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또..

2016.07.24 12:08

james 조회 수:2141

쥐를 잡아서 제방에 데리고 왔습니다.
이 야밤에 혼자 누워 잘랑말랑 하던 저는 침대위에 벌떡 서서 소리를 치기 시작합니다.
가! 가! 저리 가!
의기양양하던 고양이는 어리둥절합니다, 좋은일 하고 욕먹으니 황당한겁니다.
한참 제 얼굴을 쳐다보다가 (쥐는 계속 입에 물고) 제 침대 밑으로 들어갑니다.
안돼! 나가! 나가!
한참 침대 위에 서있던 저는 결단의 시기가 왔음을 압니다.
잡던가, 도망치던가.
다행히 비닐백이 없어서 잡을순 없군요.
다시 소리를 칩니다.
따라오지 마! 나 내려가 따라오지마!
후달거리는 다리로 침대 밑에 내려가 아랫층까지 매우 빨리 도망갑니다.
30여분후 이웃집 사시는 친척분이 오셔서 쥐를 처리해주셨습니다. 죽어있었다는군요.
근데 이분도 긴장하셨는지 제방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십디다.
근데 아뿔싸한건, 이분이 제 고양이한테 칭찬하시면서 잘했다고 하시는겁니다. 그렇죠 고양이는 제 몫을 단단히 한거죠.
그렇긴 하죠.
그러나 전 한시간이 지난 지금도 고양이와 어색합니다.
너는 그 이쁜 입술로 쥐를 물고 있었어.
방에도 가기 싫어 부엌에 혼자 앉아 잠도 못자고.
어리석고 겁많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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