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1 20:18
연애글이 많이 올라오네요.
저도 듀게에 몇번의 연애 상담 글을 올리다가 드디어 떡밥을 거두었다는 마지막 글을 쓴지가 한달이 넘었네요.
그뒤로 한번쯤은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될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사귀어 보니 영 안 맞아서 금방 헤어졌거나 이 남자 여전히 절 너무 힘들게 해서 가슴 아프다거나... 그런 얘기가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네, 사귀어 보니 더 좋습니다.
사랑스럽네요.
말하는게 참 예쁘고, 작은 손도 예쁘고, 수줍게 웃는 얼굴도 예쁩니다.
실은 이 사람과의 연애에 대한 큰 환상이 없었어요. 어쩐지 서로에게 조금은 무심한 연인이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웬걸, 전혀 아니네요. 어느날은 제가 별 시덥잖은 메일을 보내고선 까먹었는데 나중에 보니 답장으로 시가 한편 와있었어요.
제가 평생 누군가에게서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랑시를요. (물론 자작은 아닙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평소에 그런거 닭살이라며 질색 팔색을 떨던 제가, 막상 받으니 엄청 좋네요. 으흐흐
아무튼 그렇습니다.
가끔 뭐하냐고 물으면 나랑 뭐할지 망상 중이라대요.
비오는 날 부침개를 부쳐먹자, 아주 더운 날 선풍기 앞에 누워 오이마사지를 하자, 쉬는 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시체처럼 누워있자.
가을엔 경주에 단풍 구경을 가자, 엘튼 존 내한공연에 다녀오자, 봄엔 동네 꽃놀이를 가자, 여름엔 세부에서 스노클링을 하자.
이런 저런 계획들로 당분간 엄청 바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