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5 03:24
0.
방금 TV에서 해 준 <유령작가>를 봤습니다. 어머니가 안 주무시고 TV채널을 돌려대시길래 <7급공무원> 재미있다고, (마침 나도 안 봤다고) 그거 보자고 했는데, 휑 하니 돌리시다가 이완 맥그리거 나오는 유령작가 화면을 보시자마자 '이거 보자' 하고 멈추시더군요. 덕분에 저도 얻어 걸려서 잘 봤어요.
1.
처음에 킴 캐드럴을 못 알아봐서 '사만다 맞나? 아닌가?' 오락 가락 했어요. 후반부 가서야 '맞군..그 얼굴이야..' 싶었죠. 영화 내내 입고 나오는 의상들이 멋지던걸요. 특히 중간에 입었던, 하얀 니트에 하얀 가디건에 느슨한 팬슬스커트..
2.
올리비아 윌리엄스도 멋졌어요. 중간에 이완 맥그리거 잡아먹기 전(-,.-) 입고 있던 붉은 와인 색 상의와, 잔잔한 하트가 연결된 얌전한 목걸이도 좋았고요. 그런 목걸이 어디서 살까..
3.
영화가 끝나고 어머니 평..
'<새> 찍은 감독 이름 뭐지? 응 맞다 히치콕. 꼭 히치콕 영화 같네. 분위기 참 잘 잡았네...'
저희 어머니는 영화는 그닥 안 좋아하시거든요. 아버지가 워낙 영화관 나들이를 즐기셔서 억지로 끌려다니시며 유명한 영화는 다 보시긴 하지만, 원래 인간극장류나, 오늘 MBC에서 한 '그들만의 천국' 같은, 인간미 진하게 풍기는 다큐멘터리를 선호하시는 편이에요. 그런데 <유령작가>는 재미있게 보셨나봐요. 로만폴란스키 감독 이름이 뜨자 '역시 유명한 감독이라 잘 만드는구만..' 하시더군요. 이완 맥그리거도 흐뭇하셨나봐요. "잘 생겨서 영화 내내 덜덜 떨더니 *&*&^*&%*&%*& 하는구나' (마지막 스포일러;).. " 하시더군요.
4.
더빙이 나뻤다는 이야기는 아닌데 (괜찮았어요.), 대사들이 간결, 냉냉 하면서도 비꼬는 부분도 종종 있고 우아한 것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영어로 들어보고 싶었어요. 영화에 좀 더 빠져서 볼 수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5.
엔딩크레딧 원작 소설란에 <유령>이라고 뜨길래, 그 제목으로 검색했는데 안 나오더군요. 듀나님 리뷰 보고 나서야 <고스트라이터>라고 번역된걸 알았어요. 읽어볼까 말까 하다가 그냥 포기. 대신, 좋은 소설을 영화로 잘 옮긴 몇몇 영화들 (보통은 제가 다 무시하고 안 보는 종류들이에요;;)을 하나 둘 찾아보기 시작하는 쪽으로 방향을 결정. 지금 막 생각나는건 <더 리더>나, <어톤먼트> 등등이네요. <더 로드>는 영화 평이 그냥 그런데다가 집에 책이 있기도 해서 그냥 책으로 읽으려고요..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것들 있으면 대 환영..어지간한 것들은 다 안 봤어요.)
6.
'대필작가'에 대한 짧은 대사들이 가슴에 남아요. 하필 이 영화에서는 여자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언급 되더군요.
(총리 부인과) "정치가가 되고 싶지 않았나요?' "그러는 당신은, 진짜 작가가 되고 싶지 않나요?"
(아멜리아 비서와) "보통 (대필작가는 자서전 출간 기념회에) 초대받지 못하거든요. 창피한 존재죠. 일종의 숨어있는 여자친구라고나.." (아멜리에의 굳은 표정) "아..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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