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왔네요. 런닝타임은 1시간 2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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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프라임이 자신만만하게 제게 들이민 이 영화! 과연 재미가 있었을 것인가...)



 - 인기 코미디언이자 수많은 액션 영화의 조연 배우로 활약 중인 케빈 하트씨는 심사가 불편합니다. 절친 드웨인 존슨이 혼자 멋진 거 다 하는 동안 자기는 그 옆에서 "와 이런 망할!!!" 이나 "도와줘요!!!"만 외치는 데 질렸거든요. 그러다 새로 개봉할 액션 영화의 홍보차 출연한 티비 토크쇼에서 그만 솔직한 맘을 다 말해 버리고 "이 영화는 쓰레기니까 보지 마세요!!!" 라는 드립을 진지하게 쳐 버리는 바람에 커리어에 심대한 위기가 찾아오죠.


 하지만 위기는 기회!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액션 영화 여섯 편 중 네 편을 만들었다는 전설의 감독께서 친히 케빈 하트를 불러서는 당신을 자신의 차기작이자 커리어 일대의 야심작에 주인공으로 써주겠대요. 다만 조건이 하나 있는데. 그건 자신이 미칠 듯이 신용하는 남자가 운영하는 액션 스쿨에 가서 무사히 졸업을 해내라는 거였죠. 처음엔 그딴 거 필요 없다고 배를 째 보지만 지금 본인이 그런 거 가릴 팔자도 아니고. 결국 외딴 산 깊은 곳에 위치한 흉가처럼 생긴 액션 스쿨에 가서 사부님을 만나는데... 아무리 봐도 이 인간 전혀 믿을 수가 없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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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인간이 이런 인간이어서요. ㅋㅋ 존 트라볼타 할배 참 늙었는데 안 늙으셨더군요. 표정이 딱 '페이스 오프' 때 그 양반 아닙니까. 반가웠어요.)



 - 제목에 끌려서 봤습니다. 게다가 시놉시스와 캐스팅을 보니 존 트라볼타에 조쉬 하트넷에 장 르노까지 나온다구요!! 제가 아주 옛날에 호감을 품었지만 지금은 뭐 하고 사는지 몰라서 가끔 궁금해지던 양반들 셋이 패키지로 묶여 나온다니 안 볼 수가 없었죠. 게다가 전 이 바닥에 완전 무지해서 잘 모르지만 암튼 이 케빈 하트란 분도 미국에서 거의 국민 코미디언급으로 인기가 많은 분이라면서요. 거기에다 덧붙여서 이게 이미 티비 시리즈로 나와서 히트를 친 작품이고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그 시리즈의 '영화판'이라고. 그러니 뭐 이건 망해도 중간 이상은 가지 않겠습니까? 심지어 런닝타임도 90분이 안 되잖아요. 하하하. 근데...

 뭐 제가 중언부언 길게 말꼬리를 늘여가는 폼을 보며 이미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결국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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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르노 역시 할배... ㅠㅜ 전설의 명 액션 감독님 역입니다.)



 - 그러니까 대략 익숙한 개그입니다. 실제 유명 배우(본업은 코미디라지만 이미 영화/드라마 출연작이 90편이 넘어요!)가 본인 역할로 나와서 적당히 찌질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실제 본인 관련 드립들을 막 칩니다. 본인 외에도 실제 배우 역할로 그 배우가 출연도 하고요. 친분 있는 배우들이 이름과 사진으로 와장창 소환되어서 농담 소재로 살신성인을 해주고요. 또 그러면서 결국 이게 일종의 영화 만드는 이야기잖아요. 

 이렇게 픽션과 현실을 한 자리에 엮어 놓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드립들을 신나게 들려주겠다. 뭐 이런 전략이죠. 게다가 주인공은 초인기 코미디언이라니 참 안전하고 좋은 기획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각본이 그걸 받쳐주질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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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저처럼 애초에 이 케빈 하트라는 배우에게 호감은 커녕 지식도 없는 사람 입장에선 재미의 상당 부분을 놓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었구요.)



 - 이게 웃기긴 나름 웃겨요. 막 대폭소가 터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소하게 웃기는 순간들이 꽤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그게 거의 대부분 '드립'들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배우가 치는 농담들이 웃기고, 몸개그가 웃기고 그런 건 꽤 있는데. '이야기'가 재미가 없어요. 그냥 구성이 되게 엉성합니다. 이 드립에서 저 드립으로 넘어가는 공백을 대충 아무 상황이나 만들어 채워 넣자... 이런 식으로 무성의하게 짜여져 있어서 영화를, 하나의 이야기를 보는 기분이 아니라 짧은 꽁트들을 구경하는 기분이구요. 그래서 현실과 픽션이 뒤섞인 느낌이 들지 않고 그냥 현실만 보여요. 그냥 유명 코미디 배우의 드립 퍼레이드 말이죠. 근데 그나마도 어쨌거나 '영화'의 형식을 갖춰야 하기에 들어가는 재미 없는 부분들에 발목을 잡히다 보니 그렇게 충분히 웃기지 않았구요.


 그런데... 다 보고 나서 검색을 해보고서야 안 사실이지만. 알고 보니 이게 원작 티비 시리즈의 '영화판'이 아니라, '재편집판'이더라구요. 원작이 8분 정도 되는 짧은 에피소드 열 편으로 된 거였고. 그걸 걍 편집 좀 해서 자연스럽게 이어 붙여 놓은 게 이것이었던...; 갑자기 그냥 다 이해가 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죠. 8분 호흡으로 짧게 웃기면서 치고 빠지는 작품을 이렇게 한 덩어리로 뭉쳐 놓고 시치미를 떼니 어색할 수밖에 없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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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처음 보는 저 여배우님은 매력적이셨습니... (쿨럭;) 전 정말 처음 보는 분인데 '왕좌의 게임'에 나왔다니 많이들 아실 듯.)



 - 암튼 뭐 더 할 얘기는 없구요.

 그냥 8분짜리 에피소드 10편을 봤다면 아마 훨씬 좋게 봤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전 이게 멀쩡하게 만들어진 한 편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봤고.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땐 좀 별로였습니다. 뭐 케빈 하트의 팬이시라든가, 여기 나온 배우들이 다 맘에 든다든가 하는 분들이라면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는 게 없어서 착각하고 본 제가 잘못인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서 '신작 영화'인 것처럼 올려 놓은 사람들이 잘못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잘 준비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끝입니다. ㅋㅋㅋ




 + 근데 대체 이런 걸 왜 만들었지? 이미 2020년에 방송된 시리즈던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검색을 해봤더니 케빈 하트 인터뷰가 하나 나오더라구요. 이걸 트릴로지로 만들 생각이랍니다. ㅋㅋ 그래서 나중에 나올 2, 3편을 위해 이전 작품을 영화의 형태로 만들어서 다시 내놓았던 것. 흠. 뭐 처음부터 영화로 만들어질 속편들은 이것보다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숲속 액션 스쿨(이라고 적고 그냥 좀 큰 창고라고 읽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거기 소품실에 영문을 알 수 없게 한국의 교통 표지판이 몇 개 서 있고, 그게 자꾸만 화면에 비쳐서 혼자 피식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진짜로 그게 거기 왜 있는 거죠?



 +++ 조쉬 하트넷은 대체 어쩌다 나왔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설마 이름에 '하트'가 들어가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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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훈훈한 비주얼을 뽐내시더군요.

 그리고 다 보고 나서야 깨달은 건데. 주인공의 단신을 과장하기 위해 싹 다 키 큰 사람들만 나와요. 저 여배우님도 키가 170cm.



 ++++ 아. 깜빡했네요. 원작인 시리즈에는 에피소드마다 유명한 영화들의 제목을 붙여놨어요. 그리고 에피소드 속에서도 나름 20세기 유명 액션 영화들을 흉내내는 장면들이 들어가구요. 근데 뭐... 그렇게 확 눈에 띄거나 되게 웃기진 않습니다. 그냥 아 이 장면은 그거구나... 라는 정도였던.



 +++++ 그래서 결국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끝나냐면요.


 알고 보니 이건 다 명감독 장 르노님의 음모였습니다. 사실 저 훈련장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또 수많은 스탭들이 위장을 하고 지켜보면서 '리얼 액션 무비'를 찍고 있었던 거에요. 케빈 하트를 제외한 모두가 배우들이었구요. 이런 사실이 중반 쯤에 폭로가 되고 케빈 하트만 그걸 모르고 전개되는데,

 막판에 갑자기. 놀러왔던 조쉬 하트넷이 타고 있던 차가 악당들에게 폭파돼요. 그리고 존 트라볼타가 화들짝 놀라서 막 고백을 하죠. 이거 사실 다 영화 촬영이었는데, 지금 저건 진짜다. 내가 마약 거래를 하다가 실수로 카르텔 애들을 건드렸는데... 블라블라.

 결국 살기 위해 죽어라고 뛰어다니지만 존 트라볼타는 죽고. 여자는 총에 맞구요. 에라 모르겠다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악당 보스와 대결을 벌인 케빈 하트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액션 히어로'로 각성하여 보스를 물리치고 여자에게 달려갑니다만. 때는 늦어서 이미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를 보며 흐느끼던 케빈 하트의 뒤로...

 뭐겠어요? ㅋㅋㅋ 이것까지가 영화 촬영이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내부 시사회에서 극찬을 받고 흥행도 성공하구요.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인 자신보다 그냥 진짜로 산 속 다람쥐였던 다람쥐 녀석이 더 인기 스타가 되어 버린 걸 보고 짜증을 내는 케빈 하트의 모습으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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