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7 21:17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이슈가 되는 걸 보고 예전에 읽었었습니다.
바벨탑에 대한 첫 단편을 보고 이거 뭔 얘기지 하다가
거의 대체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다시 반납했는데요. 별 생각없이 며칠 전에 다시 빌렸습니다.
교회에서 오래 생활한 경험도 있고, 문제에 대해 약간이나마 생각한 적도 있고
<지옥은 신의 부재>가 다른 것보다 이해하기 쉬운 단편 같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이게 SF 맞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 소설은 욥기랑도 연관되어 있는데
불합리한 고통을 욥이 겪는데, 잘못한 게 없는 욥은 "나는 잘못한 거 없는데, 원망스럽네"
주변 친구들이 와서는 "니가 뭐 잘못을 했겠지. 무슨 이유가 있든가"
그러고 지지고 볶고 있으니까 신이 나타나서는
"내가 짱짱맨이니라. 니들 다 틀렸고, 입 다무삼. 욥은 잘못한 거 없으셈. 내가 다시 부자로 만들어 주고 새 가족도 만들어줌. 새 술은 새 가족에"
테드 창의 소설에선 불합리한 고통을 당해도 신을 사랑하는 욥을
복구는 뭐 복구여 끝까지 가자. 그런 느낌입니다.
예수도 욥처럼 잘못없이 고생하는 캐릭터인데
어케 마무리가 잘 됐죠. 역시 이해하기 꽤 어려운 부분입니다.
아무튼 이 단편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다시 보니
되게 촘촘합니다. 한 문장도 버릴 문장없이 결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갑니다(당연한건가..)
신은 도대체 뭔 짓을 하고 있을까요.
의식이 있는 신이란 게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데...
2014.12.17 21:24
2014.12.17 21:34
그래서 처음 읽을땐 그나마 잘 읽히던 이 단편도 좀 버거웠나봅니다.
<이해> 같은 경우 결말까지 어 뭐지 이거 벙쪘었어요. 다시 또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0으로 나누면> 같은 경우도 개념을 못따라가서 겉돌았구요. 천천히 읽으면 이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4.12.18 00:17
이 단편 굉장히 좋아합니다. 어릴 때 교회에서 느꼈던 세계에 대한 인식이 생각났어요. 어린 저에게 구약의 신이란 불가해하고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제멋대로에 이해할 수 없지만 공포스러운 대상이었고 그가 만들었다는 세계 또한 마찬가지처럼 느껴졌거든요. 그 많은 시련을 주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옥에 버려둔다는 것이 참으로 이 소설 속 세계와 신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2014.12.18 01:17
저는 바빌론의 탑 읽으면서 아리스토텔레스식의 축소된 세계를 가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구나... 싶었어요. SF가 다룰법한 영역이지요.
그래서 뭔가 다르다 싶긴 했는데 그래서 결말에 나온게 어떻게 생겨먹었다는건지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저도 언급하신 단편은 유심히 봤습니다. 저 같아도 그 사람처럼 행동할것 같아요. 그게 원하던대로 되진 않고 결국엔 비극적인 결말을 맞긴 하지만요.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슬펐습니다.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정말 그럴것 같아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하다 생각한 방법이고 결국 해냈는데 바라던바와는 반대의 결말을 맞았으니까요.
2014.12.18 09:40
저도 바빌론의 탑 보고 이 세계가 어떻게 생겨먹은건지 한참을 고민했는데 아직도 잘 이해가 안갑니다.
2014.12.18 09:42
저한테는 코스믹 호러 느낌까지 나는 끔찍한 단편이었어요. 결말의 충격이 정말로 컸습니다.
꼼꼼하죠. 필요없으면 넣고 싶어도 넣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계획해서 쓴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너무 과작이라는게 흠이죠. 장편도 하나도 없고 말이죠.
그리고 테드 창이 워낙 꼼꼼하고 치밀하게 쓰니까 숨막히기는 한데 어렵게 쓰여진 글은 아닌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