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녀시대글에 목말라 하실분들도 있을것 같아 재미로 써봅니다.



소녀시대라는 프로젝트에대해 나름 평가하자면 각 멤버들의 고만고만한 재능과 매력을 소속사의 기획력으로 최대한 끌어올린 SM최고의 작품이라 봅니다. 

물론 그 모든것의 뒤에는 적절한 타이밍과 운도 따랐지만요.


모든 걸그룹을 통틀어 이만큼 보편적인 남자들의 욕구를 확실히 채워준 걸그룹은 아직까지도 소녀시대외에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텔미의 거대한 성공이후 바뀌어진 가요계판도에 발빠르게 대응한 SM의 기획력이 있었지요. 물론 소녀시대의 큰 성공은 텔미 후 일년반이나 기다려야 했지만요. 


2007년 가을에서 2008년 겨울까지는 가요계는 누구나 알다시피 원더걸스의 시대였습니다. 이들의 성공이 워낙 거대했기에 2009년부터 가요계는 걸그룹위주로 완벽하게 재편성되지요.  


원더걸스의 데뷔와 비슷한시기인 2007년에 데뷔한 소녀시대는 2008년에는 초반기를 제외하고 특별한 활동이 없는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 SM도 소녀시대를 가지고 여러가지 시도를 합니다. 연예프로를 이용한 티파니의 눈웃음 띄우기, 윤아의 일일연속극 주연 등등... 


그 시도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였던건 태연 띄우기였는데, 얻어맞아 걸린 "만약에"의 히트이후 발빠른 "들리나요" 띄우기가 성공을 거두며 태연은 "기존 아이돌과 다른 가창력있는 발라드가수"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킵니다.  여기서 태연이 진짜 가창력이 뛰어난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요팬들과 대중에게 그런 이미지를 심어 주었단것이 중요하죠.  


이미지메이킹의 성공으로인해 태연은 두가지 소득을 얻는데, 첫번째는 아이돌팬들이 갖는 아이돌에대한 환상을 완벽하게 현실로 이루어 내었다는 것이죠.  


아이돌팬들은 항상 우리 오빠 혹은 누나/언니가 자기들만의 팬이 아닌 대중적으로 인정받는 가수가되기를 꿈꿉니다.  심심하면 자기들끼리 하는 "아이돌 가수중 최고의 가창력은 누구인가"놀이등이 그 환타지의 연장이라고 봅니다만....   하여튼 태연은 그걸 해내었죠.  


그러면서도 자기가 진행하는 라디오에서는 "조련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을정도로 틈만나면 귀여운 표정 보이기등의 행동을 적절히 사용하며 아이돌팬들의 "빠심"을 자극하며 자기의 출신이 아이돌이라는것을 잊지 않았다는것을 보여줍니다. 


팬들 앞에서는 빠심을 자극하는 아이돌, 대중앞에서는 가창력있는 발라드 가수, 이 어려운 이미지메이킹을 SM이 이루어내는 순간입니다.


두번째의 소득은 대중적인 인지도이죠. 히트드라마의 주제가를 불렀고, "패떳" "라스"등 흥행 예능프로에서 노래하는 아이돌가수의 이미지를 보이며 기존 매니아들외에 신규 팬들을 끌어모읍니다.



대성공이였던 태연 띄우기와는 반대로 티파니 띄우기는 크게 실패합니다. 초반 띨파니 이미지와 눈웃음, 소소가백의 히트로 상종가를 칠 줄 알았던 티파니는 그 후 소녀시대멤버중 처음으로 공중파 예능고정등을 따내며 승승장구하는듯 했으나 방송적응에 실패하며 퇴출됩니다.  


그후에 게스트로 나온 프로그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실 티파니에게는 눈웃음이 예쁜 단발머리소녀 이미지 외에는 다른 "조련"재료들이 없는것으로 밝혀진데다가, 그 유일한 귀여운 단발머리 소녀이미지마져 스스로 벗어던지며 SM입장에서는 소녀시대의 "계륵"이 되어버립니다.



여하튼 소녀시대는 2008년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2009년 1월 새 싱글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정말 잘 끼운 첫단추인 소녀시대멤버들의 티저포스터가 나옵니다.


이 티저포스터는 동시대 다른 걸그룹과는 또 다른 소녀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데, 그건 바로 과하지 않고 적절한 선을 긋는 섹시+청순의 이미지입니다.  단연코 이제껏 이 두 상반된 요소를 이렇게 잘 표현한 이미지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많은 한국인들의 특징인 "앞으로 점잖은 척하며 뒷꽁무니로 지저분"한 성향에 특히 잘 맞습니다.  한때 딴지일보에서 뜨거웠던 소녀시대 논쟁을 보면 이 속성이 자세히 드러납니다.   어찌보면 상당히 야하지만 전체적으로 욕먹을 만큼 야하지는 않은 그 사이를 SM은 적절히 조절하며 대한민국 가요사에 유래없는 거대한 남성집단으로 이루어진 아이돌팬덤을 만들어 냅니다.


그 이후 소녀시대는 항상 적절한 줄타기를 하며 몇변의 삽질도 잘 막아내고 2세대 아이돌의 아이콘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거대한 인기를 얻고 머리가 커진 소녀시대 멤버들이 계속 SM의 말을 잘 들을것인가 인데, 벌써 조금씩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태연은 자기를 2세대 아이돌의 선봉장으로 만들어준 "환타지 아이돌"의 이미지를 벗고 싶어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태연은 티파니보다는 여러모로 한 수 위라 보기에 막무가내로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여 급한 인기하락까지 경험하지는 않을것 같지만, 정점을 찍은 소녀시대를 SM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것인지 상당히 궁금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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