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적인 경험에 일련의 치료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덧붙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허리 디스크 질병에 대해서 잘모르시거나 막연하게 알고 계시는 분들께 하나의 참고사항이 될 정도의 글로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글이 두서없이 길어서 미리 사과의 말씀을.

 

 

이곳 게시판에 허리 디스크에 관해 -정확한 명칭은 추간판 탈출증이지만 익숙한 단어를 쓰겠습니다- 문의를 몇번 드린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남의 모척추병원 -비수술 치료 병원으로 이름꽤나 날리고 있지요. XXX병원- 에서 신경성형술을 받았구요. 아주 비싼 공부를 했습니다!

 

 

작년 10월 중순께 허리를 다쳤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올라오셨는데 왠종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저녁에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집에 가던중 '삐끗'했습니다.

앉지를 못하겠더군요. 허리를 숙이지도 못하고. 속편하게 하루 자면 낫겠지 했는데 왠걸, 아침에 잠자리에서 못일어났습니다. 정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벽을 짚어가며 5분이상 사투(?)를 벌여서 겨우 일어났죠.

 

저는 단순한 근육통으로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간곳은 한의원. 침을 맞았습니다. 아무 효과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한동생에게 물어봤더니 근육이완제를 먹으라는 겁니다.

 

퇴근길 약국에 들려 약을 사서 먹고 잤더니 다음 날 아침은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여전히 통증은 있었고.

그래서 회사 근처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물리치료라고 해도 핫팩으로 등을 지지고 전기자극을 주는 거 한 20분 받고 끝.

받고 나면 아주 조금 괜찮아졌다가 몇시간 후면 도루묵.

 

그러다 몇일 지나니 이젠 왼쪽 골반쪽에 통증이 옵니다. 왼쪽 종아리, 왼쪽 발바닥도 저리고.

이때까지도 몰랐어요.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미련하게 파스만 댑따 붙이고, 근육이완제 먹고.

 

그러길 한 보름?

척추전문 병원인 X병원에서 MRI 촬영을 20만원에 해주는 행사를 한다길래 MRI 촬영을 했습니다.

아, 추간판이 심하게 튀어나왔더군요. 신경을 팍팍 누르고 있었습니다.

 

X병원에선 뭐라고 했냐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첫마디가 "무조건 수술하셔야 합니다" 예, 정말 무조건이라고 했어요.

운동으로 호전될 수 없냐? 물었더니 "수술 이왼 답이 없습니다. 안하면 계속 그렇게 아프게 사시는 수 밖에요"

전 생각을 좀 해보겠다고 했더니만 "나가셔서 수술 상담사와 이야기 하시고 일정 잡으세요" 이거 수술을 강요시키는 은근한 압박?

 

일단 촬영한걸 CD로 받아서 또 다른 척추전문병원에 갔습니다.

어라, 무조건 수술하랍니다. 이거 뭐지? 똑같은 레퍼토리입니다. 수술상담사랑 이야기하고 일정 잡으시라고.

 

아, 제 친구녀석도 허리 디스크로 무지하게 고생했는데 수술은 정말 정말 하지말라고,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라고 말한게 기억이 났습니다. 헌데 마침 그 당시 친구가 핸드폰을 잃어버렸습니다. 아!

 

수술은 안하고 치료할 방법이 없나 -사실 이때 전 상당히 겁을 먹었습니다. 통증이 정말 심했고 거기에 다음주에 아버지 암수술이 잡혀있어서 더 그랬구요. 계속 이렇게 아프게 살아야 하나 이생각까지 드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비수술 전문 병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 여기가면 다 해결될거야. 되긴 개뿔  

 

강남의 그 병원에 갔습니다. 그리고 신경선형술을 받았습니다.

요약한줄, 돈 버렸습니다.

 

통증분포 검사를 무조건 받아야한댑니다.

비급여라고 하네요. 대략 20만원.

정말 무의미합니다. 디아블로3로 치자면 마법사가 쇠뇌를 들고 다니는 꼴입니다. 그거랑 통증반응검사를 받으라는데 당연히도 비급여. 합이 대략 30만원입니다. 아, 다시 생각하니 속쓰려.

 

그리고 그 병원장을 만났습니다.

수술하면 후유증이 있다, 그래서 우리병원에서 하는 시술을 받아라, 7~80%는 낫는다. 이럽니다. 세상에나, 디스크가 쏙 들어간대요, 글쎄!

전 이미 달콤한 상술에 넘어갔습니다. 엄청 겁을 먹은데다가 결정적으로 아버지의 수술일정이 걸려서 덜커덕 받겠다고 했습니다. 비용은 160만원. 당연히 비급여.

 

신경성형술은 쉽게 말하자면 염증이 생긴곳에 스테로이드를 떡칠하는 겁니다.

예, 그럼 당연하게도 통증이 상당히 가라앉습니다.

헌데 말입니다,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거 큰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건강보험처리가 되는 신경차단주사 맞는게 훨씬 낫습니다. 효과가 좀 덜할 수 있지만요. 비용은 대략 3~5만원선.

 

신경성형술을 받고 나서야 그에 대해 검색을 해봤더니 아뿔싸, 몇달전 KBS 추적 60분에서 한방 터뜨렸더군요.

그리고 마치 짜놓은 각본처럼 핸드폰 잃어버린 친구와 연락이 되고, 그리고 폭풍같은 갈굼을 시전하더군요.

 

무조건 대학병원을 가랍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큰 대학병원 가라고.

 

저는 아버지께서 입원한 병원을 찾았습니다. 국내 2손가락에 들어가는 병원.

 

그리고 거기서 꽤 유명한 교수를 만났습니다.

 

아, 그때 들었던 말은 충격이였습니다!

 

 

허리 디스크 질병은 환자의 7~80%가 3개월정도 지나면 회복이 된다는 겁니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그냥!

척추 전문 병원에서 닥치고 수술받으라고 했다고 말하니 그 교수 왈 "거긴 수술을 해야 장사가 되는 곳이고 비급여 주사 치료를 해줘야 직원들 월급 줘"

예? 교수님? 그럼 저 수술 안받아도 되나요?

 

"당신 지금 못걸어? 똥 못눠? 정말 죽을 만큼 아파? 수술은 도저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이 극심할때, 또는 2달 정도 지났는데도 차도가 전혀 없을때 결정해도 늦지 않아. 벌써 수술운운하긴"

 

"그럼 신경차단주사라도 맞아야하지 않을까요"

"아니, 글쎄 죽을만큼 아프냐고? 통증이 10점 만점에 몇점이야?"

"대략 7점 정도?"

"그럼 한달정도 약먹고 그 뒤에 다시 만나"

 

그리고 한달치 약을 처방해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잔소리.

 

"디스크는 수분이 많아. 그게 나이가 들면서 수분이 빠져나가거든. 그럼 딱딱해지지. 그래서 잘삐져나온다고. 살면서 디스크 질환 한번도 안겪는 사람 별로 없어. 문제는 얘도 뼈니깐 튀어나온 끝부분이 섬유질을 뚫고 나와 신경을 건드리면서 염증이 생긴다고. 그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통증도 사라져. 그럼 튀어나온 부분이 조금 들어가기도 하고 그러니깐. 일단 한달뒤에 봅시다. 수술은 막하나?"

 

약의 주성분은 근육이완제와 소화제. 딱 3알이였어요.

 

한달 정도 먹으니 통증이 점점 사라집니다. 아침에 일어날때는 좀 많이 아프지만. 머리감기가 고역이였어요.

 

그리고 다시 그 교수를 찾아갔습니다.

보자마자 대뜸, "어때 좋아졌지?" "예, 헌데 아직도 통증은 있습니다"

"이제 한달 지났는데. 한달 더 약먹어봐. 그리고 더 안와도 돼!" 응?

 

헌데 실은 약을 안먹으면 폭풍같은 통증이 올까 겁도 났었거든요.

해서 약을 한 몇일 끊어볼까 생각도 했는데 아버지일도 있고 해서 꾸준히(?) 먹었습니다.

통증은 정말 많이 사라졌구요.

 

다시 한달뒤 갔습니다.

"왜 또 왔어? 아직도 아파?"

"아뇨, 실은 많이 호전된것 같은데 제가 이런저런 이유로 바쁘다보니 약을 좀 더먹어야 할것 같아서요"

"그럼 딱 한달치만 더 처방해줄테니깐 이제 다시 안와도 돼. 사실 약안먹어도 된다고. 다음 진료 예약도 하지마"

 

예, 그 뒤로 큰일을 치뤘는데 사실 그때 정신이 없어서 약을 몇일간 못먹었습니다.

헌데 그냥저냥 괜찮은 겁니다.

물론 아련하게 아주 살짝 통증이 옵니다만 10점만점에 한 1~1.5? 아니 사실 인지만 할정도의 저림만!

 

지금은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무거운 물건을 안들려고 하고 매사 조심조심, 예전보단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는 차이 정도?

 

 

뒤죽박죽 말이 길었습니다.

 

일단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즉 추간판이 튀어나오면 신경이 지나가는 곳을 누르게 되고 끝부분에 염증이 생깁니다.

증상은 골반과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이 심하게 저려오는 것.

비용 생각하지 마시고 MRI를 꼭 찍으세요. MRI를 찍으면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론 척추 전문병원을 가시지 마시고큰 병원, 가능하면 더 큰 3차병원 혹은 대학병원을 가셨으면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디스크 질병은 약 3개월 정도 지나면 환자의 7~80%가 호전됩니다.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병원처방약 잘 챙겨먹고 조심조심 하고 걷기 운종 좀 하면 좋아집니다!

 

척추전문병원에선 비급여 시술을 하고 근육주사를 맞으라고 합니다. 물론 그것도 비급여.

주사한방에 15만원 이상입니다. 헌데 그렇게 안해도 처방약과 적당한 운동으로도 나아집니다.

운동은 물속에서 걷기가 최고!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그 고통이 상당합니다.

겁도 나구요. 좀 과장되어서 말하자면 척추 전문 병원은 그런 고통을 당장에 제어해주는 걸 메리트로 삼고 있지 않나 싶어요. 당장 아픈걸 해결해주니 말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시술들이 어느정도의 위험부담이 있다는 겁니다.

신경성형술만 해도 문제가 되는 신경쪽을 직접 건들이게 되는데 여기에 대해서 대학교수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냅니다. 왜 신경을 건들이냐고. 그게 얼마나 위험한 지는 아냐고 이렇게 반발하는 교수들이 꽤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교수도 그런 이야기를 했고요. 그 시술이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사실상 그 위험부담을 앉고 할 만큼 필요한것이냐를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신경차단술로도 충분하다는 겁니다.

 

 

통증이란게 100% 주관적인거라 판단은 환자의 몫입니다.

MRI 촬영을 했더니 심하게 튀어나왔는데 -흔히 말하는 흘려나온 상황- 큰 통증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경이 지나가는 관이 넓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통증을 덜 느낀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정말 수술을 할 정도로 아픈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기사 디스크 질환을 처음 겪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아, 이러다가 영영 잘못되면 어쩌지?" 하며 겁을 먹게 됩니다.

 

제 경험상 척추전문병원은 수술과 비급여 시술 그리고 비급여 주사치료를 굉장히(?) 권합니다. 사업수단이 뛰어나요.

또 척추전문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구성비율이 높아요. 추간판도 뼈인데 의외로 정형외과 전문의는 적은 편.

대학병원에서 해주는 말은 일절 안합니다. 2~3달 후에 저절로 나을테니 몸관리 잘하세요? 에이, 장사 망칠 일 있나요.  

 

꼭 말씀드리고 싶은건 정말 아프더라도 한번 더 냉정하게 생각해보시라는 겁니다.

최소 2달이상은 지내본 후에 결정하셔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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