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가족을 국가와 자본의 통치시스템의 일환으로 보는 급진적인 관점도 있기도 하고 그 자체로 논의해볼만한 문제의식도 있다 생각하지만 

 일단 옆으로 제껴두고....


 동아시아 혹은 중세,봉건적 잔재를 유지하고 있는 몇몇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한 결혼식 풍습은 충분히 까일만하다고 봅니다.

 얼마전 결혼 준비에 여념이 없던 엑스스태프가 한화로 2000만원정도 하는 부모님들이 제안한 예식비용 패키지를 간신히 설득해서 1000만원 즈음으로

 조정했다고 하는데 대강 장소,식사,사진 및 영상등을 패키지로 취급하는 혼례전문회사의 견적이었구요. 여기에 신혼여행 경비에 예물까지 더하면 

 흠....


 

 풍속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일반 서민들이 결혼식에 왜 이런 가랭이 찢어지는 짓을 하게되는 연원을 찾아보면 재미있는게

 전통혼례나 양식혼례나 그 복식이 중세,봉건시대 당시의 지배계층이었던 귀족층의 파티복이나 평상복을 

 일생에 단 한번 입어보는게 허하여지는 즉, 윗것들이 아랫것들에게 선심을 쓰고 아랫것들은 윗것들을 그 단한번이라도 따라하면서

 문화적인 종속을 증명해내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는거죠.


 그게 별 비판적 해소과정이나 주체적 수용의 과정 없이 특히 한국이나 중국에서 남의 시선과 체면,허세등의 문화적 종특까지 합세하여

 오늘날의 가랭이 찢어지는 결혼식문화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최근 어떤 엘프급 커플의 결혼식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작은 결혼식'이라는건 문화사적 측면,철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꽤 의미심장한 현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현상이 서민들, 평민들에게 아무 생각없이 남들 하던대로 혹은 남들 보기에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답습해왔던 결혼식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여지가 생긴 것만으로도 그 엘프 커플은 참 잘했어요!


 물론 기존의 가랭이 찢어지는 결혼식 문화는 쉽게 없어지거나 변화진 않을겁니다.

 이미 일생의 단한번이라는  프레임에 걸린 호갱들의 주머니를 갈취하기 위한 혼례 관련 산업을 이루는 기업들 먹고사니즘이 걸린 문제니까요.

 경제학적으로는 이 따위 매몰비용에 소모되는 가계지출이 줄어드는 것이 더 좋아보입니다만.... 단위 자본의 이기심은 여하간 도덕성이나 효율성보다는

 자기복제와 성장에만 골몰하는 속성이고 또 이 괴물들에 의하여 형성된 생태계에 빌붙은 개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작은 결혼식은 그저 여유의 역설이라거나 엘프들이나 하는 헤프닝정도로 치부될듯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경험자로 말하자면 가랭이 찢어지는 결혼식, 중세봉건시대적 윗것들에 대한 동경과 복종의 행태를 답습하지 않아도

 결혼식 얼마던지 뜻깊고 오래 기억되고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예물,예단 그딴거 하나도 안하고 예식장 같은거 안빌리고 걍 공공장소 공원 풀밭에서하고 음식도 국수와 간식정도로 하고 

 등등으로 해도 결혼식 잘했다고 그렇게 따라하는 친구들은 있었어도 흉 보는 사람 하나 없었어요. 

 사진은 달랑 석장인가 남아 있는데 덕분에 기억속에서 더 환상적으로 남아 있다는거 ㅎ 

 

 혹자는 결혼 당사자들이 그러길 원해도 양가부모님 이하 가족들이 설레발 쳐서 힘들다 그러는데...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어른이 되는 첫관문에서 출발을 잘해야죠. 그정도도 두 사람의 합심으로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생활이라는 전쟁터에서

 어찌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겠어요.  

 

 여하간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반가운 일이고 대안을 여러가지로 모색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선 그것이 또 하나의 지배적 경향이 될 수도 있을테니 일단 돌멩이 하나 던저 보는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다 말고 쓰느라.... 끝 마무리는 그냥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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