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말콤 모브레이 Malcolm Mowbray

주연
샘 닐....헨리 벨
Sam Neill....Henry Bell
헬레나 본햄 카터....카렌 나이틀리
Helena Bonham Carter....Karen Knightly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이모젠 스택스턴-빌링
Kristin Scott Thomas....Imogen Staxton-Billing
루퍼트 그레이브즈....올리버 나이틀리
Rupert Graves....Oliver Knightly
마틴 클런즈....안소니 스택스턴-빌링
Martin Clunes....Anthony Staxton-Billing
스티븐 쿠건....브루스 틱
Steve Coogan....Bruce Tick
존 우드....마커스 대령
John Wood....Col. Marcus
리즈 스미스....위니
Liz Smith....Winnie
애니타 돕슨....대프니 틸
Anita Dobson....Daphne Teal
샬로트 콜먼....노마
Charlotte Coleman....Norma

1.

아내를 잃고 실직한 뒤 타워 브리지에서 자살을 기도하던 헨리 벨은 역시 투신 자살하려다 난간에 걸린 카렌 나이틀리를 구해줍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두 사람 모두 공통점이 있네요. 죽도록 미워서 복수하고 싶은 누군가가 한 명 있는 거예요. 헨리에게 그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은 브루스 틱이고 카렌에게는 잠시 애인이었던 안소니 스택스턴-빌링을 다시 빼앗아간 안소니의 아내 이모젠 스택스턴-빌링입니다.

카렌은 헨리 벨에게 교환 복수를 제안합니다. 다음날부터 카렌은 브루스 틱의 비서로 취직해서 헨리 대신 무시무시한 복수를 시작하고 헨리는 이모젠한테 접근합니다. 그러나 이모젠을 사랑하게 된 헨리는 이 끔찍한 복수 게임에서 벗어나려 하고...

2.

[복수자의 희극]은 하이스미스의 [열차의 이방인 Strangers on a Train]에서 출발합니다. 음모와 살인이 섞여 있는 어두운 이야기지요.

하지만 영화의 다른 끝은 영국식 무대 희극에 닿아있습니다. 길고 엄숙한 이름을 한 사람들이 경치 좋은 영국의 시골에서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무덤덤한 어조로 황당한 이야기를 끌어가는 그런 희극 말이에요.

물론 이 영화의 원작도 희곡이었습니다. 각색 과정 중 '통풍'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연극적인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어요.

그 때문에 영화가 아주 작아 보입니다. 아마 이 영화가 아직까지 미국이나 영국에 제대로 배급되지 않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일 거예요. 꽤 유명한 이름들이 이곳 저곳에 보이지만, 이 작품의 내용은 스크린으로 올라갈만큼 '크거나' 독창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꽤 재미있기도 합니다. 아주 세련된 작품도 아니고 특별한 내용도 없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야비한 코미디는 흥미롭거든요. 특히 카렌이 브루스 틱을 무자비하게 때려잡는 부분에서는요.

3.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배우는 헬레나 본햄 카터입니다. 카렌 나이틀리라는 정신나간 캐릭터가 아주 흥미진진하기 때문이지요. 집착이 엄청나게 강하고, 무서울 정도로 이기적인데다가, 너무 근사한 음모가지요. 잘못하면 끔찍해질 수도 있는 이 캐릭터를, 본햄 카터는 가볍고 당연하다는 듯 매끄럽게 연기해냅니다. 아주 재미있어요.

그에 반해 샘 닐은 안정되고 온화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바로 헨리 벨이라는 캐릭터가 바로 바로 그런 사람이니까 자기 일을 한 것입니다.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의 캐릭터는 이상할 정도로 순진무구해서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스코트 토머스를 다시 보는 건 언제나 즐겁지만, 이렇게 단순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대부분 이전 영화에서도 출연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 (샘 닐, 루퍼트 그레이브즈, 샬로트 콜먼은 모두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와 공연한 적 있고 헬레나 본햄 카터는 루퍼트 그레이브즈와 공연한 적 있습니다) [복수자의 희극]은 어딘지 동창회처럼 보입니다. 그만큼 가볍고 날아갈 듯한 영화여서이기도 하지만요. (99/10/26)

DJUNA

기타등등

제가 본 건 말레이지아의 VCD버전이랍니다. 화질은 개떡같고 자막이 두 나라 말로 나오더군요. :-) 소장용으로 권할 판은 절대로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