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2012)

2013.05.21 20:18

DJUNA 조회 수:6802


주희와 현수는 결혼 2년차를 맞은 신혼부부입니다. 주희는 요가 강사이고, 현수는 멸치공장에 다녀요. 아직 아기가 없어서 서로에게 낼 시간도 많고 경제적 부담도 적습니다. 좋을 때죠. 그리고 그들도 그걸 압니다. 

좋은 날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주인공들은 그들이 끝물을 즐기고 있는 신혼이 지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 상상해봅니다. 언제가는 서로가 옆에 있기만 해도 좋던 시절도 가겠지요.  아기가 태어나면 지금과 같은 여유로운 삶은 끝장이겠지요. 그리고 멸치공장에서 일하고 요가를 가르치며 벌어들이는 돈으로 앞으로의 삶이 과연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요.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시리즈가 그렇듯, 장건재의 [잠 못 드는 밤]도 대화의 영화입니다. 구체적인 행동보다는 그 주제에 대한 대화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요. 그들의 대화는 그 중요한 시기에 한 번 이상 해 볼 만한 것입니다. 단지 영화를 보다보면, 그들이 대화를 통해 실제 행동을 뒤로 미루고 그에 대한 변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받습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은근슬쩍 호러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피칠갑의 영역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공포의 단계로 옮겨지지요. 여기서 영화는 각각의 공포를 보여주는 두 개의 장면들을 보여주는데, 관객들은 최소한 한 편 이상에는 격하게 반응할 것입니다. 

작은 영화입니다. 러닝타임은 한 시간을 간신히 넘고, 화면비는 4:3입니다. 감독은 드라마 스페셜과 같은 소박한 사이즈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전거 도난사건을 제외하면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도 않는 이 작은 이야기의 압축도와 긴장감은 굉장히 높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정확하고 강렬하게 할 수 있다면 굳이 시간낭비를 할 필요는 없겠죠. (13/05/21)

★★★☆

기타등등
4:3이라지만 실제로는 16:9로 찍어 양쪽을 가렸다고 합니다. 다운로드 파일로 풀릴 때는 어떻게 할 계획인지 모르겠군요.

감독: 장건재, 배우: 김수현, 김주령, 정대용, 최현숙, 정영헌, 다른 제목: Sleepless Night 

IMDb http://www.imdb.com/title/tt216408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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