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다자후보 가능성

2016.12.13 00:36

MELM 조회 수:2013

한국에서 대선은 무엇보다도 후보, 그리고 후보를 뒷받침하는 기존의 정치세력(조직) 이렇게 둘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현재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는 친박, 비박, 국민의당, 더민주, 정의당 정도가 있겠고 이 중에서 유의미한 대선후보를 가진 집단은

안철수를 가진 국민의당과 문재인,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을 가진 더민주 입니다.

친박, 비박, 정의당은 현재 후보가 없고, 반면 반기문은 후보만 있지요.


일단 친박과 비박 간의 갈등이 순조롭게 해결될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탄핵 시 생각보다 많은 친박계의 이탈하자 많은 사람들이 당권을 자연스럽게 비박계가 잡는 그림을 예측했습니다만,

지난 밤 친박계의 반응은 그게 아니었죠. 나름 결사 항전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열 명 이내의 친박 핵심(서청원, 최경환 등)만 제거하고 나머지에게는 면죄부를 발행함으로써,

최소한의 출혈로 새누리 2.0 혹은 새새누리로 재탄생하고자 하는 비박의 그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렇게 비박이 당 장악에 사실상 실패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선후보가 없기 때문이겠죠.

일단 김무성은 자기입으로 대선불참을 선포했고, 유승민은 전혀 세를 못 모으고 있지요.

그렇다면 밖에서 반기문을 모셔와야한다는 소리가 되는데, 반기문도 기름장어답게 계속 간만보고 있고요.

반기문 입장에서는 비박이 친박을 내쫓고 앞에서 말한 새새누리를 만든다면 보수의 재탄생, 합리적 보수 운운하면서 합류하겠지만,

지금처럼 친박과 비박 간 세가 팽팽한 상황에서 직접 나서서 비박 대표로 친박과 일전을 벌일 이유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친박은 대선 후보가 있느냐? 현재는 물론 없습니다만, 앞으로는 있을 수 있지요. 바로 황교안.

황교안은 친박 입장에서는 나름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우선 장관시절부터 지금까지 박근혜와 코드를 같이했다는 점에서,

당에 직접적인 세력이 없는 만큼 친박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죠.

결정적으로 어쨌거나 권한대행이라는 점 역시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계속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이니까요.

실제로도 오늘 네이버 기사들을 보면 황교안을 미는 알바가 쫙 깔렸죠.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448&aid=0000192092&date=20161212&type=2&rankingSeq=7&rankingSectionId=100


결국, 이렇게 새누리 내에서 친박+황교안 체제가 가동이 된다면, 비박은 결국 버터지 못하고 탈당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길이 있느냐?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30-40명 인원가지고 독자세력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

국민의당과는 다른게 비박은 토대가 되어줄 지역이 없어요. 이런 고로 나가면 얼어죽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용태와 남경필의 모양새가 괜히 이상해진게 아니죠.


결국 나가면 누군가와는 합치는수밖에 없습니다. 소위 제3지대 썰인데, 이것도 탄핵을 거치면서 모양새가 이상해졌어요.

일단 국민의당이 합류하기가 애매해졌죠. 박지원이 세력 간 통합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밖았고, 안철수도 떨떠름해하고 있지요.

안철수 입장에서는 그래도 '새정치'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이런 구시대적 야합이 부담스러울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자리수로 떨이진지 오래인 자신의 지지율로는 미래가 없다는 결단이 생긴다면,

국민의당 + 비박 + 반기문이라는 판을 받아드릴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현 국면에서 호남이 이걸 받아주냐는거죠.


더민주당의 경우 오늘 비문연대를 떠올릴만한 이재명 발언과 거기에대한 안희정의 반박으로 조금 시끄러웠습니다만,

대선 주자들 중심으로 당이 깨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우선 대선주자들이 어려요.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 차차기를 노려볼만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경우 총선을 치른지가 너무 금방이라, 당적을 바꾸기에 부담이 있어요.

결정적으로 새누리 분당이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이 압도적인 제1당이 될 터인데 배신자 소리들으면서 여기와 척질 필요가 전혀 없지요.


마지막으로 정의당이 남습니다.

정의당 해봐야 지지율 4-7프로 정당이고, 대선에서는 그나마도 비판적 지지로 인해 흩어질 여지도 있습니다만,

판이 상당히 혼란스럽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 캐스팅보트를 쥘수도 있는 지지율 입니다.

심상정보다 좀 더 대중적인 노회찬이 나오면(그리고 이재명이 후보지명이 안되면), 5프로 정도의 득표도 가능하다고 보아요.

물론 정의당 내 국참계 출신들, 그리고 리버럴들로부터 민주당과 강력한 단일화 압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국면에서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 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우선 2012년과 다르게 단일화의 명분이 될, 절대악 박근혜라는 존재가 사라졌죠.

나아가 국민의당은 단일화 안하는데 정의당은 단일화에 참여한다는 것도 모양새가 웃기고요. 야당대연합 뭐 이런게 아닌 상황이 되니까요.

그리고 20대 총선에서 어설프게 더민주와 단일화 시도하다가 망한 경험도 있어요.

또 두 번 연속으로 대선후보를 못낸다는 것은 당으로서의 존립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하는만큼, 절대 수용못하는 당원들이 적지 않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가 있으려면, 적어도 민주당 측으로부터 내각의 핵심 자리를 보장해서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의 딜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민주당이 절대 안받을 겁니다.


정리하면, 차기 대선은 아마도 네 명 이상의 후보가 출전하는 다자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친박은 황교안을 중심으로 새누리에서 버티고, 더민주는 별 무리없이 후보가 지명될 것이고, 정의당도 독자후보를 웬만해서는 낼겁니다.

여기까지는 후보와 세력의 조합이 안정적이에요.

문제는 비박, 국민의당과 안철수, 그리고 반기문인데 이 셋의 조합을 그럴듯하게 포장해낼 명분이 쉽지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조기대선으로 시간도 없고요.



덧. 여기서 말이 안 나온 집단으로는 민주당 내 비문세력이 있어요. 박영선, 김종인 등등의 인물요. 그렇지만 이들은 독자세력이 아니라고 봅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집권여당될 가능성이 높은데, 굳이 욕들으면서 탈당을 한다? 그런 모험을 감내하게 만들어줄 구심점이 전혀 없어요.

     게다가 김종인은 비례대표라 탈당하면 의원도 아니고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3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하는데 방해돼) new 상수 2024.04.27 11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new 메피스토 2024.04.27 52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new catgotmy 2024.04.26 44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new underground 2024.04.26 64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new catgotmy 2024.04.26 90
126076 프레임드 #777 [1] new Lunagazer 2024.04.26 25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1] new 산호초2010 2024.04.26 127
126074 한화 이글스는 new daviddain 2024.04.26 71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update ND 2024.04.26 231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update catgotmy 2024.04.26 203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update 로이배티 2024.04.25 328
126070 에피소드 #8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9 프레임드 #77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1] update soboo 2024.04.25 714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46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88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update 상수 2024.04.25 276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Sonny 2024.04.25 1149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27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20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