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2시간 3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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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감독님 영화들 포스터는 하나 같이 다 미술적이고 강렬하고 그렇습니다. 사실 셋 밖에 모르지만... ㅋㅋ)



 - 멕시코입니다. 본인이 새라고 착각하는 상태인 듯한 젊은이가 정신 병원에 갇혀 있는 모습이 잠시 보이구요. 화면이 점프하면 그 양반의 어린 시절이네요. 대략 아빠는 서커스 단장, 엄마는 곡예사 겸 사이비 교주(...), 본인은 마술사 수련 중인 어린이에요. 근데 아빠는 맨날 이 여자 저 여자 순회를 하며 바람을 피우고 엄마는 매번 불타오르구요. 어느 날 엄마가 운영 중이던 사이비 종교(수년 전에 남자들에게 성폭행 당하고 두 팔이 잘려 죽은 소녀를 성녀로 모시는 종교... 입니다;) 성전이 와르르 철거당하고 강제 해산 되구요. 아빠는 또 신나게 바람 피우다가 아주 중요한 어느 부위를 엄마가 퍼부은 염산에 날려 버린 후 화가 나서 엄마의 두 팔을 자르고 본인은 자살해 버려요. 그리고 이 광경을 라이브로 목격해버린 주인공이 절규하는 사이에 주인공과 애틋한 감정을 나누고 있던 서커스단 소녀는 나아쁜 아줌마 손에 끌려서 떠나가 버리네요... 아마 이러고 나서 멘탈이 완전히 나가서 정신병원에 오게 된 거겠죠.


 그리하야 현재로 돌아와. 정신병원에서 기괴한 나날을 보내던 주인공은 어느 날 창밖에 양팔이 사라진 엄마가 나타나서 자길 바라보는 모습을 발견하구요. 라랄라 탈출해서 엄마와 함께하며, 엄마의 팔 역할을 하며 공연을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마을에 여성들만 노리는 잔혹한 연쇄 살인이 시작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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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꽤 싱크로가 높은 예수님 룩을 자랑하고 있는 이 배우님은 감독의 아들 되겠습니다. 배우 활동을 많이는 안 했더라구요.)



 - 이 또한 세기말 씨네필 워너비들의 필수 코스 아니었겠습니까. '엘 토포', '홀리 마운틴', 그리고 '성스러운 피'로 이어지는 조도로프스키 대표작 시리즈 말이죠. ㅋㅋ 셋 다 옛날에 어찌저찌 찾아서 봤는데, "우왕! 괴상해!!!" 라는 기억만 남긴 채 디테일은 뇌에서 다 사라져 버렸거든요. 그래서 또 궁금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수십년간 이상한 영화들(...)만 열심히 찾아 본 지금, 이것들을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일까. 그래서 일단 이 영화를 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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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우드 아님! 나름 기괴한 상황입니다. ㅋㅋ)



 - 일단 이야기 측면에서 보면, 의외로 대중적인 장르물의 공식을 아주 충실하게 따르는 영화였습니다. 어차피 이 영화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아주아주 유명한 모 호러 영화의 기본 구도를 거의 그대로 갖다 쓰거든요. 심지어 장면 연출까지 흡사한 부분도 있고... 마무리가 다르긴 하지만 그 직전까지는 별 차이가 없어요. 지금 와서 찾아보니 애초에 감독이 "내 인생 처음으로 관객들을 위해 만든 영화다"라는 코멘트를 했다는데, 납득이 됩니다. 적어도 이 감독님의 전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알아 먹기 쉬운 영화였어요. 대중적인 영화라고까진 말 못 하겠습니다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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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유명한 모 호러 영화가 '투명 인간'은 아닙니다만. 그냥 올려봤어요. 이 영화에서 몇 안 되는 웃었던 장면이었네요.)



 -  근데 바로 앞에서 한 이야기는 대략 이야기를 '요약'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구요. 그냥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한동안은 장르물 생각은 안 들게, 대체 이게 무슨 얘긴데? 싶게 흘러갑니다. 과거 현재, 상상과 현실을 아무 설명 없이 오가면서 헷갈리게 만드는 부분도 있구요. '이게 뭔진 모르겠지만 뭔가 강렬하고 뭔가 상징적인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길게 이어져서 번뇌에 빠지게 만들기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영화가 기본적으로 이상합니다. ㅋㅋㅋ 감독님 버릇 어디 가겠나요. 대표적으로 '평범하지 않은 비주얼의 사람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아주 많이 나와서 초현실적인 느낌을 받게 하죠. 덩치가 너무 큰 사람, 덩치가 너무 작은 사람, 그냥 차림새가 굉장히 이상한 사람, 뭐가 됐든 그냥 임팩트가 강한 사람... 등등이 계속 많이 나와서 계속 눈에 띄는 짓을 하는데 그게 줄거리랑 큰 연관은 없어요. 그냥 다크하게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뿐인데 암튼 이런 게 계속 시선을 끌다 보니 '나는 장르 영화를 보고 있어' 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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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되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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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상황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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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평이한 비주얼로 넘어가는 장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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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 아무래도 이게 거의 40년 묵은 영화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보니 지금 시점에서 보기에 그렇게 충격적이진 않아요. 잔혹함으로나 신체 노출로나 막장 전개(...)로나 그렇게 큰 임팩트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덕택에 그냥 이야기에 집중을 해서 보고 나니... 생각 외로 이게 굉장히 건전한 이야기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ㅋㅋㅋ 진부한 표현으로 '잔혹 동화' 같은 거죠. 아주 잔혹하고 비극적이긴 한데 어쨌든 동화입니다. 특히나 엔딩은 정말로 동화 같아요. 세상에 이렇게 살벌하게 나이브할 수가!!! 라는 생각이 막 들었네요. ㅋㅋ


 그리고 역시 그렇게 임팩트가 약해지다 보니 그냥 감독님 스타일이랄까... 그런 게 더 잘 눈에 들어옵니다. 예전에 볼 땐 걍 이것도 괴상하고 저것도 괴상하니 요것도 괴상한 거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다시 보니 악의 없이(?) 그냥 미술적으로 예쁘게 잡은 구도나 장면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역시나 그 안에는 '평범하지 않은 비주얼의 사람들'이 가득하긴 하지만 이 영화가 그런 사람들에게 아무런 악의가 없다는 건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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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엔 동화이고, 성장담이고, 비극적 사랑이야기이고... 그러합니다.)



 - 암튼 뭐... 제가 이 영화에 대해 뭘 분석하고 설명하고 그런 건 무리겠죠. ㅋㅋㅋㅋ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대중적인 코드의 연쇄 살인범 이야기를 매우 예술적인 양반이 자기 스타일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장르물로서의 재미 같은 걸 크게 기대하심 무리겠... 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구요.

 뭘 분석하고 따지고 하지 않고 그냥 봤을 때 참으로 건전하고 교훈적인 잔혹 동화 겸 성장담이구요. 거기에 아주 다크하게 환상적으로 눈에 꽂히는 비주얼과 분위기가 얹혀져서 요즘 보기에도 존재감은 확실한 영화였습니다. 잘 봤어요. 뭔가 좀 독특하고 튀는 영화를 원하신다면 한 번 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일단 워낙 전설의 영화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 멕시코의 실제 연쇄 살인범을 소재로 삼은 영화로 유명하기도 하죠. 감독이 실제 인물을 직접 만나서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를 썼다는데... 사실 영화 속 살인자의 인생과 실존 인물의 인생은 별로 닮은 구석이 없습니다. 아마도 그 분의 멘탈을 소재로 삼았나 보죠.

 사족으로 실제 모델님께선 종신형을 받고 복역하다가... 석방되어서 책도 쓰고 변호사(!)로 일하면서 잘 먹고 잘 사셨다는, 심지어 장수까지 하셨다는 후문입니다. 아무리 죄값은 치렀다지만 그래도 되는 거였을까 싶기도 하구요(...)



 ++ 영화의 제목인 '성스러운 피'는 주인공 엄마가 교주로 있던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이름입니다.



 +++ 요즘 영화 '듄' 때문에 데이빗 린치와 함께 이 영화 감독님도 종종 소환되시죠. 데이빗 린치보다 먼저 '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열 시간이 넘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고집 부리는 바람에 엎어졌다고. ㅋㅋㅋ 근데 거기 참여했던 이름들이 쟁쟁합니다. 만화가 모비우스랑 H.R. 기거. 완성 되었다면 분명히 괴작이었겠지만 시각적으로는 분명히 강렬한 영화가 되었을 텐데, 아쉽기도 하네요.

 덤으로 감독님은 1929년생이신데 아직 살아 계세요. 근데 아드님은 2022년에 돌아가셨군요. 흠... 명복을 빕니다. 



 ++++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지역색이 강렬한 환상적인 장면들 때문인지 에밀 쿠스트리차 영화들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뭐 하나 다시 볼까... 하고 검색하던 통에 이 쿠스트리차 양반이 멀쩡히 살아서 푸틴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깨네요... 다시 안 보는 걸로. ㅋ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엄마를 보고 정신 병원에서 탈출한 주인공은 팔이 없는 엄마의 등 뒤에 찰싹 붙어서 엄마의 팔을 대신하며 춤도 추고 마임도 하고 피아노도 연주하고 등등등... 을 하는 퍼포먼스로 공연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서커스단에서 함께 했던 광대들, 소인증 친구도 만나서 잘 사는데요. 문제는 엄마가 아들을 완전히 자신의 '수족'처럼 대한다는 겁니다. 엄청 압박하고 잔소리하고 수시로 폭언을 쏟아 부으며 괴롭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들이 어떤 여성에게 성적으로 끌릴 때마다 그 여자를 살해하도록 명령합니다. 그럼 아들은 시키는대로 하구요. 네, '싸이코'죠. ㅋㅋ 첫 살인 장면은 이건 대놓고 오마주인가? 싶을 정도로 비슷하기도 해요. 그리고 이게 정말 '싸이코'라면 이야기의 결말 또한 정해져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암튼 그 와중에 주인공이 길거리에서 성매매 여성 하나를 발견하는데, 그게 바로 아빠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바람을 피웠던 서커스단 여자였어요. 찾아가서 잔혹하게 죽이구요. 근데 이 여자가 하필 주인공의 첫사랑 소녀를 서커스단에서 데려가서 키우고, 갸한테 성매매를 강요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보호자(겸 가해자)가 사라져 버린 소녀는 거리를 헤매다가 주인공의 존재를 깨닫고 수소문해서 그의 집을 찾아갑니다.


 방금 또 다른 여성을 살해하고, 그동안 묻어 둔 수십 명의 피해자들 곁에 그 시신을 묻다가 그 시신들이 모두 일어나 자신을 저주하는 환상에 시달리고 집에 들어 온 주인공은 소녀를 만나구요. 당연히 수년간 마음에 묻어 두었던 사랑이 불타오르는데, 당연히 엄마는 소녀를 죽이라고 지시합니다. 그래서 양손에 칼을 들고 소녀에게 덤비들던 주인공은 그걸 피하지도 않고 그냥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보이는 소녀 앞에서 필사의 내적 사투를 벌이다가... 결국 소녀가 아닌 엄마를 칼로 찔러 버려요. 그러자 엄마는 깔깔대고 비웃으며 "이런다고 니가 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난 언제나 니 마음 속에 있다고!!!" 라고 외치며... 사라집니다. 네, 환영이었던 거죠. 엄마는 사실 아빠에게 양팔을 잘렸을 때 이미 죽었습니다. 이것 또한 '싸이코' 느낌이. ㅋㅋ


 그래서 엄마는 사라졌구요. 어릿광대들이 몰려와서 엄마(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인형)를 불로 태우고요. 그러고나니 어릿광대들도 웃으며 사라지구요. 마지막으로 소인증 절친도 작별을 고하며 사라집니다. 다행히도 소녀는 안 사라지네요. 얘만 유일한 현실이었던 거에요.


 그때 집안의 난장통을 발견한 옆집 여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집 밖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투항하라고 소리를 지르구요. 주인공은 소녀와 함께 밖으로 걸어 나갑니다. 그리고 그때 경찰이 "니 양손을 높이 들어라!" 라고 외치자 시키는대로 하고는 감격에 찬 표정으로 "내 손! 내 손을 되찾았어!!!" 라며 행복해하는 주인공과 소녀의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이거슨 더 파워 오브 럽...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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