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易中天) 선생의 책 얘깁니다.

삼국지강의(品三國) 시리즈를 읽고 ㅡ 어떤 의미로는 도올의 저작보다 더 쉽고 재밌더군요 ㅡ 국내에도

이 양반의 이런저런 강의 시리즈가 많이 번역되어서 요 몇 달간 도서관에서 빌려다 계속 읽었더랬죠.


그 중 가장 최근에 나온 게 독성기(讀城記) 입니다.

이 교수의 최근 저작들이 중국인과 중국문화의 의식구조에 대해서 쓴 게 많더군요.

제국을 논하다, 중국인을 논하다, 중국남자와 중국여자 등등.... 


(마침, 제 자신이 중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의식구조? 뭐 그런 쪽에 꽂혀 있습니다. 

작년에 베이징에 놀러갔다가 흥미를 갖게 됐죠. 특히나 제 스스로가 지리학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문화생태학이니 이런 쪽으로 많이 찾습니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읽었던

머릿속에 있던 고전이나 문학의 요소들이, 실제 보고들은 체험에 의해 한번에 링크되어

재해석"되는 걸 느끼고서는 "아... 이래서 인문학 쪽 사람들이 현장답사를 가는구나" 

싶더군요. (국문과 대학원에서 답사를 왜 가나 궁금했던 1인)



여튼 독성기 또한 그런 담론을 중국인 학자의 시각에서 읽을 수 있지 않겠나... 하고

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꽤 스테레오타입을 많이 적어놨더군요.

물론 나름대로의 근거들은 있고, 그 내용들이 이 교수 자신의 시각이 아니라 

현재 중국에 저런 담론들이 존재한다. 라는 부분입니다만...

(베이징 사람들은 어떻다. 상하이 사람들은 저떻다. 이런 식)

확실한 건 한국 같았으면 지역감정 논쟁에 당장 걸려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어쨌거나

중국 현대사회를 중국인 학자(그것도 꽤 이름을 날린)의 시각이라는 거울을 통해 비춰볼 수 있어서

재밌긴 합니다.



덧.

독성기에 나온 몇 가지 사례는

베이징 사람들은 콧대가 높고 호방함에 허세도 잘 부리며 뭐든지 거대하다.

상하이는 모든 중국인들이 그 생활을 선망하지만 베이징과 달리 롤모델은 아니며

상하이탄 같은 것은 대개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통 상하이 사람들은 좀 쩨쩨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베이징의 관료적이고 거만한

행태에 비해 비교적 개인주의가 확립되어 있는데 아마 상업화 전통땜에 그렇지 싶다.

(재밌는 건 부산사람들이 상하이의 특성과 상당히 많이 닮아 있습니다. 예컨대 

부산에선 결혼할 때 예단 대신 돈보따리를 직접 들고 가는 경우가 왕왕 있죠.)


뭐 이런 식으로 베이징, 상하이, 샤먼, 선전, 광저우, 청두, 우한에 대해 쭉 써놨는데 재미는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6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하는데 방해돼) new 상수 2024.04.27 51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1] new 메피스토 2024.04.27 108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new catgotmy 2024.04.26 51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new underground 2024.04.26 67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new catgotmy 2024.04.26 102
126076 프레임드 #777 [1] new Lunagazer 2024.04.26 27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1] update 산호초2010 2024.04.26 143
126074 한화 이글스는 daviddain 2024.04.26 74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ND 2024.04.26 251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update catgotmy 2024.04.26 218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update 로이배티 2024.04.25 331
126070 에피소드 #8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9 프레임드 #77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1] soboo 2024.04.25 729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46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91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상수 2024.04.25 279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Sonny 2024.04.25 1169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28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20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