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8분이고 장르는 코믹 수사물 정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간단하게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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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포스터에 배우들과 그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넣은 것 치곤 사실 전 아는 분이 별로 없습니...;)



 - 아가사 크리스티가 쌩쌩하게 살아서 활동하던 시절입니다. '쥐덫'이 연극으로 올라서 한창 흥행 중이니 아마도 1950년대 중반이나 후반일 것 같은데 정확한 연도가 극중에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기억을 못하니 대충 넘어가구요. ㅋㅋ

 암튼 헐리웃에서 그 '쥐덫'의 판권을 사서 시나리오를 쓰는 중이에요. 바로 그 영화판의 감독을 맡기로 한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뭐 암튼 살해당합니다. 강력계 형사 샘 록웰과 신입 시얼샤 로넌이 어쩌다 보니 본의 아닌 파트너 관계가 되어 사건을 수사하구요. 극장에서 벌어진 살인이고 용의자도 모두 연극 & 영화 관계자이며 당연히 살인이 벌어질 때 다들 그 장소, 극장에 있었습니다. 와 이건 퍼즐 미스테리잖아!! 그것도 아가사 크리스티풍으로 가려나!!? 라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기대하지 않은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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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그럴싸한 도입부입니다. 1950년대의 실제 '쥐덫' 공연 극장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용의자는 전원 '쥐덫' 관계자들!! 이라니 그런데...)



 - 에... 그러니까 첫 줄에 이미 결론(?)을 적어놨죠. 샘 록웰과 시얼샤 로넌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소소하게 웃겨주고. 또 과장된 개성의 용의자들이 우루루 나와서 재미나 보이는 행동과 대사로 소소하게 웃겨주고. 그러는 가운데 추리 파트는 그냥 어영부영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게, 그러니까 좀 싱겁게 흘러가다가 막판에 한 방으로 쉽게 범인을 드러낸 후 와당탕 쿠당 소동 한 번 벌어지고 끝나는 식의 이야기에요. 

 한 마디로 말해서, 잘 만든 추리물의 재미 같은 건 약에 쓸래도 없으니 기대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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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이 둘(과 기타 등등)의 코믹극입니다.)



 - 그래서 결국 캐릭터 코미디가 핵심이 되는 이야기인데. 음... 이것도 좀 애매~ 합니다? 


 일단 시얼샤 로넌은 좋아요. 배우의 매력이나 연기도 괜찮지만 그보다 일단 캐릭터가 귀엽습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위해 경찰을 하지만 또 책임감 넘치고 의욕 넘치고 성실한,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경찰이라는 식의 캐릭터인데요. 그냥 귀여워요. 복잡하게 말할 것 없이 그냥 귀엽습니다. 무슨 다른 뜻을 숨긴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거 없이, 그냥 그런 마냥 귀여운 캐릭터가 이 영화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영화 자체가 팔랑팔랑 가볍거든요.


 샘 록웰은 뭐, 연기에는 문제가 없는데 시얼샤 로넌에 비해 캐릭터가 많이 뻔합니다. 오만 까칠하지만 사실 인간적인 무뚝뚝한 형사. 알고 보면 가슴 속에 남들처럼 삼천원도 있고 뭐... 그런 식인데 나쁘진 않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캐릭터는 아니었구요. 뭐 이렇게 평이한 캐릭터라고 해도 파트너와 화학 작용을 잘 계산해서 터뜨려주면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데, 각본이 거기까지 잘 받쳐 준 느낌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남자 주인공 샘 록웰 대신 시작부터 망자인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분발해주긴 합니다. 제가 이 양반이 비중 크게 나오는 영화를 재밌게 본지 좀 오래됐는데. 여기선 괜찮았어요. 아주 과장되게 거만하고 경박한 미국인 영화 감독으로 나와서 계속 과장되게 찌질하고 못된 짓을 하는데 그게 영화 톤과도 어울리고 그냥 보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배우 본인도 꽤 즐거워 보였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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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작들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분 처음엔 되게 선량한 이미지였는데 어째 점점 빌런 역할이 어울리는 방향으로 바뀌는 느낌?)



 - 그래서 캐릭터들 쪽은 뭐, 셋 중에 둘은 괜찮았으니 그래도 절반 이상은 하지 않았나? 싶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스토리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퍼즐 미스테리는 아니고, 그냥 퍼즐 미스테리 기분만 내는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괜히 불필요한 실망을 사는 느낌이 있구요.

 그래서 퍼즐 미스테리는 포기하고, 수사물로서 어떻냐고 하면 그게 뭐가 없어요. 주인공 콤비가 열심히 여기저기 다니며 탐문을 하긴 하는데 뭐 그게 논리적으로 단계를 밟아 범인을 향해 간다... 는 느낌 없이 용의자 캐릭터들 하나하나를 구경시키는 정도 역할만 하거든요. 그러다 마지막에 범인을 밝혀내는 부분 같은 건 상당히 맥 빠지구요.

 근데 뭐 그래도 '그렇다면 용의자들 심문이 재밌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면 그게 맞긴 한데. 별로 재밌지가 않아요. ㅋㅋ 이게 참 애매한데요. 용의자들 캐릭터 하나하나는 분명 그럴싸한데, 재미가 뭔가 싱겁습니다. 확 들어오는 게 없고, 영화 내내 그렇게 갑니다. 그래서 재미가 없는 건 아닌 듯 한데 재미가 있는 건 더 아닌 것 같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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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연극인데 그게 아가사 크리스티 실제 작품이고 거기에서 살인이 벌어지고 영화 제작 이야기도 나오고... 재밌는 떡밥이 겹겹이 있는데 그걸 도통 제대로 써먹지를 않습니다.)



 - 장점을 하나 꼽자면 비주얼입니다. 

 그러니까 대놓고 아가사 크리스티 시대를 배경으로 잡은 만큼 그 시대의 풍경을 퍼즐 미스테리풍(...)으로 잘 잡아내요. 현실적이라기 보단 뭔가 그 시절 '영국풍'에 대한 페티쉬에 가까운 느낌인데. 암튼 보기 좋게 잘 만들어서 보여주니 그러려니 합니다. ㅋㅋ 

 색감이든 구도든 계속 일부러 많든 적든 과장을 해서 꼭 그림 엽서 같은 느낌을 주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래서 살짝 웨스 앤더슨 영화들 생각도 나고 그랬습니다. 배우들 분장도 그런 풍으로 아주 그럴싸 했구요. 상당히 보기 좋은, 눈이 즐거운 영화였어요. 물론 이런 풍의 그림이 맘에 안 드신다면 별로일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어라. 딱히 더 떠오르는 게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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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이 콤비는, 특히 로넌은 귀여웠다. 돌고 돌아 결론은 그겁니다. ㅋㅋ)



 - 그래서 바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시얼샤 로넌을 좋아하시는데 이걸 아직 안 보셨다면 얼른 보시면 됩니다.

 제가 위에 이미 올린 짤들 보시면서 '이런 분위기 좋아!'라는 분들 역시 그냥 보시면 되구요.

 다만 정통 추리물의 재미를 원하시거나, 그게 아니어도 암튼 잘 만든 스릴러를 기대하시거나, 마지막으로 깔깔대며 즐겁게 웃을만한 코미디를 원하셔도, 그냥 안 보시는 게 좋습니다. 아님 기대치를 정말 많이 낮추시구요. ㅋㅋ

 사실 전 도입부가 참 맘에 들어서 부풀었던 기대치가 시간이 흐를 수록 솔솔 빠져 나가다가 끝나는 바람에 좀 아쉽게 봤어요. 남은 건 '이야기만 재밌었다면!'이라는 아쉬움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로넌, 브로디의 재미난 연기와 그럴싸한 비주얼 뿐이었네요. 아니 정말 이야기가 아주 조금만 더 재밌었어도 꽤 좋았을 것 같아서 더 더 아쉽습니다. 흠.




 + 근데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아가사 크리스티의 '쥐덫' 스포일러를 알게 되는데요. 이 일이 생각나서 괜히 웃겼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00831095500009


 간단히 요약하자면 '쥐덫'은 공연을 할 때마다 관객들에게 범인 정체를 발설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는데요. 그게 지금까지는 나름 잘 지켜져왔는데(정말요??) 위키피디아가 범인의 정체를 실어 버려서 크리스티 유족들이 화가 났다는 내용입니다. ㅋㅋ 이게 퍼포먼스가 아니라 진심이라면 좀 무섭군요. 요즘 세상에...



 ++ 극중 '쥐덫'의 배우 캐릭터들 중 극중 이름이 '리처드 아텐보로'인 양반이 있길래 혹시? 하고 확인해보니 실제로 그 분이 저 시절에 '쥐덫'에서 그 역할을 연기 하셨던 게 맞네요. 그러니까 실존 인물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거였던. 그렇다면 다른 캐릭터들도 실재했던 인물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게을러서 확인해보진 않았습니다. ㅋㅋ



 +++ 영화 내내 여기저기 열심히 쏘다니고 일을 벌이고 다니는 이야기인데 마지막에 보면 그게 거의 다 별로 필요가 없어서. 스포일러는 결말 부분만 얘기할게요.


 막판에 그 공연 관계자들이 모두 다 아가사 크리스티로부터 파티 초대장을 받고 크리스티의 저택에 놀러갑니다. 그런데 가 보니 크리스티는 초대를 한 적이 없대요? 그래도 폭설 뚫고 먼길 왔으니 일단 들여주고. 음식을 대접 받으며 이게 뭔일이래... 하는데 범인이 휙 모습을 드러냅니다.


 결국 그 많은, 재미진 용의자들은 아아무도 범인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정말 비중도 작고 존재감도 없어서 저는 제발 범인이 아니길 바랐던 극장 직원이 범인이었죠. 알고보니 갸는 '쥐덫'의 소재가 되는 실제 아동 학대 살인 사건 희생자의 형이었대요. 그 일 이후로 참 억울하고 슬프게 살아 왔는데 이게 연극으로 만들어진다니 자기 형제의 비극을 제대로 풀어줄까 싶어 기대를 품었지만. 직원이 되어 실제로 연극을 보고 나니 자기 동생의 비극을 흥미 거리로 써먹었을 뿐이라는 데 실망하고 분노해서 이 일을 벌였다고.


 그때 각자 다른 소스로 정보를 얻고 주인공 둘이 각자 우다다 달려와서 어찌저찌 범인을 제압하는데. 이때 이 셋이 벌이는 액션이 아~~까 에이드리언 브로디 감독이 퍼즐 미스테리식 클라이막스(용의자를 한 곳에 모아 놓고 탐정이 범인을 지목!)를 격하게 디스하며 "이게 좋다!"고 설명을 늘어 놓았던 헐리웃 액션 무비식 클라이막스의 재현이었다는 게 소소한 유머 되겠습니다.


 암튼 그래서 범인은 잡히고. '쥐덫'은 순조롭게 공연을 재개하고. 두 주인공이 함께 공연을 보며 썸타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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