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잡담...

2015.04.26 22:06

여은성 조회 수:1287


  1.예전에 정해뒀던 규칙들이 하나하나 깨지고 있어요. 가만히 보면 그런 규칙들은 강하게 보이거나 쿨하게 보이고 싶어서 만든 규칙들이었거든요. 요즘은 행복해지려면 강한 사람이 되는 건 좋은 게 아니구나 하고 주억거리곤 해요. 강한 사람이 되는 건 피곤한 일인 거 같아서요. 나는 그대로 있고 손에 강한 무기가 쥐어지는 상황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강한 사람이 아니라 강한 무기를 가진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노력...하고 있어요. 


  2.요즘에 어떤 꼬마를 만났는데 내면의 여러 모습 중에 언니 인격이 튀어나오게 만드는 그런 꼬마였어요. 예전에 세운 규칙이 남이 망하든 뭘 하든 그냥 쿨하게 지켜보라는 거였는데 갑자기 오지랖을 막 부리고 싶었죠. 가진 건 하나도 없으면서 얼굴만 너무 예뻤거든요. 그래서 차를 마시며 일장 연설을 좀 했어요. 이 힘든 세상에서 이겨나가기 위해 썅년이 되어야 한다고요. 그런데 좀 모자란 것 같아서 연설을 좀 고쳤어요. 썅년이 아니라 이기적인 썅년이 되어야만 한다고요. 그런데 그 정도로는 좀 불안한 거예요. 그래서 다시 이기적인 썅년이 아니라 냉혹한 이기적인 썅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나쁜 일들을 겪은 후 냉혹한 이기적인 썅년이 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당장 냉혹한 이기적인 썅년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이겨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요.


 그런데 그 말을 하고 나니 예전에 잔소리를 하던 꼰대들과 내가 다를 게 없어보이는 거에요. 그들은 인생의 함정을 안다고 생각하고 남에게 그 함정의 위치를 전수해 줄 수 있다고 여기지만 그 함정의 모습과 위치는 매번 바뀌죠. 황야를 걸어나가는 다른 사람이 신경쓰인다면 다시는 벗어날 수 없는 구덩이에 빠지지만 말라고 말해두는 게 나았을 거 같기도 해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종류의 구덩이는 늘 다른 인간이 만드는 거거든요. 그 꼬마랑 얘기해 보니 자식을 더더욱 가지고 싶지 않아졌어요. 아이를 걱정하다가 걱정 자체가 파멸을 불러올 거 같아서요. 그 꼬마가 내 자식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흠.


 안되겠어요. 아이가 생기면 자신만을 사랑하는 절대영도의 냉혹한 이기적인 썅년이 되라고 말해야겠어요. 이 세상의 어두움을 감안하면 저런 맹물 같은 말로는 너무 부족해요.


 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42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2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014
12620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new 조성용 2024.05.14 91
126207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줄거리 요약 짤 (스포) new 스누피커피 2024.05.14 80
126206 (정보) CGV아트하우스 [에릭 로메르 감독전]을 하네요 [1] new jeremy 2024.05.13 66
126205 [넷플릭스바낭] 태국산 월세 호러... 인 줄 알았던 '집을 빌려 드립니다' 잡담입니다 [2] new 로이배티 2024.05.13 100
126204 에피소드 #89 [1] update Lunagazer 2024.05.13 29
126203 프레임드 #794 [2] update Lunagazer 2024.05.13 30
126202 고지혈증 예방등 catgotmy 2024.05.13 130
126201 [넷플릭스바낭] 시간 여행물은 아니고 과거 변경물(?) 정도 됩니다. '나락' 잡담 로이배티 2024.05.13 206
126200 <베이비 레인디어>의 실제 마사가 토크쇼에 출연했네요 [4] 사막여우 2024.05.12 336
126199 프레임드 #793 [4] Lunagazer 2024.05.12 41
126198 어머니와 [쇼생크 탈출]을 보았어요. [4] jeremy 2024.05.12 272
126197 [넷플] 시티헌터(2024) [2] 가라 2024.05.12 252
126196 코로나때 멀어진 친구 catgotmy 2024.05.12 171
126195 드레이크는 daviddain 2024.05.12 106
126194 옹정황제가 십팔동인을 크게 물리치다 [2] 돌도끼 2024.05.12 150
126193 바낭 - 우유도 투쁠(다 큰 어른이 우유를 마시면 역시...) 상수 2024.05.12 125
126192 '킹콩 최후의 결전' [1] 돌도끼 2024.05.12 109
126191 Roger Corman 1926 - 2024 R.I.P. [4] 조성용 2024.05.12 132
126190 [왓챠바낭] All you need is love, '산책하는 침략자'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5.12 181
126189 레트로튠 - This Old Heart of Mine [2] theforce 2024.05.11 7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