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저씨'에 대한 공감 가는 칼럼

지나간 논의를 다시 들고 와서 죄송하지만 '개저씨'에 대해 꽤 진지한 생각을 담고 있는 칼럼을 보게 되어 공유합니다.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4111621447269286


‘개저씨’라는 표현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이냐는 문제와는 별개로, 자신들의 언어로 이 질서에 균열을 내는 건 그래서 유의미하다. 갓 입사한 젊은 여성처럼 육체적으로 사회적으로 만만한 대상만 골라 한 줌 권력을 행사하는 건, 남자다움도 뭣도 아닌 그냥 개 같은 거다. 일상에 만연한 폭력을, 두려움의 시선이 아닌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기울어진 질서는 아주 조금 균형을 맞춘다. 물론 아직 현실에서 변한 건 별로 없다. 이것은 평등한 다툼을 위한 아주 최소한의 발걸음이다. 그러니 지금, ‘개저씨’라는 말에 세상이 무너져라 분노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개저씨’라는 표현이 사라질 미래를 향한 아주 작은 시작일 뿐이니까.


마지막 부분인데 저는 저 생각에 상당 부분 공감을 합니다. '개저씨'라는 말이, 약자가 현실적으로 맞서기 어려운 강자에 대해 쓸 수 있는 일종의 저항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MB가 대통령이던 시절에 '쥐박이'라고 부르는 식으로요. 젊은 여성이나 때로는 젊은 남성이 실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개저씨'들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현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 표현이 PC하냐 아니냐를 따질 필요는 있겠지만, 그 판단을 내릴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글에 완전히 공감하지는 않는 이유는, '강자에 대한 증오는 정당한가, 혹은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에 대해 그렇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어서입니다. 이 말이 중년 남성 전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에만 해당되는 것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쓰는 사람의 의도는 선별적인 것이더라도, 이런 멸칭의 특성상 듣는 쪽에서는 중년 남성 전체를 통칭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죠. '개저씨'스럽지 않은 중년 남성들이 이 말을 들으면 젊은 세대가 중년 남성 전체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다고 느낄 수 있고, 이것은 곧 젊은 세대에 대한 적대감을 낳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표현을 쓰기가 꺼려지네요. (동물 비하 발언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글쓴이가 말한 것처럼, 이 말을 쓰는 것에 대해 '분노'할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개저씨나 김치녀나 김여사나 제 눈엔 그게 그거에요. 의도가 어떻든 그냥 저런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네요
    • 자기 마음에 안드는 중년 남성을 지칭하는 표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부가 체제 전복적(?) 의도로 쓰던 말던 그렇게 안 쓰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은 거부감이 가는 표현이고요. 칼럼대로 "세상이 무너져라" 분노는 안합니다만 거슬립니다.


      그나저나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 중에 저 표현에 거부감 없는 사람이 꽤 있다는 사실 (이 게시판에서도 그랬고)은 흥미롭네요.

      • 그건 일종의 구분짓기 심리인 것 같아요. 된장녀라는 표현에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호소할 때, 난 어차피 된장녀 아니고 개념녀니까. 저 표현은 내가 아닌 다른 (멸시당해 마땅한) 대상을 향하고 있는 거니까. 라고 말하던 젊은 여성들 같은 거지요. 

        • 좀 비싼 커피 한잔 마셔도 ___소리를 듣는데 나는 남성이지만 권위주의적이지도 않고 개념없는 짓을 안하니까  ___ 소리 안 들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대단한 자신감인 것 같아 오히려 부럽네요;

    • 이 용어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있겠죠. 그런데 그냥 뒤에서 '개저씨'라고 쓰는 걸 가지고 사내서 만만한 신입의 젊은 여성이 성희롱 당하는 약자의 마지막 보루(?) 같이 쓰이는 건 너무 거창한 핑계 같이 들리네요.


      용례를 봐도 배바지 하고 엣헴 거리는 저 두상도 고르지 못한 개저씨, 꼭 술자리서 여자 엉덩이 만지고 다닐 것 같이 낭만이나 품위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개저씨, 명예나 돈 욕심밖에 없어 보이는, 그 마저도 없는 구닥다리 사고방식의 개저씨....이렇게도 쓰이는 건데 이걸 어떻게 좋다고 권장해야 되는 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젠더 문제 태반이 선입견을 동반한 허수아비를 세워 놓고 마구 씹으면서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구도로 간다고 봐서요.
    • 욕의 방향이 약한 쪽에서 강한 쪽으로만 향하지는 않습니다. 불의에 항거하는 용도로만 쓰일 거라는건 오산이죠. 그런 단어를 쓰는게 올바른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경멸하면서 그런 단어를 쓰는 건 상상하기 어렵지도 않고 예시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단어부터 특정하는 대상이 일정 연령 이상의 남성입니다. 마음에 안들면 대상에게 쓰는 거죠.




      김치녀 같은 단어와 특별히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 실제로 이 단어가 가장 흔하게 쓰이는 트위터를 보니까 권력관계 이딴거 없고, 그냥 지 맘에 안들면 개저씨라고 하더군요. 욕, 비하, 멸칭은 원래 다 그렇게 쓰이는게 보통이구요. 개저씨라는 단어의 사용여부야 본인 선택이고 자유입니다만, 저렇게 거창한 이유를 갖다 대며 대단한 것인양 포장 하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 제반 사정을 다 감안해도 결국 저 단어 자체가 비하의 의도를 지닌 멸칭이라는 점에서 좋은 표현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여자인턴이 일을 잘못 하고 있거나 태도에 문제가 있어서 중년 남자부장이 지적해서 인턴이 이런 개저씨라고 뒷담화하는 것도 불의에 대한 항거는 아니지 않습니까?

    • 전 개저씨라는 욕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널리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이미 회생불능의 개저씨는 몰라도


      예비개저씨들이 자신들을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군대와 회사를 거처 멀쩡했던 남자들이 개화되는걸 너무 많이 봤어요.




      이제 갖 만들어진 용어이고 멸칭이다 보니 그 쓰임새가 중구난방인건 이해가 갑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정도 자리를 잡겠죠. 아니면 사용되지 않거나

    • 모든 세대별로 비하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 '개저씨' 따위의 단어가 그 수많은 여성차별적인 말들에 비해 더 폭력적일리도 없고 비속어의 양적 양성평등(?)에 기여한다고 할 순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 논란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부당한 현실에 항거하는 내 분노는 정당해!" 하는 진지함입니다. 일베애들이 김치ㄴ같은 말에 진지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정당성을 논의한다고 상상해보세요. 끔찍하죠.

    • 지난 논란에서 부터 참 웃기다고 생각되는게 있었어요.


      제 사촌여동생은 그야말로 한 10명중에 1명꼴로 남직원이 있는 그 빠숑업계에 있는데요,


      골드미스(보다 더한 표현이 있었습니다만. 제 여동생은 결혼 했구요..) 들의 애들 갈구기(특히 유부녀들)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던데요..


      케바케라고 하기도 좀 뭐한게 그런 문화 때문에 그쪽에 이직이 많다고 하고, 제 여동생도 그쪽 계통을 떠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오래 고민중입니다..


      이건 개저씨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강자와 약자 형성에 있어서의 사회 문제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야말로 거기에 개저씨는 그냥 아젠다만 가져다 붙인 코풀이 현상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 일단 본문의 틀린 부분을 지적하고 싶네요. 두번째 문단의 ['된장녀’가 일부의, 그것도 딱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소비 행위를 젊은 여성 전반의 것으로 일반화하는 개념이라면,]이라는 부분은 잘못됐습니다. 된장녀란 단어가 쓰이는 부분은 자기가 버는 돈의 범위를 넘어서 과도한 소비를 특히 만나는 남자의 재력에 기대어 행하는 경우에 국한되지 않던가요? 저는 스스로 돈 많이 버는 여성이 최고급 상품의 소비를 한다고 해서 된장녀라 부르는 경우는 못봤거든요. 




      또한, 기사의 말대로 그것이 '젊은 여성 전반의 것으로 일반화'되는 것이 맞다고 한다면, '개저씨'란 말도 저런 카테고리에 해당 되지 않는 비권력적 남성 전반에 까지 확산될 것이 당연해지겠죠. 

    • 지난 번에도 비슷한 댓글 달았지만, 무슨 비속어 하나 쓰면서 그리 정당화 하며 인정씩이나 받고 싶은 것인지..




      그냥 쓰고 본인 수준 인증하고 다니면 됩니다. 모든 멸칭이나 비속어가 그렇듯이.

    • 사회 병폐 해소와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예방을 위해 비속어의 사용을 일상화(또는 널리 허용)하자는 신박한 의견이네요! 주고 받는 욕 속에 피어나는 선진 한국의 꿈이 멀지 않았네요!

      • 젊은 여자: 개저씨, 중년 남자: 된장녀




        이렇게 주고 받는 것 생각해 보니 웃기는 그림이긴 합니다.

    • 근데, '개저씨' 용례를 보니, 이건 뭐 그냥 우스개 소리가 되버려서 말입니다.ㅋ


      일단 남자분들이 강아지 합성 사진으로 놀고 있는데 뭐라 할 말이....-_-;;

      • 된장녀도 그 점에서 원래 갖고 있던 의미랑은 좀 희석되어진 채로 쓰이기도 하지 않나요? 여자들끼리도 서로 장난삼아 쓰기도 하던데요. 어떤 사람에게는 거창한 저항의 수단이 될 수도 있는 말이, 어떤 사람에게는 장난거리일 수도 있으니까요.

        • 그러게 말입니다;; 일단 웃기기도 하고...그냥 개그가 되버렸더군요.ㅋ

          • 그것도 저항이라면 저항이죠, 된장녀라고 조롱하고 싶은 집단에게 조롱하고 싶으면 조롱해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 흑인들도 자기들끼리는 니가 니가 합니다.
    • 개같은 아저씨들이 "존재"함으로 인해 개저씨라는 단어("의식")가 생겨난거지


      누군가 개저씨라는 단어를 만들어 쓴다고 개같은 아저씨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요.


      따라서 개저씨가 문제면 개같은 아저씨들이 생기게 된 연유를 밝혀 그 부분을 비판하고 시정해 나가야지


      개저씨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말자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관념적인 문제해결방법인거죠.


      .이러한 예는 굉장히 많죠. 북한이 문제면 북한문제를 야기시키는 원인을 밝혀 그걸 해결토록 노력해야지


      북한에서 쓰는 말이라고 인민, 동무이런 말을 못쓰게 하는 것과 같은거에요.


      이는 마치 달이 문제라고 하는 데 자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보고 뭐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 우선 개저씨를 아예 언어권에서 퇴출시킵시다 하는 사람 여기 없습니다. 개저씨는 약자가 강자에 대해 가지는 마지막 무기다, 무슨 은장도같이 정당화 내지는 권장하는 견해가 나오는 게 기가 막히다는 것이죠. 어차피 개저씨든 된장녀든 쓸 사람은 쓰는거고요. 누가 입 틀어막는 것도 아니죠.


        개저씨 대신에 시xx, x새끼를 대입하면 이 일은 쉽게 풀립니다. 단 앞서 언급한 비속어들은 그 대상이 광범위하나 개저씨는 대상이 한정적이죠. 그에 반해 된장녀보다는 일베서 쓰는 김치녀가 그와 대조로 어울릴 것 같네요. 그러니까 굳이 관념이랍시며 말이 먼저냐 대상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럴 필요 없고요.
        • 시xx는 뭐죠? x새끼는 개새끼인가요?

          그리고 여기서 닭하고 달걀이 왜나오나요? ㅋㅋ 뭔가 단단히 오해하신거같아요. 일단 제말씀 다시한번 찬찬히 생각해보시고 그래도 석연찮으면 쪽지주세요.
    • 누가 뭐라 그래도 저런 표현을 쓰면 없어보인다는 느낌 밖에는 들지 않아요.

      • 언젠가 김치X  소리를 달면서 쓴 블로거를 본적이 있는데, 그때 딱 받은 느낌이 '얘는 여자 못만나서 안달이 났구나...얼마나 ㅂㅅ 같으면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이렇게 욕으로 그 스트레스 풀까' 이것이었죠.ㅋ

      • 비판적인 사고없이 아무 말이나 듣고 한다는 생각도 했죠

        미국시민권 소지자고 그 곳에서 대학 직장생활 mba다 하고 중국에서 공부한 사람이 김치녀 된장녀를 블로그 포스팅에서 쓴 것 보고 확 깨더군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7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2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5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5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