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생각이 바뀔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한명숙이나 문재인, 유시민 이런 사람들은 생각이 바뀌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생각이 바뀐 게 아니고 정권이 바뀌어서 그러는 거라는 심증이 더 강하게 듭니다. 최소한 정동영처럼 1년 넘게 몸으로 뛰면서 자신이 바뀐 걸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아무 성찰도 없이 지내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하려고 하면 '나쁜 XXX'라는 말만 반복하니 꼴이 우스워보인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참여정부가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고 할 때 너무나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추진했다는 겁니다. FTA를 예로 들면 형식뿐인 공청회 몇번 하고 그대로 밀어부치려 했죠.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FTA 반대시위하는 시민들에겐 엄동설한에 물대포를 쐈습니다. FTA 반대 광고까지 방송하지 못하게 압력 넣은 건 그토록 칭송하는 '노무현 민주주의'의 백미였죠. 강정마을 문제도 1200여명이나 되는 주민들한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임시총회에 87명 불러다 박수치게 하고 그걸 만장일치로 간주하여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부지로 확정지은 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았죠. 단순히 말바꾸기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비민주적인 행태에 대해서 말이죠. 당시 한명숙 총리는 앞장서서 FTA 반대하는 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시민단체에 보조금 중단을 선언하면서 위협했습니다. 지금 이명박의 민주주의 파괴를 말하고 있는 친노 인사 누구도 그 당시의 비민주주의적인 밀어부치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민주당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점에 있어서 누구도 반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에요. 언제라도 이 사람들은 이명박의 물대포는 '나쁜 물대포', 우리 물대포는 '착한 물대포'라고 말할 사람들이라는 거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을 지낸 조기숙은 어제 트위터에서 누군가 강정마을과 대추리를 비교하며 대추리의 강제진압에 대해 말하자 "시위대가 강정처럼 평화시위를 했는데도 그리했"냐며 되묻더군요. 조기숙이 친노 인사 가운데 가장 저열한 수준인 건 잘 알고 있지만 노무현 주위에는 항상 이런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죠. 당시에 FTA 반대하고 물대포 맞았던 사람으로서 한명숙이 과연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묻고 싶습니다. 다시 정권 잡으면 안 그럴 건지도 묻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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