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0 13:38
혹시 궁금하신 분이 계실까, 그리고 답변 달아주신 데 대한 감사로
아래 "조언 구합니다(육아,종교,정치+시어머니) 간단 후기 남깁니다.
[원게시글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3&document_srl=13337096]
주말 같이 밥먹는 자리에서 어머니께서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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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너한테 전도했다며? 내가 시킨거 아니다~
내가 한 이야기나 친구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듣고 혼자 나름의 이야기를 만든 모양인데 저 작은 머리에서 그런 생각들을 정리한게 대단하구나.
네 어머니, 안그래도 그렇게 이야기 해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귀엽기도 하고 좀 놀라기도 하고..
하지만 교회에 안 가면 벌받는 다고 막 울면서 저에게 말을 해서 제가 조금 당황했어요.
아! 그래? 아이구 들레야.
하나님은 누구를 어떻게 벌을 줄까..하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우리 들레를, 그리고 엄마를 잘 보살펴주고 행복하게 해 주실까 항상 고민하시는 분이야.
하나님은 벌 주는 사람은 절대로 아니니까 우리 들레는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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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시며, 나름 걱정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 정리를 해주셨답니다.^^
앞으로 더 지내보고 이런 일들이 여러번 생겨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름의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이야기)
요사이 애가 며칠동안이나
"엄마, 일본은 멀어? 제주도가 멀어 일본이 멀어?","엄마 해운대가 멀어 일본이 멀어?"
뭐 그런 소리를 계속 하길래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저는 또 눈치도 없이 애가 지리에 관심을 가지나..이러면서 지도를 꺼내서
제주도, 일본, 해운대를 가르쳐 주면서 막 설명을 했는데 갑자기 귓속말로
"엄마, 엄마 그거 알아? 지금 그게 일본 나라에 있다가 인천에 막 왔대" 라고 하더라구요.
알고보니 남편께서 저에게 말도 안하시고는 닌텐도 패미콤을 구입하신 거랍니다.
닌텐도 위, 닌텐도 DS 모두 다 있었지만 그다지 하지도 않는 것 같아서 중고나라에서 다 팔아버렸는데
이걸 또 사오다니!
어쨌든 샀으니까 재밌게 잘 놀았으면 하긴 하는데 역시 육아에는 남편이 주적인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네요.ㅎㅎ
2017.11.20 13:53
2017.11.20 13:54
글 감사합니다. 지난번 글을 읽으면서 (죄송스럽게도) 위로받는 느낌이었거든요. 아는 게 없어 지난번 글에는 아무 말씀도 못 드렸습니다.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눠주는 어른이 있는 건 큰 복 같습니다.
2017.12.01 12:38
네. 저와 많이 다르시지만, 일단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본인과 다른 생각을 할 수 도 있다는 부분을 인정해주시는 게 정말 감사하죠.
2017.11.20 13:59
저도 아는 바 없어 답글은 못달았지만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혼자 웃었어요.
마지막이 '책이나 읽어줘!!' 였던가요. ㅋㅋ 귀엽더라고요. 황급한 화제전환
2017.12.01 12:39
네 ㅎㅎㅎ 책이나 읽어줘! 였어요. 그래서 또 화나게 할까봐 책을 세권이나 읽어주고 아이쿠.. 둘다 비몽사몽 잠에 들었답니다.^^
2017.11.20 15:15
닌텐도 패미콤이라
과연 그걸 아이주려고 샀을까요? ㅋㅋㅋ
2017.12.01 12:41
아니나다들까, 애는 그만하자고 하는데 부득부득 우겨서 철권 비슷한 걸 계속 하는데, 애 상대로 갖가지 기술을 다 쓰고 넘어진 걸 다시 안고 막 구르고 콤보로 점수따고...애는 울고 .... 아이쿠......^^
2017.11.20 16:16
아이도 글쓴님도 대화를 자주 잘 하시는군요. 이런저런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기우였네요. 앞으로도 균형 잘 잡아가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저도 뭔가가 치유되는 느낌입니다. 후기 올려주시어 감사해요.
2017.12.01 12:44
칭찬 감사합니다. 대화를 잘하는 지는 몰라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저와의 대화가 애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기 보다는 애가 저한테 마음을 닫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진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하면 혼내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
2017.11.20 16:49
2017.12.01 12:47
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 자주 왔던 듀나인데 요즘은 통 못 왔었는데, 이런 일이 있고 나니 뭔가 다양한 시선이 필요했거든요. 듀나가 제 생각에는 조금은 그럴 것 같았고 역시 좋은 의견, 관심 감사했어요. 패미콤은... 뭐 흥미가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 또 중고로 팔아버려야죠.ㅎㅎㅎ
2017.11.20 17:09
sublime님도 들레도 시어머님도 너무 인간적이고 사랑스러우세요 :)
정치나 사회운동처럼 종교/비종교도 인터넷에선 다들 개념화해서 서로 물고 뜯지만, 현실은 그리고 실제의 사람은 역시 다르단 생각이 들었네요. 전 그런면에서 치유되는 느낌이었어요.. :) 감사합니다.
2017.12.01 12:48
치유라는 말을 몇 분이 해주셨는데 정말 듣기 좋은 말인 것 같아요. 그랬다니 저도 좋고 다행이에요. ^^
2017.11.21 23:16
2017.12.01 12:49
네. 합리적이시고 마음이 깊으세요. 말을 아껴하시지만 필요한 말을 못하시는 건 또 아니고 뒤끝없으시고..^^
오~ 해피엔딩? 축하합니다. 아이랑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거리가 생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듯한 느낌 더하기
시어머니께서 다행히 상식적이고 우호적인 대화가 통하는 분이신거 같아서요 :) 그거 한국에 살아가는 여성이 살면서 만나는 큰 행운중 하나자나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