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운 비둘기 체포되다

2004.10.01 20:43

새치마녀 조회 수:2722

<"비둘기처럼 다정한 부부는 옛말 같네요">

[연합뉴스 2004-10-01 17:10]  


아파트 베란다에 새끼를 낳아 기르던 비둘기 부부가운데 수컷이 암컷을 새로 데리고 들어와 알을 낳으면서 새끼들과 원래 암컷을 학대하는 현상이 벌어지자 1일 오후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강원도 춘천시청 환경과 공무원이 분란을 일으켰던 주범들을 잡아와 내보이고 있다. 왼쪽이 수컷 비둘기이며 오른 쪽이 수컷과 함께 들어온 암컷 비둘기./이해용/지방/ -지방기사 참조- 2004.10.1 (춘천=연합뉴스) dmz@yna.co.kr (이해용)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다정한 부부를 비둘기에 비유해서는 안될 것같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새끼를 낳아 기르던 비둘기 부부 가운데 수컷이 암컷을 새로데리고 들어오면서 새끼들과 원래 암컷을 학대하는 것이 목격돼 지방자치단체가 비둘기 `가정사'에 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H아파트에 사는 최승윤(65)씨는 베란다에 둥지를 튼 비둘기 한쌍중 수컷 비둘기가 암컷 비둘기와 새끼 비둘기들을 괴롭히는 현상이 계속되자1일 춘천시청 환경과에 신고했다.

최씨는 "새끼가 두 마리였는데 수컷 비둘기가 바람을 피우면서 알게된 다른 암컷 비둘기와 알을 낳은 뒤 마구 괴롭히기 시작해 거의 죽게될 지경에 놓였다"면서 "원인 요소를 없애기 위해 시청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환경과 공무원 이옥균(50)씨는 베란다 주변에 30여분간 잠복해 있다 함께 들어와 새끼들을 괴롭히기 시작한 이들을 손으로 잡아 새장에가두는데 성공했다.

이들 비둘기가 최씨집에 자리잡게 된 것은 지난 7월로, 무더위 때문에 잠시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을 통해 비둘기 부부가 들어와 둥지를 튼 뒤 보름만에 알을 2개낳았으며 얼마뒤 부화했다.

그러나 비둘기 가정의 분란은 이 부부 가운데 수컷이 다른 암컷 비둘기를 어디선가 데리고 들어와 알을 낳은 지난 9월 20일 전후 발생했다.

같은 둥지에 알까지 놓은 뒤 새살림을 시작한 수컷은 `본처'에 해당되는 원래암컷 비둘기를 쫓아내고 새끼 2마리를 쪼아대기 시작해 도망갔던 암비둘기가 먹이를주기 힘들 정도로 차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씨는 "동물의 원래 생태가 그렇다고 하지만 `비둘기처럼 다정한 부부'라는 말은 옛말이라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바람을 피운 수컷과 함께 들어온 암컷을 자연으로 방사하면 다시 찾아가 괴롭힐 것 같아 대학 등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씨도 "이들이 새끼들을 쪼아댄 것은 새로 낳은 자기 알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이지만 새끼들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의 어미가 새끼들을 다시평화롭게 돌볼 수 있게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진 있음)

dmz@yna.co.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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