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서울에 있는 카레집이라 생각하고 설레는 맘으로 클릭하신 분에겐 죄송하단 말씀을. 경기도 수원입니다. 하지만 서울에야 유명한 집 많으니까요. 비 서울 지역 주민 입장에선 이런 집 하나 찾기가 참으로 힘겨워서... ;ㅅ;

 

 

 

싼 티, 싼 티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입구입니다. 가게 이름도 뭔가 참 정겹죠(?) 가게 문을 열고 발을 들여놓는 순간엔 대략 1초 정도 '그냥 나갈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20평이 될까 말까한 작은 가게에 몇 개 안 되는 테이블이 모두 차 있었는데... 사장님을 제외하곤 한국인이 한 명도 없...;; 테이블을 가득 채운 다양한 피부색의 외국인들이 동시에 쳐다보는데 왠지 나가 버리지 않으면 그 분들에게 미안해 해야할 것 같은 포스가 느껴졌어요. 자세히 보니 한 테이블은 비어 있었는데 일 없이 거기 앉아 계시던 외국인 분께선 옆 테이블의 일행과 떠드시느라 우리가 옆에 앉아도 신경도 안 쓰고 계시더라능;

 

 

한국말을 잘 모르시는 종업원 분과 떠듬떠듬 의사 소통해서 (계속 여기 한국 맞냐는 생각만;) 시킨 'A셋트' 입니다. 보시다시피 카레 3종 셋트에 밥, 난 2장에 야채 샐러드(?)와 요구르트 한 잔. 만 이천원이었습니다. 카레는 나오는 게 정해져 있고 난의 종류만 선택 가능하지요. 나중에 차이를 한 잔 시켰는데 차이 가격은 무려 천원이더군요. 피쳐로 시켜도 되겠다 싶은 가격;

 

 

양고기 카레.

 

 

야채 카레.

 

 

콩 카레(?) 입니다.

 

 

대략 20분 후의 모습.

 

콩 카레가 조금 남아 있는데, 저건 리필의 흔적입니다. 카레가 좀 부족해서 외국인 종업원과 의사 소통의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대뜸 메뉴판을 갖다 주고는 완전 친절한 눈빛으로 뚫어지게 쳐다보고 계시던. orz) 사장님께서 바로 출동하셔서 '뭐든지 필요하면 다 말씀하셈' 이라시더니 5분도 안 되어서 바로 새걸로 교환(...)을 해주시더라구요. 사장님은 한국인 여자분이셨는데, 참 부담스럽지 않게 예의바르시면서도 완전 친절하셔서 감동 받았습니다.

 

음식 맛에 대해선 완전히 문외한이라 그냥 싸다, 비싸다. 맛있다, 맛 없다. 이상의 의견은 내놓지 못 하는 인간이긴 합니다만. 요즘 노라조 노래를 입에 달고 사는 와이프 때문에 서울에서 많이 유명하다 싶은 카레 집 몇 군데는 가 봤는데... 사실 그 집들보다 확실히 낫다고 외칠만한 맛까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확실히 괜찮았습니다. 적어도 강남역에 그득한 영문 모르게 비싼 으리으리 카레집들보단 훨씬 나았어요.

 

먼 길 찾아오실만한 가게까진 아니겠구요. 그냥 수원 시민이면서 카레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 들러 보시길.

다 떠나서 일단 싸잖습니까!!! 적어도 비슷한 정도의 맛을 내는 어지간한 카레집들보다는 훨씬 쌉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말 했듯이, 그 '비슷한 정도의 맛'을 내는 집 자체가 서울을 떠나면 그리 흔하지가 않으니까요.

 

 

2. 화-금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완전히 방전된 체력을 충전하며 이틀간 집에서만 데굴데굴 굴렀더니 평소에 안 보던 예능 프로를 거의 다 봐 버렸네요.

 

 - 세바퀴 : 전 김흥국이 참 싫습니다. 거의 조영남급으로 싫어하는 연예인인데, 이 분에게 촛점을 많이 맞추다 보니 좀 보기 불편했습니다. 처음을 장식했던 실언 퍼레이드 고발 타임에는 좀 고소하기도 하고 좋았는데 그 이후로 띄워주기 모드에 들어간 후 부터가 좀... 하지만 세바퀴는 원래 그런 프로그램이니까요.

 

 제국의 아이들 멤버 둘이 나왔는데 자칭 '남자 한가인' 말고 다른 한 놈 때문에 한참 웃었습니다. 그야말로 병x미가 철철 넘쳐 흐르더군요. 한창 때의 김상혁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괴상한 말투와 어이 없는 대사들에 잠시 넋을 놓았어요. '얘, 우리 리드 보컬이 너지?' 라니... orz

 

 포미닛의 현아가 나오는 부분에선 '이거 분명 인터넷 기사로 뜨고 듀게에도 올라올 듯'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앞쪽 예상만 맞았네요. 듀게엔 제가 올리고 있으니. ^^;

전 사실 어린 아이돌 가수들의 섹시 컨셉을 소비하는 행태에 대해 별다른 불만은 없는 사람입니다만. ('굳이 비난하려면 회사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정도의 입장입니다) 어제 이휘재, 김구라, 조형기 등등의 반응은 확실히 좀 불편하더라구요.

 

 - 런닝맨 : 생각 외로 봐 줄만 했습니다. 구하라님이 나오셨으니까 내용 따윈 중요한 게 아니죠. 유재석 인맥에 기대 보려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포맷도 옛날 옛적의 이런저런 프로들이 생각나게 하는 구석이 많긴 했지만. 설정인 거 뻔히 아는 데 아닌 척 믿어 주며 봐야하는 '자칭 리얼 버라이어티'류와는 다르게 게임으로 풀어나가는 부분이 신선... 할 것 까진 없지만. 그냥 요즘의 대세와는 살짝 다른 느낌이 들어서 나쁘지 않았어요. 특히 지석진이 잔머리 굴리는 걸 보는 재미가 좀 있더라구요. '승부야 어찌되었든 분량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라는 의지가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긴 하지만요. 피디들에게 사랑받겠어요.

 

 - 영웅호걸 : 전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했었는데, '청춘불패'가 참 성공적인 프로로 평가 받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왜 이리 비슷한지. 쪽수만 많지 알맹이가 부실한 출연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유인나가 웃기고 아이유와 지연이 귀여워서(쿨럭;) 그냥저냥 볼만 하더군요. 특히 아이유 팬 분들은 오늘 방송분은 꼭 챙겨 보시길. 보다가 하마터면 팬 될 뻔 했습니다(...)

 

 - 민들레 가족 : 예능은 아니지만. 채널 돌리다 보니 뭔가 막 해결되는 분위기라 잠시 고정해놓고 봤는데, 마지막 회더군요.

 한국 막장 드라마들을 볼 때마다 항상 비슷하게 어이 없는 느낌을 받게 되는 부분이 바로 대단원 부분입니다. 막장 분위기를 황급히 수습하기 위해 급박하게 전개되는 사랑과 화해의 강강수월래.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잡아 죽일 것 같던 사람들이 손 잡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하루 전까지만 해도 천하 제일 인간 쓰레기였던 인간이 갑자기 한 없이 선량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그런 부분 있잖습니까. 오늘 딱 그런 분위기더라구요. -_-;;

 

 다음으로 방송되는 드라마엔 배두나가 나오더군요. 별로 기대는 안 되는데 그래도 1, 2회라도 챙겨봐야 하나 하는 고민이 살짝.

 

 

3. 그냥 끝내려다가, 찍어는 놓았지만 잘 찍히진 않았고, 그럼에도 여기에라도 올리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 데가 없을 것 같은 사진들이 문득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미노 피자는 그냥 포테이토가 진리입니다. 사진은 무섭게-_-나왔지만, 포테이토 피자는 진리에요. 동의해주세...;

 

 

제주 흑돼지도 진리입니다. 사진이 아무리 허접해도 마음으로 그렇게 받아들여 주세요.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똥'돼지란 표현은 안 쓰기로 했었나봐요? 분명 저번에 방문했을 땐 '똥돼지'란 간판을 많이 봤었는데, 싹 사라지고 죄다 흑돼지로 변신.

 

 

돼지 고기 집에서 반찬으로 주셨던 '멜찜' 입니다. 뭔가 했더니 '멸치찜' 이라고...

 

 

생김새로 봐선 꽁치인 것 같은데. 멸치라고 하니 멸치였겠죠. 맛은 좋았습니다.

 

 

 

전설의 '춘자 싸롱'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도 옮기고 이름도 '춘자 멸치 국수'로 바꾸었지만 뭐.

사진이 이 따위인 이유는 제 카메라가 자꾸만 이유 모를 진동 모드-_-로 들어가는 기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맛은 좋았어요. 국물 맛이 엄청 진하더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산 넘고 물 건너 고생고생하여 찾아갈 보람을 느낄 만한 건 아니었구요. 그냥 국물 진하고 맛있는 멸치 국수. 딱 그 정도였습니다... 만. 그 좁아 터진 가게 테이블에 앉아 있던 다른 손님들을 보니 인터넷 덕에 엄청 유명한 가게가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팍팍;

 

 

돔베 고기. 뭔가 엄청 기대하고 갔었는데... 보쌈이더군요? -_-;; 네. 보쌈이었습니다. 냄새 안 나고 부드럽고 맛 있었지만, 어쨌든 그냥 보쌈;

 

 

그래도 관광지에서, 유명한 집인데, 이 정도 차려주고 2인 3만원 받아주니 그냥 감사했을 뿐. 역시 죽어라 찾아갈만한 곳까진 아니고, 그냥 근처에 놀러가셨는데 보쌈이나 한정식스런 밥이 땡기시다면 가볍게 들러주면 좋을 정도.

 

 

 

고기 국수도 먹었습니다. 'ㅅ'/

 

 

 

풍성한 고깃 덩어리 덕에 사진만 봐도 속이 더부룩해지는 느낌(...)

 

 

두 그릇 시키면 그 안에 들어 있는 돼지 고기 양이 어지간한 고깃집 1인분 분량은 훨씬 넘겠더군요. 비슷한 맛의 일본식 라면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5000원입니다)과 고기 양 때문에 한 없이 긍정적인 인상이. 아, 물론 맛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생긴 고깃 덩어리가 마구 들어 있다 보니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어쩔 수 없이 속이 느끼해지더라는;

 

 

 

그래서 두 번째로 갔을 때 제 와이프는 멸치 국수를 시켰습니다. 역시 양이 만만치 않긴 하지만 고기 국수에 비하면 살짝 적은 편이었고 (가격도 500원인가 쌌을 겁니다) 맛은 뭐. 멸치 국물이라 무난하게 깔끔한 맛이었어요. 와이프 말로는 춘자 쪽이 더 맛있었다고 하고. 제 느낌으론 이쪽이 좀 더 흔한 맛이면서 동시에 좀 더 깔끔하단 느낌이었습니다. 아. 위의 국수들은 '올레 국수'에서 먹은 겁니다.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길래 이틀 연속으로, 두 번 갔지요.

 

 

서비스가 좀 시크하긴 했지만 불친절하다 싶을 정돈 아니었고. 어쨌거나 맛이 있었으니 다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격 대비 양도 훌륭했구요. 곱배기가 왜 메뉴에 없는지 납득이 가는 양이라고나 할까요. -_-;

 

 

4. 어느새 일요일 밤이네요. 이제 두 시간만 있으면 월요일. 출근하는 날... 이지만.

어쨌거나 전 방학이고 와이프 휴가도 내일까지라 밤 늦게까지 빈둥빈둥 놀겁니다.

 

아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

 

...죄송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길. (_ _)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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