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시빌워 감상문

2016.04.28 10:04

woxn3 조회 수:1543



먼저 '시빌워'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정의의 초인들끼리 싸운다'는 컨셉만 차용한 것 같아요.

사실 '시빌워'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거대한 집단 대 집단의 대립인데 집단 대 집단의 대립의 느낌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그냥 '캡틴아메리카 대 아이언맨', 실제로는 '스티브 로저스 대 토니 스타크의 대립, 그리고 거기에 말려든 초인들'의 느낌에 가까웠어요.

그것만 생각하면 시빌워라는 제목 때문에 살짝 배신감까지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영화 내적으로 보면 '정의의 초인들이 싸운다'는 컨셉은 캡틴아메리카 시리즈의 흐름에 비교적 무리 없이 흡수된 것 같습니다.

시빌워라는 제목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세 번째 캡틴아메리카 시리즈니까요.

끝간데 없이 화려하기만한 어벤저스보다는 이 쪽이 취향에 맞았습니다. 

드라마 전개 안에서는 조금 억지인 면이 없지 않았지만 전투장면 자체는 아주 잘 만들어져서 즐거웠어요.

우리가 또 극장에 드라마만 보러 가는 건 아니니까.


물론 앤트맨과 스파이더맨은 반가움과 기대감 이외의 역할을 하지는 못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맥락에서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기는 하고 그걸 아주 잘하기는 한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네요.

이번 피터파커는 어린티가 팍팍나서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데다가 다정한 날라리 숙모라니, 또다른 스파이더맨 시리즈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보호자가 굉장히 필요해 보이는 한부모 가정의 새로운 피터파커와 점점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토니 스타크하고의 관계가 어떻게 풀릴지도 궁금하고요. 


그리고 윈터솔저에서 설정된 액션컨셉이 이번에도 너무 멋지더군요.

에스피오나지 세계에 들어간 초인의 액션은 다른 초인의 무지막지한 스펙터클이나 제이슨 본 같은 전문가스러운 정교함과는 다른

스테판 커리나 김연아 같은 초인급 운동선수의 화려한 기량을 보는 것 같은 시원함이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블랙팬더도 공중에서 두 번 차기 같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면서도 지나치게 강력하지는 않도록 밸런스가 잘 설정된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시리즈에 대한 이해와는 관계 없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영화였다면

이번에는 캡틴아메리카 뿐 아니라 마블 시리즈 전체를 쭉 따라온 팬이 아니면 조금 덜 재미있는 영화로 만들어진 것 같기는 해서요.

이건 좀 아쉬웠어요.


아시겠지만 쿠키는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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