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시간>을 보았습니다

1. 처음 보고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천유로(현재 환율로 128만 7930원)라는 보너스가 동료를 저버릴 만한 돈인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이 부분이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좀 더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정도 납득이 되긴 했어요. 그다지 친하지 않은 회사 동료가, 그것도 일년 동안 보지 못했던 동료보다는 당장 떨어질 돈이 더 커 보이는 것도 당연한 듯 싶고, 산드라가 일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고민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든 의문은 그 보너스라는 것이 산드라와는 상관없이 주어질 것이었는지, 그러니까 원래 그때쯤엔 통상적으로 주어지던 보너스였던 것인지 산드라의 해고로 인해서 생기는 여유로 인해서 추가적으로 주어질 보너스였는지에 따라서 영화가 많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후자쪽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사장이 현재 회사 사정으로는 둘 다 해줄 수는 없다고 말한 걸 들으면 전자의 경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사회 경험이 없어서 이 보너스의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아요. 평소에 다른 회사원들이 나누는 얘기를 언뜻 들었을 땐 보너스도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걸로 인식하는 걸로 느꼈거든요. 산드라를 저버리고 보너스에 투표한 이들이 선택한 것이 '당연히 그들이 받았어야 하는 것'인지 산드라를 대신해서 '추가적으로 주어지는 돈'인지가 저에겐 명확하지가 않아요. 전자의 경우라면 노동자들이 회사 측에 항의를 하거나 했어야 하지 않나 싶고, 후자의 경우라면 영화가 좀 더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2.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또 다른 의문은,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는 한번쯤 할꺼라고 생각했던 말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건 "이런 나쁜 선례가 만들어지면 그 다음은 니가 될 수도 있다."라는 거였어요. 전 산드라가 동료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한번쯤은 이 말을 할꺼라고 생각했어요.

3. 회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선택권을 준 것 같지만 회사측이 뭘 바라고 이런 투표를 시키는지는 너무 뻔하죠. 이런 식의 투표가 위법의 소지는 없나요? 실제로 벨기에에서 이런 식의 일들이 있는 건 아니겠죠? 현 노동환경에 대한 일종의 은유같은 건가요? 아니면 17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사업장이라서 가능한 일일까요?

4. 가장 인상적인 동료는 산드라가 일요일 저녁에 찾아갔던 사람이에요. '나는 한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에 그 보너스를 포기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난 보너스를 받는 쪽에 투표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 복직된다면 나에겐 그건 재앙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당신이 그렇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산드라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말하던 그 남자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1. 보너스는 월급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사정에 따라서 줄 수도 있는 것이라서 그런지 전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장은 아시아지역과 경쟁때문에 회사사정이 어렵다고 변명을 했고요.



      2. 저도 그 생각은 하긴 했는데, 다들 그런 생각이 못 미쳐서가 아니라 당장 자기 사정이 급해서라고 보았습니다. 주말인데 여러방법으로 아르바이트하던 가장들의 경우가 특히 그렇겠죠.



      3. 저도 그 부분이 너무 불쾌했습니다. 정 사정이 그러면 그냥 해고하면 되지. 사장이 마지막에 산드라에게 한 말도 그렇고 사람을 뭘로 보고 이런 취급을 하는 건지;;;



      4. 저는 안나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투표는 산드라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지만 각각의 사람들의 결정이 그들의 삶에 또 어떤 여파를 남기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예 같아서요.

      • 안나가 남편과 다투다가 헤어지기로 했다는 동료 말씀하시는 거죠? 살면서 처음으로 나를 위한 선택을 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락 음악 좋아하냐면서 차안에서 같이 흥얼거리던 장면도 좋았어요.
    • 3. 소규모 사업장이라서 그런 것 아닐까요? 노조도 없고.. 다르덴 영화 보면 벨기에도 우리나라보다 별반 나을 게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해고 수당이나 이런 건 더 많을지 모르지만 노동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면에서는 비슷한 것 같아요.

    • 1. 보니까 동료들이 비밀리에 투잡도 뛰고 부업도 하고 있는 걸로보아 다들 형편이 녹록치 않은 것 같아요. 저 정도 보너스가 거의 한달 분 월급일지도. 의외로 자신에게 10원의 이익이라도 있으면 옆의 사람의 비극에 눈 닫는 사람들도 있구요.

    • 저도 후자인줄 알았는데

      영화보니 전자가 맞다고 봅니다.

      산드라를 퇴직하게하는 대신 추가 보너스를 주는거라면 그렇게 길길이 날뛸 수 없죠. 거기도 사람사는덴데.

      맥락상 확실하다고 봅니다.


      산드라는 예전에 러스트?인가에 나오지않았나요? 장애인이 된 고래 조련사요.....

      마른듯한 몸매가 이쁘더군요.
      • 네 맞아요.. 러스트앤본에 나왔죠.


        마리옹 꼬띠아르 참 아름다운 배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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