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9 12:12
- 독일 거주 시절, 서점마다 스티그 라르손 열풍이 불 때에는 꿈쩍않고 지내다가 뒤늦게 소설을 접하고선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더랬습니다. 듀나님의 리뷰대로 쳐내야할 잔가지가 많긴 했지만 놀라운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었죠. 만켈이나 네서 같은 스웨덴 작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면서 잔혹성이나 비극성에선 그 정도가 훨씬 더 강렬하더군요. 어쩌면 원작이 가지고 있는 약간 모자른 듯한 부분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스웨덴판 영화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독일의 ZDF와의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좀 더 짧게 편집된 극장판이 아닌 TV판은 독일 ZDF에 방영되었을 때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했더랬죠. 하긴 이때 시내 곳곳에 방영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당시 포스터의 이미지를 미국판의 오프닝 장면에서도 잠깐 인용하더군요.
- 이야기의 중심을 잡기 위해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많은 가지를 쳤던 스웨덴판과는 달리 미국판은 좀 더 원작에 충실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부분을 많이 살려놨더군요. 하지만 하리엇과 관련된 엔딩은 두 버젼 모두 원작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웨덴판이나 미국판의 각색 모두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판은 좀 더 극적으로 끌고 갈 수 있었을텐데 좀 싱겁더라구요. 아니 저걸 저렇게 터뜨리나.. 싶었어요.
- 미국판의 캐스팅에는 매우 만족합니다. 그리고 핀처의 세련된 연출도 좋았어요. 쓸데없는 멋부리지 않고 죽 끌고 나가더군요.
- 미카엘 블롬키스트가 헨린 벵거의 요청으로 처음 섬에 도착했을 때의 복장과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 다시 왔을 때의 복장이 확연히 다른 부분은 원작을 따라간 디테일인데, 재미있었습니다. 스웨덴에 살다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겨울에는 정말 춥다더군요.
- 리스벳이 언제나 도움을 받는 전문 해커가 'NIN"의 로고가 붙어있는 옷을 입고 있더군요. 영화 음악을 맡은 이가 NIN의 트렌트 레즈너이기 때문일까요?
- 원작자인 스티그 라르손은 분명 앱등이였을 껍니다. ㅠ.ㅠ
서울날씨랑은 비교도 안되게 춥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고립된 곳에서 으슬으슬 떨면서 지내보고 싶기도 하고
이런 느낌을 받은걸 보면 확실히 분위기를 잘 살린 거겠죠?
저도 등장인물마다 들고나오는 맥북의 향연이 낯설었어요 이렇게까지 맥북이다! 맥북!을 대놓고 보여주는 영화를 본적이 없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