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3분. 스포일러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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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14년 전이라지만 포스터 이미지가 이렇게 대놓고 합성 티가 나도 괜찮았던 걸까요.)



 - 대충 옛날 뉴욕입니다. 뉴욕을 양분하고 있는 마피아 조직의 보스 카리니라는 양반이 이제 자긴 은퇴해야겠다고 부하들을 모아 놓고 폼을 잡아요. 이 이야기에 카리니의 오른팔은 매우 격하게 설렙니다만. 보스가 갑자기 황당한 소릴 하네요. 이 양반이 오래 전 마피아 전쟁 때 한국으로 대피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만난 한국인 여인과 애를 만들었다구요. 그래서 갸를 지금 불렀고, 이 녀석에게 조직을 물려준다는 거에요.

 그래서 졸지에 그 바보 아들 영구를 데리고 후계자 수업을 하게 된 오른팔은 매사에 불만일 수밖에 없고. 그 와중에 이 영구 녀석은 라이벌 조직의 딸에게 홀딱 반해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그렇게 두 조직이 갈등에 빠지고 뭐 그런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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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이름이 '롱 덕 동'이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겠다는 느낌이 영화 보는 내내 듭니다.)



 - 근래에 고지라와 고질라 영화들을 좀 봤더니 문득 용가리랑 디 워가 보고 싶어졌는데 이것들이 OTT에는 없지 말입니다? 아니 왜 없는 건데... 하면서 검색하다 보니 이 영화가 있더라구요. 이것도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는 게 문득 떠올라서 그냥 재생 버튼을 눌러 버렸습니다. 음핫하. 그런데...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볼 수는 없는 영화였습니다. 당연히 심형래 때문이죠. 뭐가 왜 그렇게 싫은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구요.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더 아무 말 대잔치 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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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비 카이텔은 사실 워낙 다작하면서 별 별 괴작들에 다 나오셔서 이런 거 하고 있어도 별로 안 어색하더라구요. ㅋㅋㅋ)



 - 영화의 컨셉은 아주 심플합니다. '대부'의 세계에 심형래의 인생 캐릭터 영구가 뛰어들어 난장을 부리며 웃긴다는 거죠. 

 아마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에 심형래가 방송에 나와서 '말론 브란도를 cg로 재현해서 영화를 만들겠다'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포부를 밝히고 다녔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그냥 말론 브란도도 아니고 말론 브란도가 연기하는 비토 꼴레오네였을 걸요. ㅋㅋㅋ 당연히 정말 그 기획을 실현하는 건 불가능했고. 그래서 결국 '대부'와는 관계 없는 그냥 미쿡 조폭 코미디 영화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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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때깔이 괜찮아서 놀랐습니다? ㅋㅋ 크레딧을 보니 감독 & 각본 외의 중요한 부분들은 대체로 헐리웃 쪽 사람들이 많이 한 듯 하더라구요. 일단 촬영은 확실히 그쪽 분이었구요.)



 - 일단 의외로 괜찮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뭐냐면 때깔이 괜찮아요. 아마도 1950년대쯤 되는 미국 풍경을 재연하는데... 스케일은 작지만 나름 아기자기하고 예뻐요. 가끔은 그럴싸해 보이기도 하구요. 현실적인 것보단 '예쁨'에 집중해서 원색을 강하게 넣고 다 그냥 깔끔하게 만들고... 그런 식인데 암튼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구를 제외한 주조연들의 연기가 나쁘지 않아요. 여주인공은 캐릭터가 거의 구제불능이라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지만 그 외의 조폭 조직원들 연기는 평범하게 괜찮거나, 의외로 꽤 잘 하거나 그런 느낌. 나중에 찾아보니 나름 경력들이 있으신 분들이었더군요.

 그래서 보면서 '구제불능 폐기물' 같은 생각은 의외로 별로 안 들었어요. 그렇기는 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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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보면 그냥 '내일은 챔피언' 장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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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변방의 북소리'였던 듯 하구요.)



 - 문제는 심형래의 유머 감각입니다. 그리고 이게 치명적이죠. 일단은 이게 분명히 코미디 영화니까요.

 길게 말할 것도 없이 그냥 본인의 리즈 시절, 대략 1980년대의 한국 티비 코미디를 그냥 그대로 복붙해 놓았습니다. 정말로 '복붙'입니다. 이 영화에서 심형래가 보여주는 개그씬들 중 예전에 본 적 없는 게 없어요. 게다가 그걸 연기하는 게 심형래 본인이니 영화가 온통 데자뷔로 가득합니다.


 아마도 심형래가 노렸던 건 이런 옛날 한국식 영구 개그가 정색한 미국 배경, 배우들을 만났을 때 생겨날 신기하고 더 웃기는 느낌...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안타깝게도 우리 심형래씨는 그런 영구 개그와 1950년대 미국 분위기를 조화롭게 결합할 방법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아마도 그런 걸 생각도 안 했었겠죠.) 그래서 그냥 내내 어색하고 촌스럽고 당황스러워요. 어설프게 만든 합성 사진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차라리 아주 정색하고 마피아들을 진지한 존재로 그리면서 거기에 영구를 던져 넣었으면 황당해서 웃기기라도 했을 것 같은데, 이 영화의 마피아들은 역시나 80년대 한국 코미디 프로에 나올 법한 그런 존재들이어서요. 그냥... 민망합니다. 웃음이 안 나와요. 하비 카이텔 아저씨가 안쓰러워 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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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게 그 시절 한국 문화판의 미국병 환자 투 탑이 만난 영화였던 것!!!)



 -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서 저로 하여금 참 찝찝한 기분이 들게 했던 것이... 심형래의 자의식이랄까요. 그런 게 강하게 느껴져서요.

 그러니까 이 양반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니 하는 드립들을 치며 '신지식인' 어쩌고 타이틀 달고 민족의 선각자 흉내를 내던 시절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디 워'를 개봉하면서 거기에 아리랑을 편곡해 넣었다느니 이런 걸 홍보 포인트로 삼고 그랬잖아요.

 근데 이 영화엔 그런 한국 문화 코드 같은 건 안 나와요. 전혀 안 나오는데, 그래서 다행이구나... 하고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버린 거죠. 이 양반이 그냥 본인과 영구 캐릭터 자체를 자랑스러운 한국 문화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ㅋㅋㅋㅋㅋ


 이게 아예 허무맹랑하고 악의적인 해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게 영화의 이야기와 코드가 맞아요. 한국에서 온 '바보 영구'가 자신을 무시하던 콧대 높고 잘난 미국과 미국인들을 감동 감화 시키고 심지어 미니 스커트, 빅맥, 당시 유행 헤어 스타일 등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그래서 영화가 더 민망해지는 면이 있습니다. 왜냐면 이 분이 열심히 펼쳐 주시는 영구 연기라는 게... 결국 채플린이 거의 100년 전에 보여준 것의 열화 카피 같은 거잖아요. 그걸로 미쿡 본토를 사로잡겠다는 야심이라니 그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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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미국의 핫한 대중 문화는 모두 영구에 의해 전수되었다!!!)



 - 뭐 더 열심히 단점 지적하고 어쩌고 할 의욕은 안 생기구요. 그 외에 다른 칭찬할만한 포인트 같은 건 모르겠구요.

 그저 망할만한 영화였고 그래서 망했다.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대략 30여년만에 다시 보는 영구 개그 퍼레이드는 아주 조금은 추억 갬성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기는 했다는 거. 그래서 두어 장면에선 피식 웃기는 했다는 거. 솔직하게 고백해 보구요.

 하지만 역시... 이 분은 감독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센스가 구려요. 이런 각본과 연출 속에서 그 정도로 해내 준 헐리웃 배우님들에게 찬사를 바치며 마무리합니다.




 + 라이벌 조직의 야심찬 오른팔 역할을 맡으신 분 성함이 제이슨 뮤스. '제이 앤 사일런트 밥'에서 제이를 맡으신 그 분입니다. 캐릭터가 완전 달라서 전혀 못 알아봤네요. ㅋㅋㅋ



 ++ 원더걸스가 나온다는 걸 완전히 까먹고 보다가 살짝 놀랐네요. 심형래 못지 않았던 박진영의 미국병 생각이 나서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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