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어릴 때 좋아하곤 했던 과자 종합선물세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본 영화는 어느 정도 재미있게 봤지만, 별다른 시너지가 없는 가운데 늘어진 감이 없지 않으니 계산을 간단히 하겠습니다. 아이언 맨 영화 두 편에 별 두 개 반을 주었고, [헐크]는 별 세 개, [인크레디블 헐크]는 별 두 개 반, [토르]는 별 두 개, 그리고 [퍼스트 어벤져]에게 별 세 개를 주었으니 대략 평균 2.6이 되니 본 영화에 별 두 개 반을 주겠습니다. 이 영화들에 대해 다른 의견들을 가지고 계시다면, 보시기 전에 직접 계산하시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1/2)




[은교]

영화 내용을 들을 때 별로 볼 생각이 안 났었지만, [은교]는 이야기 상 여러 결점들에도 불구 생각보다 괜찮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박해일을 70대 노인으로 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끼]의 정재영의 연기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고, 캐릭터가 나이 값 못하는 면들이 없지 않으니, 관객들과 함께 몇몇 장면에서 낄낄거리는 동안(영화는 생각보다 유머 감각이 꽤 있는 편입니다 홍상수 영화였다면 더 웃겼을 거예요) 그의 연기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 이야기 내 선정적 요소들을 차분하게 다루는 영화 속 분위기(하지만 절정 근처 섹스 신은 너무 좀 심했습니다), 그리고 화면 안에서 순진한 매력을 자연스럽게 발산하는 김고은의 연기를 좋아했습니다. (***)




[아르마딜로]

덴마크 다큐멘터리 영화 [아르마딜로]는 같은 소재를 다룬 두 유명 다큐멘터리들인 [레스트레포][Hell and Back Again]과 함께 나란히 자리를 같이 할 자격이 있습니다. 후자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된 미국 군인들의 모습을 포착했다면 전자는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된 덴마크 군인들을 보여줍니다. 덴마크를 떠나 낯선 장소에서 도착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그들 모습을 보면 다른 두 다큐멘터리들에서 본 장면들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은 그리 잘 안 되서 답답한 가운데, 할 일 없이 무료한 것 같아도 갑자기 어디서 총알들이 날아올 수도 있습니다. 극영화 기법에 가깝게 만든 장면들에서 거슬린 면이 없진 않지만, 전투 장면들엔 거친 생동감이 있습니다. (***1/2)

 


[키홀]

  지난 일요일에 잠시 전주에 내려와서 본 영화를 봤습니다(전주 국제영화제가 열릴 때마다 영화 한 편 보러 잠시 내려오는 일은 이제 연년행사가 되가는 것 같습니다). 2년 전 시카고 여행하고 있을 때 가이 매딘의 [My Winnipeg]를 DVD로 보는 걸로 나른한 일요일 오전을 때운 적이 있었는데, 그 별난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경험은 시카고 여행의 즐거운 순간들 중 하나였고, 그래서 가이 매딘의 신작을 한 번 보기로 결정했지요. 영화를 보는 동안 저는 캐릭터들 중 일부가 유령이거나 아니면 잃어버린 기억들이란 걸 받아들일 수 있었고,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가 가면 갈수록 흐려진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었고, 무성영화 스타일로 빛과 그림자의 쇼를 하는 매딘의 의도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 영화에 흥미로워 하고 재미있어 했음에도 전 중심을 잘 잡지 못했습니다. 뭐, 그래도 전 불만 없이 곧바로 버스를 타고 유성으로 돌아왔습니다.  (**1/2) 




[Phunny Business: A Black Comedy]

올해 Ebertfest에 소개되기도 한 [Phunny Business: A Black Comedy]는 시카고에 있었던 한 코미디 클럽의 흥망성쇠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크리스 가드너 밑에서 일하고 있던 증권 거래인 레이먼드 C. 램버트는 LA의 코미디 클럽을 방문한 계기로 한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흑인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따로 소개되곤 했는데, 램버트는 아예 그들을 위한 장소를 시카고에 마련하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그는 좋은 직장도 관두고(그래서 그를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가드너를 약간 실망시켰었지요) All Jokes Aside라고 이름 붙여진 코미디 클럽의 공동 소유주로써 활동하기 시작했고, 곧 이곳은 제이미 폭스, 모니크, 버니 맥, 세드릭 더 엔터테이너, 마이크 엡스, 셰릴 언더우드, 데이브 채펠 등의 유명 흑인 연예인들의 초기 경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초기 활동 모습들을 더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재미있게 얘기해준다 점에서 추천할 만합니다. (***)

 



[백설공주]

타셈 싱의 [백설공주]는 일단은 멋진 볼거리입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이시오카 에이코의 화려한 의상들과 유려한 세트들은 훌륭한 가운데 시각적으로 근사한 순간들도 있었고, 배우들도 보기 좋게 나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현대적 요소들을 섞은 동화 이야기를 얌전하게 하다 보니 별다른 긴장감이 나오지 않고 늘어진 감이 듭니다. 릴리 콜린스, 줄리아 로버츠, 아미 해머야 할 일은 다하고 이들 연기들도 보기 재미있지만 세 배우들 간의 상호 작용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고요. 적어도, 제 주위를 가득 매운 어린 관객들은 재미있게 봤고 저도 그렇게 크게 지루해 하지 않으면서 간간히 낄낄거렸습니다. (**1/2)




[다크 섀도우]

[백설공주]에 이어 그 다음 주에 본 [다크 섀도우]도 전자와 비슷한 장점들과 단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셈 싱이 그러듯이, 시각적으로 허접한 영화를 만드는 게 거의 불가능한 감독 팀 버튼의 신작인 본 영화도 이야기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중심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가운데 방향을 잃다가 얼렁뚱땅 결말을 맺어버리고, 그 와중에서 좋은 배우들이 캐릭터들과 함께 낭비됩니다. 18세기 고딕 뱀파이어와 1970년대 미국 문화의 충돌에서 나오는 코미디도 그리 좋지 않은 편이긴 하지만, 적어도 조니 뎁과 에바 그린은 낄낄거릴 수 있는 순간들을 여럿이 제공하고 누가 팀 버튼의 영화가 아니랄 까봐 제 두 눈들을 실망시키지는 않았습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습니다. (**1/2)




[램파트]

[메신저]의 감독 오렌 모버만의 신작 [램파트]는 겉보기엔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1999LA를 무대로 영화는 경찰관 데이브 브라운의 일상에 집중하는데, 척 보기만 해도 그는 그다지 모범 경찰관은 아닙니다. LA를 무대로 한 다른 영화들과 TV 시리즈들에서 우리가 참 많이도 접한 부패하고 폭력적인 LA 경찰관이지요. 최근에 그가 빠지게 된 곤경과 같은 일들을 전에도 수도 없이 겪어 본 듯하니 브라운은 이번에도 잘 빠져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영화는 그를 익숙한 줄거리에 밀어붙이기 보다는 그의 피곤하고 엉망인 일상에 주목하고 그러니 영화는 [트레이닝 데이]보다는 [악질 형사]에 가까운 캐릭터 드라마로 다가옵니다. 별로 정이 안 가는 휘발성 주인공으로써 우디 해럴슨은 강렬한 연기로 영화를 이끌어가고, 그를 둘러싼 조연들도 볼만 합니다. (***)


 


[파리아]

브룩클린에 사는 10대 소녀 알리케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지 않지만, 그녀의 인생은 좀 복잡합니다. 학교에선 공부도 잘하고 문학적 재능도 있으니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할 만하지만 그녀는 아직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 상태이지요. 기회가 있으면 밖에서 그녀의 친한 레즈비언 친구 로라와 함께 레즈비언 클럽으로 놀러가지만 아직까지 진지한 관계를 가질 상대를 찾지 못하고 있고, 집안에서는 딸의 평상시 옷차림을 거슬려 하는 어머니의 오드리가 보통 여자처럼 차려입고 행동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로라를 별로 안 좋아하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또래 친구로 소개해준 비나에게 그녀는 어떤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지요. 본 영화의 줄거리는 상당히 익숙하고 보편적이기 까지도 한 퀴어 성장 드라마이지만, 자신의 자전적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이 데뷔작에서 감독 디 리즈는 미국 흑인 기독교 중산층 가정이란 특수한 환경 그리고 그 속에서 성적 소수자가 겪는 일상적 고민과 고난을 섬세하게 그려나갑니다. 후반부에서 이야기가 약간 덜컹거리는 면이 있지만, 주연배우 아데페로 오두예를 비롯한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이를 많이 보완해 줍니다. (***)

 



[돈의 맛]

임상수 감독의 신작 [돈의 맛]은 보기 전부터 그의 전작 [하녀]가 연상되는 구석이 있었고 영화 보는 동안 내내 그랬습니다. 단지 이번엔 뒤에서 이죽거려대는 게 더 노골적일 따름이니, [하녀]는 본 영화를 위한 몸 풀기 운동이었는가 싶었습니다. 덤덤하게 진행되는 동안 웃기는 순간들이 간간히 있었고 그 으리으리한 세트들은 좋은 볼거리였고, 백윤식과 윤여정의 연기도 볼 만했습니다. 돈이 넘쳐나는 이 캐릭터들을 좀 더 확실하게 야려대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 가운데, 결말은 잘 먹히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무슨 영화를 기대해야 할지 알고 가시는 한에서 말입니다. (***)



[레이드: 퍼스트 어택]

[레이드: 퍼스트 어택]의 줄거리는 설정만 얘기해도 다 설명됩니다. 20명 정도의 인도네시아 경찰 특수부대원들이 마약갱단 조직의 은거지인 30층 건물에 쳐들어갔다가 포위된 상황에 빠지고, 살아서 빠져 나가기 위해 이들은 온갖 사투를 벌입니다. 이 단순한 설정을 가지고 영화는 상영 시간 대부분을 총격전 혹은 무술 액션 장면들로 몰아붙여대고,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로 광폭하게 달려가니 인상적이었지만, 전 여전히 이야기와 캐릭터의 허술함이 맘에 걸렸고(수많은 단역들로 꽉꽉 찬 엔드 크레딧을 보면서 전 속으로 재미있어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 속 살육극에 덤덤해지면서 이걸 격렬한 무술 발레로 봐야 할지 아니면 공허한 폭력 살인 쇼로 봐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듣자하니 속편을 만들 것이라고 하는데, 그 때는 이야기가 좀 더 좋았으면 합니다. (**1/2)

 


 [내 아내의 모든 것]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때 전 정인을 정말 짜증나는 캐릭터로 봤고 불평거리가 보이기만 하면 땍땍거리는 그녀와 10분 같이 있는 것마저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는 이 캐릭터를 잘 다루면서 코미디를 연달아 날리기 때문에 그녀 때문에 인생이 피곤한 남편 두현이 안됐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관객들과 전 낄낄거렸습니다. 드센 그녀 앞에서 이혼 얘기도 꺼내기도 힘든 두현은 우연히 옆집에 수많은 여성들을 울려먹었다는 한국판 카사노바 성기가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그는 아내를 떨쳐내기 위해 성기를 고용하고, 그리하여 우린 성기를 맡은 류승룡이 코미디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모습을 즐겁게 감상하게 됩니다. 임수정도 서서히 호감이 들기 시작하는 정인으로써 좋은 가운데, 이들 사이에서 이선균도 여러 재미난 순간들을 선사합니다(그런데 왜 이리 [화차]에서의 징징거리는 연기와 겹칠까요?). 이러니 후반부에서 상대적으로 진지해져 가면서 에너지가 팍 줄고 결말도 엉성하니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많이 웃으면서 봤고 바로 전에 봤던 [레이드: 퍼스트 어택]의 찜찜함은 금방 사라졌습니다. (***)



[코리올라누스]

셰익스피어 연극의 현대적 재해석을 시도한 영화들이 꽤 많이 있어왔으니 [코리올라누스]는 그리 놀랄 것은 아니지만, 셰익스피어의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을 현대로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흥미로운 구석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전히 배경은 로마라고 불리는 장소이지만, 연극 속의 칼과 창의 전쟁은 총과 탱크의 전쟁으로 바뀌었고, 작품 속 대사들 일부가 뉴스를 통해 전달되는 재미있는 광경이 나오기도 합니다. 전쟁 액션과 셰익스피어의 결합이 완전히 성공적이진 않지만(현대 군인들이 로마 시대 군인들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니 그럴 만하지요), 본 작품으로 감독 데뷔한 레이프 파인즈는 못 말리는 옹고집 파시스트 장군 역으로써 훌륭하고,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제시카 차스테인, 제라드 버틀러, 브라이언 콕스, 제임스 네스빗 등의 조연배우들이 셰익스피어 대사들을 읊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

 




[헤드헌터]

  국내에서도 소개된 요 네스뵈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헤드헌터]의 주인공 로게르 브론의 공식 직업은 회사들에 필요한 인재들을 찾고 이들을 영입하는 ‘헤드헌터’인데, 그의 공식 직업은 그의 비공식직업에 요긴한 도움이 되어 왔습니다. 그의 손을 거쳐 가는 사람들이 대개 돈이 많은 중역 후보들이고, 따라서 면접 동안 필요한 정보들을 뽑아내어 훔칠 만한 예술품이 집에 있다 싶으면 적절한 때 집에 몰래 들어와 복제품으로 바꿔치기하고 진품은 장물 시장에다 팔아 버리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여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어여쁜 (그리고 168cm인 자신보다 키가 큰) 아내 디아나와의 풍족한 삶을 유지했지만, 아내에게 이것저것 사다주다 보니 돈이 정말 궁해졌고, 그러다 보니 아내를 통해 우연히 소개받은 전직 CEO 클라스 그라베를 만나게 되면서 그는 놓치실 수 없는 기회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한데 그 전직 CEO께선 그리 호락호락 상대가 아니었고 따라서 영화의 후반부는 숨 가쁜 스릴이 넘치는 순간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상황으로 굴러떨어집니다. 그라베와 브론 둘 다 머리 잘 돌아가는 캐릭터들이고, 그러니 온갖 일들이 빵빵 터지는 동안 이 일급 스릴러 영화는 끊임없이 예측불능의 상황을 재치 있으면서도 동시에 탄탄하게 유지하고, 덕분에 제 머리도 캐릭터들의 다음 동작을 예측하느라 팽팽 돌아갔습니다. 이런 게 바로 좋은 스릴러 영화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1/2)


 P.S. 

 영화의 어느 한 순간에서 전 로게에게 제발 몸 좀 씻으라고 하고 소리 지르고 싶을 지경이었지만, 위생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저라도 그와 같은 정신없는 상황에선 그럴 생각이 들 여유가 없겠지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신비의 섬]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별로 안 좋게 봤기 때문에 속편인 본 영화가 국내 개봉될 때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예고편이 꽤 오글오글해서 볼 생각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형편없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 번 기회를 주었는데, 영화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나 캐릭터나 엉성하기 그지없고 영화 속 코미디들이 그리 웃기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실력 있는 배우들이 이런 영화에 나온다는 게 실망스럽긴 하지만 말입니다. 주인공 할아버지로 나오신 마이클 케인 옹이야 온갖 나쁜 영화들과 좋은 영화들에 출연하는 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신 분이시니 놀랄 일이 아니긴 합니다만. (**1/2)  



[머신건 프리처]

  실존 영화 드라마들의 클리셰들 중 하나는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자료 화면으로 실존 인물을 보여 주는 것인데, [머신건 프리처]도 마찬가지로 끝에서 실제 샘 칠더스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를 보는 동안 저는 그가 영화 속 칠더스보다 더 흥미로운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그의 실화가 삼류 소설 급 줄거리라고 해도, 진지한 기독교 드라마와 할리우드 액션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머무는 동안 밋밋한 느낌을 남기는 영화 속 이야기보다는 더 재미있겠지요. (**)



[맨인블랙 3]

  솔직히 말해서, 전 본 영화에 별로 기대한 게 없었습니다. 1편은 재미있었지만, 2편은 같은 농담하면서 주연 캐릭터 다시 귀환시키느라 시간 까먹은 가운데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거든요. 그러기 때문이었는지 [맨인블랙 3]는 예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같은 농담을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농담해대고 있고, 특히 조쉬 브롤린은 젊은 시절의 K 요원로써 정말 근사하게 토미 리 존스 연기를 선사합니다. 이런 좋은 볼거리들을 구경하는 동안 J 요원과 K 요원 간의 관계는 복잡한 고차원 시공간 역학 속에서 더 깊어지고, 그러기 때문에 영화의 소박한 결말은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게 느껴집니다. (***)     


 

[폭풍의 언덕]

 작년에 또 다른 [제인 에어]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이번엔 [폭풍의 언덕]이 다시 만들어졌는데, 일단 본 영화는 도입부에서부터 기존 시대극 드라마와 다른 접근 방식으로 우리 눈을 끕니다. 인디 영화 [피쉬 탱크]로 많은 호평과 비평가 상들을 받았던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는 전작에서 썼던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을 그대로 이 19세기 고딕 로맨스 이야기에 도입시켰고, 그러기 때문에 본 영화를 감상하는 건 가끔 어질어질하지만, 일단 이 시도는 비교적 성공적입니다. 영화는 주연 배우들을 가까이에서 포착하면서 어린 히스클리프와 어린 캐서린 간에 생겨나는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었고, 그런 와중에서 촬영 감독 로비 라이언은 그들을 둘러싼 황량한 풍경을 아름답게 잡아내었습니다. 문제는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여러 면들에서 딸린다는 것인데(솔로몬 그레이브와 섀넌 비어에 비하면 나이를 먹은 캐릭터들을 맡은 제임스 하우슨과 카야 스코델라이오는 덜 흥미롭습니다), 어쨌든 간에 흥미로운 각색물이란 점은 변함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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