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2011.02.14 12:34

에이프릴 조회 수:1517

미국에 와서 처음 맞이하는 발렌타인 데이 입니다.

 

전 쬬코렛 주고 그런거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전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할로윈때 다 못 판 재고를 정리하는 날이더군요.

 

일단, 아들래미 학교에서 발렌타인 파티를 한다며 크리스피크림에서 파는 발렌타인스페셜 도넛을 공수하랍니다.

24개에 15달러. 가격이야 소소한데 문제는 도넛을 주문하기 위해 30분간 줄을 서야만 했다는 거지요. 모두들 같은 품목을 주문하더이다. 저 내일 이거 픽업할수 있는거죠....

 

두번째는 잊지말고 발렌타인을 보내랍니다.

그게 뭐꼬?했더니 친구들끼리 서로서로 사탕 쪼코렛에 누구누구가 라고 써서 교환하는 거랍니다.

개당가격이야 1달러 내외이지만 18개를 사니 그도 약간 억울한데

하트에 이름까지 쓰려니  웃기네요.

 

맘같아선 할로윈때 다 못 먹은 사탕을 보내고 싶지만

할로윈껀  몽땅 주황색이고  발렌타인은 분홍이어야하니 어쩔 수 없이 또 사야 합니다.

이거  소비생활을 촉진코자 하는 음모입니다.

 

아이들 뿐이 아닙니다.

산보하다 걸려서 예의상 방문해야 했던  앞집 아줌마가

어제 발렌타인 기념으로 부부가 얼마나 멋진 밤을 모냈는지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합니다.

 

아... 발렌타인 파티에 참석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부부생활이 아니구요.

 

사진을 보니 빨간색 실크 드레스를 입고  큐빅 박힌 새틴구두를 신고

밤새도록 남편과 볼륨댄스도 추고 술도 마신 듯 합니다.

게다가 어제는 이 지역 유지들의 16세 따님들의 사교계 데뷔 ( 진짜 데뷔 라고 하더군요 ) 날이라며서

하얀 드레스에 꽃장식 머리띠를 한 ( 페이스 샵 선전 때 실땅님이 하고 계셨던 ) 아가씨들 사진을 떼거지로 보여주는데

 

음 나 이거 봤어. 나인틴 센츄리 영화에서 라고 말해 버렸습니다.

 

애니웨이,

전 발렌타인이고 뭐고 샤부샤부에 진판델을 한병 죽 걸친 후

안젤리나 졸리의 원티드를 보며 넋이 빠져있는 아저씨에게

아들을 통해 귓속말을 전했습니다.

" 나 같이 어매이징한 여자랑 사니까 좋지?"

 

남편이 흘낏보더니

"술 좀 그만 마셔.  "

 

쬬코렛 그딴거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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