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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 (Baal) 이란 신이 있습니다. 고대 가나안 지역에서 숭배하던 종교의 주신인데, 이 신은 비와 풍요의 신으로 추앙받았습니다. 아시겠지만 봄


에 비가 안오면 농사를 짓지 못하기 때문에 비의 신으로 받들게 된거죠. 이 신에 관련된 신화가 흥미로운데, 원래 다신교인 가나안에서 주신은 엘


(El)이었습니다. 주신의 자리를 넘보던 신이 있었는데 그 신이 얌 (Yam)이란 바다의 신이었고 그를 통제할 능력이 없는 엘은 무기력해던 차에 비


의 신인 바알이 엘과 계약을 맺습니다. '얌을 물리치면 주신의 자리를 자신에게 양보한다'는 것이죠. 그 계약아래 두 신은 싸웠고 바알신이 얌을


물리칩니다. 고대 가나안인은 그렇게 폭풍우를 해석했죠. 이렇게 주신의 자리에 올라온 바알은 비와 풍요를 관장하며 가나안의 원주민들은 그를


숭배하면서 농사를 짓습니다. 그런데 본래 유목민이었던 히브리인이 스며들어오면서 농사에 대해 하나도 몰랐던 그들은 가나안인들의 농사법을


배우면서 바알 숭배 역시 따라 배웁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숭배하던 야훼와 바알이 뒤섞이는 종교혼합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은 민간에서


만 전해진 것이 아닙니다. 왕국이 성립되고 외교적인 이유로 다른 나라 공주와 결혼하면서 궁중에서도 이런 다른신의 숭배가 횡행하게 되죠. 문제


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이 종교가 들어오면서 그 종교의 이념도 같이 들어옵니다. 본래 이스라엘의 야훼 숭배는 '토지는 신의 것'이라서


함부로 남에게 매매하거나 양도하는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땅은 상속만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가나안의 바알 숭배에선 '토지는 사유물'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갈등은 '나봇의 포도원' 사건에서 폭발합니다. 전통때문에 탐나는 포도밭을 가지지 못하자 가나안에서 온 왕비가 음모를


꾸며 포도밭을 빼앗죠. 이 사건은 이후 아합왕이 죽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이뿐 아니라 구약성서의 한 줄기는 꾸준히 바알신의 전횡과 그것을 지


키려는 소수의 야훼숭배자들의 싸움 이라고 봐도 큰 오류는 아닙니다. 과격하게 본다면 '시장과 이윤'을 앞세운 바알에 맞서서 '공공의 행복'을 우


직하게 지킨 야훼 숭배자들의 싸움이라고 해도 될까 모르겠습니다.  


왜 바알과 야훼의 이야기를 꺼내느냐 하면 오늘 할 이야기와 밀접하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의 1~15장까지 아브라함이 등장하기 전까지를 흔히 원


역사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카인과 아벨입니다. 카인과 아벨은 아담의 자식입니다. 카인은 농부이고 아벨은 목동


인데, 야훼는 아벨의 제사만 받고 카인의 것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뭐 여기에서 해석은 다양하게 나옵니다. 저는 이 것에 대해서 카인은 바알을


숭배하기 시작한 히브리인들 아벨은 마지막 까지 전통을 지킨 히브리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결국 둘의 갈등 끝에 바알을 숭배하는 히브리인


들이 주류가 되버렸지만 이후 남북 왕국이 모두 멸망하고 그들이 성서를 편찬할 당시 이 사건은 그들의 고백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사건을


기록하면서 그 사건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다시 돌이켜 살펴보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목민인 히브리인에겐 바알의 유혹은 엄청난 도전이었


습니다. 구약성경에서도 보면 왕들이 등장할때는 보란듯이 바알 숭배자들을 몰살시키고 그들을 숭배하는 우상들을 부수면서 호기롭게 출발하지


만 이후엔 자신도 똑같은 길을 걷게 되는 걸 봤을때.. 습관성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현실에서 그 당시를 바라볼때 야훼


의 권능을 모욕했다고 하지만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부분도 있기도 하구요. 저는 사실 당시 우상숭배를 한 사람들 


처지가 인간적으로 이해가 갑니다. (신앙적으로는 이해 못하지만요) 당시까지 야훼는 '산신'이었습니다. 신은 산에서 나타나고 산에서 있는 신


이었지 이 신이 산 이외의 장소에서 활약을 했단 이야기는 없습니다. 심지어 북이스라엘 왕국과 아람왕국의 전쟁에서 아람군대는 '저들의 신이 산


신이니 평지에선 우리가 이긴다'라고 주장해 평지에서 싸움을 걸었다가 참패를 당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적국에서 그랬을 텐데 당시 그 신을 숭


배하던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구요. 이후 전지전능이란 것은 전쟁에서 나라가 망하고 포로가 되고 그 과정에서 신과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어거지로 갖다 붙였다는 의미가 아니라. 신에 대해 좀더 고민하고 그의 역할과 자신의 관계에 대


해 고민하면서 나온 개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주장 자체가 억지라고 생각하실 분들 많으실듯 한데요. 사무엘서를 읽어보시면 거긴 천국과


지옥이 없습니다. 그냥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서 산다고 생각했죠. 이후 신약성서에 가서 천국 지옥이 등장한다는 것을 조금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


습니다. 따라서 저는 오류 하나를 지적하면서 이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우린 이미 구약성서 창세기에서 부터 야훼 숭배가 하나의 종교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종교는 그후로도 1천년간 그들의 현실에 대


한 고민과 갈등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하며 신을 체험하면서 만들어진 형태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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