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개고기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와닿지 않는 건, 그 논리가 항상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반려동물인, 이렇게 귀엽고 똑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개를 먹을 수 있어"라는 감정적 거부감이 깔려있죠.

당장 아래 누가 올려 주신 개고기 합법화 반대의 논리만 봐도 그렇잖아요.

'여러 단체'에서 머리를 맞대고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하고 글을 썼을 텐데도 불구하고 근거가 저렇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건 개인이 행동을 판단하는 데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감정을 근거로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죠.



닭, 돼지는 되고 개는 안된다고 하려면 제일 먼저

우리가 먹어도 되는 동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반려동물이기 때문에 먹어서 안된다'는

돼지, 닭은 물론이고 심지어 문어(..)도 애완으로 키우는 사람이 있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지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라는 것도 되지 않죠.

개보다 떨어지는 지능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먹어도 되나요? 라고 말면 억지부린다고 짜증을 내겠죠.

개 중에 지능이 유독 떨어지면 괜찮나요? 돼지도 지능이 상당히 뛰어난데, 개보다 뛰어난 돼지가 나온다면?

'사람과 친하기 때문에'라고 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겠죠.


'육식 자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개까지 먹을 필요 있느냐'는 애초에 개 식용을 반대하는 이야기가 아니죠.

육식이나 동물의 살육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일단 전략적으로 만만한 개부터 막고 보자는 이야기인데

개를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불공평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그나마 인정할 만했던 기준은 바로 '개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안 좋다'라는 거였습니다.

닭, 돼지, 소와 같은 초식동물을 먹는 것과 달리, 먹이 사슬의 위쪽에 위치한 육식 동물을 먹는 건

환경 전체로 봤을 때 여러 모로 비용이 클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 논리를 따르면 참치나 연어와 같은 대형 물고기의 포획부터 금지해야 합니다.

오히려 개는 (식용의 경우) 돼지와 마찬가지로 음식물 쓰레기 사료를 먹여서 키운다는 이야기가 있고

돼지나 소도 동물성 사료를 종종 먹였던 상황이라 개만 금지한다는 건 좀 애매해 보입니다.





현재 개 살육에 대해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

전기 충격 도살이 여전히 잔인한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전압이 너무 낮아서 개가 정신을 잃지 않나요? 개는 돼지나 소보다 전기 충격에 강한가요?

그렇다면 전압을 높여서 해결할 문제이고요.

그래도 안된다면 동물 병원에서 회복이 힘든 개를 안락사시키는 방법을 채용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약물을 이용해 도살하는 경우 먹었을 때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식용개와 애완견 간의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요?

그렇다면 식용개를 한우 관리하듯이 관리하면 됩니다.

식용으로 처음 나왔을 때 RFID 부착하고, 도살할 때 및 여러 유통 단계에서 확인하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 비용이 급증하게 될 텐데, 그러면 개고기 가격이 올라가거나 개 도살장이 문을 닫겠죠.

개고기가 싫다면 이런 방향으로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동물단체들이 개고기 반대할 시간에

현재 닭, 돼지, 소에 대한 처우부터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각종 레스토랑 체인점에 채식 메뉴 도입을 촉구한다든지요.

채식 연예인을 이용하여 채식을 홍보하는 것도 좋겠지요.




덧.

푸아그라와 개는 다릅니다. 푸아그라는 음식 자체가 동물을 학대해야만 나올 수 있거든요.

EU에서 금지하고 있다고요? 현재 이미 시행되고 있는 곳은 제외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법에 아예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습니다.

Foie gras belongs to the protected cultural and gastronomical heritage of France.

푸아그라는 프랑스의 문화과 음식의, 보호해야 할 유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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