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율리시스> 꼭 읽어야 할까요?
밑에 있는 undergroud님의 <백년동안의 고독>글을 읽다가 문득 저도 떠오른 바가 있어 이렇게 차용하게 되었네요.
먼저 undergroud님께 사과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전 어려운 책, 두꺼운 책, 읽히지 않은 책 참아가면서 읽는 거 참 좋아라합니다.
최근에는 후안 룰포의 <뻬드로 빠라모>를 꾸역꾸역 정말 어렵게 읽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백년동안의 고독이 오히려 쉽게 읽힐 듯 하네요)
아무튼 어떻게든 결국 읽어내고, 읽었다는 것 자체로 의미를 도출하면서 만족하는 편입니다. 일종의 책 페티쉬 일까요.
그런데 사놓고 몇 년 째 10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생각의나무 판,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입니다.
거대한 판형에 1,300페이지가 넘어가는 이 책을 보며 항상 군침을 흘리는데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아 이제는 골동품처럼 전시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볼 때마다 손에 박힌 가시처럼 계속 따끔거리며 신경이 쓰이는데도 이제는 첫 장을 펴볼 용기도 나지 않습니다.
또 작가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 <작가란 무엇인가>에서 윌리엄 포크너, 헤밍웨이, 포스터등의 작가들이
이 <율리시스>를 계속 언급하고, 의식하고, 일종의 바이블처럼 여기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지만 영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제 올해 계획은 이 책을 완독하는 것이지만 분명 이 계획을 지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이 율리시스를 같이 읽는 독서동아리라도 만들어서 사람들을 모집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누가 책을 추천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의 평에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제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지만 이 <율리시스>에 한해서는 다른 것 같습니다.
듀게에 완독하신 분이 계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율리시스, 정말 재미있다고 꼭 읽어야 한다는 추천이나
괜히 이름만 유명한 책이니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고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장식용으로 보관하고 있어요 ㅠ,ㅠ
영화는 봤어요.
저 어릴때 모대학출판사에서 고전을 번역하여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가족이 그쪽과 관계가 있어서 한질을 받아놨고 곧 절판되었죠.
한글은 한글이되 도대체 무슨 소린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나마 읽어서 이해될 수 있었던건 트리스탄과 이졸데였는데 중간에 성적인 묘사가 없었다면 그만뒀을 겁니다. 짐작컨데 일본어나 영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번역하였고, 운문을 살리려고 너무 무리했던 탓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들어 영문으로 읽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야하고 비극적이었어요. 쉽기도 하고 아믛든 재밌었습니다.
한번 도전해보세요.
ㅋㅋㅋ 영원히 고통받는 모임...
율리시스를 읽고 난독증이 생긴 사람 클리닉에 참여할 의사 있습니다.
또는 율리시스를 완독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놈들인가에 대한 탐구 및 흥신활동 동아리 가입의사 있습니다.
활자라면 아무거나 다 읽던 시절에 읽기는 했는데,
그 책 읽을 시간에 다른 재미진 책 다섯 권 읽을 것을 추천드려요.
저도 호기롭던 학창시절 율리시스 전권 다 사놨는데 지금은 이 책을 사놨다는 사실조차 쉬쉬하고 있어요. ^^
율리시스 관련 모든 동아리들이 흥미롭네요. ^^
(율리시스를 읽어야 할 이유를 설파해 줄 듀게 도인은 과연 언제 나타날 것인가, 둥둥둥)
애초에 장식용으로 있을것 같아 아예 구매를 안하려고 마음먹은 책중 하나군요=_=
율리시스는 어땠는지 잊어버렸는데, 제임스 조이스 피네건의 경야 오늘 오랜만에 다시 열어봤거든요. 첫페이지를 봐도 그냥 글자만 들어올 뿐 무슨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번역을 어떻게 했을지, 이 번역이 맞고 틀린지 얘기할 사람이 별로 없어보일정도로 난해했어요. 이에 비하면 박상륭은 참 쉽게 쓰는것 같습니다. 어차피 못알아듣는 건 똑같지만...
일단 젊은 예술가의 초상과 오디세이아를 먼저 읽는 게 순서일 텐데, 읽으셨나요?
중학교 때 [율리시즈] 한 번 읽었고, 고등학교 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한 번 읽었고, 대학교 때 둘 다 다시 한 번 읽었는데, 대학원생 땐 [율리시즈] 최신판 하나 샀는데 여전히 장식용이랍니다.
"이 작품(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이 20세기의 공인받는 걸작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실로 인해 우리는 '걸작'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만스러운 개념인지 되새길 뿐이다." - 릭 게코스키,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
조이스는 <Dubliners>부터 원서로 읽고 고전 오디세이아를 읽은 다음 읽는게 좀 더 좋지 않을까요? 한단어 한단어 사전 찾아 가면서 읽다보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때문에 낑낑대다가 결국 뭔가 성취하려다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http://www.youtube.com/watch?v=uK7K-ZPaXqE

취향에 맞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전 이 작가가 잘 맞아서 피네건의 경야까지는 도전 못했지만 더블린 사람들이랑 젊은 예술가의 초상도 좋았고, 율리시즈 하도 난해하다고 해서 재미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모든 구절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이해 되는 부분만 이해하고 넘어가면서 읽으면 나름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 아 그리고 주해서(Ulysses Annotated)랑 같이 읽으시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저 말고도 이렇게 많은 분이 이 책을 장식용(이 될 것을 알면서도)으로 사셨다니 마음의 위로가 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