 찾으러 퀘벡에서 오는 할머니 파니가 있군요. 잭 바우어를 우상으로 섬기는 편견에 가득 찬 공항 경찰도 있었는데 그 사람 이름이 뭐더라?

 

30분이 지나면 드디어 이 사람들은 공항에 갑니다. 그러는 동안 이들의 행로는 다른 사람들의 것과 엇갈려요. 쥘리아는 서점에서 마르셀 앙리를 만나고 릴라는 올리비에를 만나고 막스는 테러 용의자로 만나 공항 경찰에게 끌려갑니다. 그밖에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는데, 사실 전 이 이야기들의 의미에 대해 분석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랑을 맺어주는 운명과 우연에 대한 장황한 연설은 별 재미도 없고 사실 의미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유달리 시니컬해서가 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별 의미가 없으며 결정적으로 지겨울 정도로 인공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가끔 만나고 두 명은 커플이 되기도 하지만 그들이 공항에서 얽힌다고 해서 이야기들에 어떤 시너지가 생겨나는 것도 아닙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부터 시한부 비극에 이르는 장르도 잘 엮여있지 않은 것 같고요.

 

차라리 이들에게 따로 영화들을 주었다면 이야기가 더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전 마르셀 앙리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다 자세히 보고 싶었습니다. 그냥 공항에서 암환자를 만나고 일이 풀렸다고 주장하는 건 너무 쉽죠. 막스와 파니의 이야기도 다른 이야기에 끼이는 대신 독자적으로 진행시켰다면 더 내용이 나아졌을 거고요. 릴라의 이야기는... 솔직히 그 이야기는 독립해도 별로 나아졌을 것 같지 않습니다. 이런 식의 기계적 운명론은 어떻게 써도 심심해요. 왜 사람들은 발렌타인 데이가 되면 이런 이야기를 소비해야 한다고 믿는 거죠.

 

좋은 배우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감독/작가 아망다 스테르가 이들을 제대로 이용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일단 캐릭터들이 너무 얇고 배우들이 그렇게 진심으로 몸을 담글만한 이야기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딱 그 정도에 맞게 재단되어 있고요. 예를 들어 쥘리아 역의 카롤 부케는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말기 암환자라는 걸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게 아닌지요. 그렇다고 이들이 나쁜 연기를 했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영화에 맞는 정도의 에너지만 투자한 게 보인다는 거죠. (10/02/03)

 

★★

 

기타등등

비영어권 영화의 국내제목에 이런 식의 영어 제목을 그대로 쓰는 건 너무 게으르지 않습니까. 저도 그럴 때가 있어서 이해는 합니다만, 그래도 조금 더 성의를 보였으면 좋겠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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