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꽤 오래 혼자 지낸 것 같아요.
문뜩 어제였나.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예전 대화 기록에서 몇년 전 애인과 나눈 메신저 기록이 보여서 읽어봤어요.
제가 아닌것 같은 대화들. 저렇게 애교도 많고 자연스럽게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싶었죠.
지금의 저는 나이가 들어서 변한건지, 푸석하고 재미 없는 사람이 된건지...
너무 다른 모습에 스스로 놀랐어요. 자기도 모르게 사람은 변하는게 맞나봐요.
2.
지금 만나는 사람은 예의를 갖추고 알던 관계에서 조금은 갑작스럽게 사귀게 되었어요.
그 전에도 대화를 많이 나눈 편이긴 하지만 새롭고 신기하긴 해요.
연애를 하면 완전히 변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상담일 수도 있고.. 여튼 스킨쉽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요.
애인님도 저도 결혼 얘기가 오갈 나이의 연애고 서로 어떤 연애를 해왔는지 대충 아는 상태예요.
옆에 있었던 사람과 진지하게 깊게 연애를 해본 사람들이죠.
그럼에도?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커플은 스킨쉽이 없어요. 아니 참고있다는 게 맞는 말이겠네요.
일단 정신적인 교감과 대화를 더 나누고 싶다는 부분은 동의하지만
매일 보는 커플이고(사내..) 가장 가까이서 일하고, 퇴근할때는 둘만 남아 일할때도 많은데 아직 손도 잡지 않는건 솔직히 자연스럽진 못하죠.
서로 아직 그럴만한 감정이 충분하지 않은것도 아니고요.
애인님은 "우리 천천히 연애해요. 시간 많으니까" 라고 얘기를 했지만
반대로 시시때때로 만지고 싶어서 힘들었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해요. 쿡쿡 찔러보고 싶다고..=_=..
오늘도 책을 읽다가 문뜩 "애인님 무릎베고 읽으면 더 행복할것 같아요" 같은 이야기를 했더니 "좋죠. 하지만 아직은 안되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어쩌자는 걸까요. 이 사람은.... 생각을 알 수가 없어요.
다음에 상황이 되면 그 놈의 손! 그냥 제가 잡아버리려고요.
3.
하지만 너무 행복해요.
이제 저도 듀게의 솔로 부대에서 탈출하고, 염장글 대열에 오를 수 있겠군요.
애인님이 말로 감동주기의 대가 이시거든요! 에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