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0 16:01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저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점심시간 때였던가 졸고 있었는데 우당당탕 소리와 웅성거리는 소리에 깨어났는데
티비 앞에는 애들이 모여있고 화면에는 싸우는 어른들의 모습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라는 자막이 지나가던 기억이 납니다.
탄핵이 가지는 의미를 몰랐고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대부분의 고등학생들과 다를바 없었던 저는 왜 어른들은 저렇게 싸우는걸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만,
그것에 대해 굳이 찾으려 애쓰진 않았어요. 그것은 어른들의 세계의 이야기였고, 그 당시 우리들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았으니까요. .
탄핵 당시 이십대 중후반이었던 형들과 선배들이 굉장히 분노했던 기억이 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그의 행보에 실망해하는 그들의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뭔가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었어요
그건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과 천리안 나우누리 애기를 신나게 하는 형들을 바라보는 느낌과 비슷했었던거 같아요.
이제 제가 그때 그형들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안철수의 대선출마 선언을 봤습니다.
진심이라는 단어가 참 뭉클하게 와닿더라고요.
5년 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명박은 무조건 안돼라는 말만 듣고 차악으로 정동영을 투표하고 제표가 사표가 되는걸 지켜봐야됐던 그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직은 저도 문후보를 뽑게 될지, 안후보를 뽑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남은 20대의 절반을 함께할 대통령이고, 제 첫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기에
한명의 유권자로써 애정을 갖고 지켜볼거 같습니다. 그때 그 형들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