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9 00:25
1.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를 했어요
머리카락의 전체적인 형태를 잡아주고자 살짝 펌을 했는데
제가 딱 원하던 모양 그대로 나왔어요
현대인의 오복 중 하나가 좋은 미용사를 만나는 거라는 것쯤은 다들 아시죠?
저는 오복 중 하나를 거머쥔 남자
생각해보면 이 분을 만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미용사들을 거쳐가며 삽질을 했던지 ㅠㅠ
이 헤어디자이너 분에게만큼은 '선생님'이라는 칭호를 붙이는 게 전혀 거북하지 않습니다 ㅎ
저는 예전에는 미용실 가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머리가 잘 나오니 이게 기분전환이 되네요
2.
그리고 오랜만에 안경도 벗었어요
한동안은 세상을 좀 흐릿하게 봐야할 것 같아서요
3.
40~50 만원대 남자 라이더 가죽쟈켓을 구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을 아무리 둘러봐도, 에이랜드를 뒤져봐도 맘에 드는 게 없고 ㅠㅠ
혹시 예쁜 남자 라이더 가죽쟈켓을 파는 브랜드나 사이트 아시는 분 있으시면 추천 좀 부탁드릴게요
일단 명절 때 에이랜드 온라인 사이트도 좀 뒤져보려고요
4.
머리를 하고 백화점과 에이랜드에 들러 쇼핑을 하고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이지만, 자주 뵙기는 힘든 선배님께서 모임을 꾸려 그 모임에 초대해주셨어요
그 선배님께서 주최한 모임에 가면 자주 만나는 연기하는 여자후배가
안경 벗고 머리하니까 딴 사람 같다고
머리 너무 예쁘다고 백번 칭찬을 해줬습니다 그래서
조금 슬펐습니다 ㅠㅠ
- 왜 그랬게요... ㅠㅠ
5.
저는 우울한 일이 있을 때마다 흰 셔츠를 사는 버릇이 있는데
오늘 에이랜드에서 한장 샀어요
이제 저에게는 총 일곱장의 흰셔츠가 있어요 한동안은 사지 않았는데
오늘 산 덕분에 드디어 일주일 내내 흰셔츠만 입고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휴 신나 >_<
하지만 한동안은 안경도 안쓰고 캐쥬얼하게 입고 다닐 예정이라 흰 셔츠를 언제 또 입게 될지 모르겠네요
6.
며칠 전 멘붕이 왔던 날 저를 구원해준 선배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명절날 고향에 가지 못하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을 위한 파티를 연다고 하는데
거기에 너무너무너무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내일 일을 좀 하고 ^^
오후에 부산으로 내려가야지요
케이티엑스 입석티켓을 구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ㅠㅠ
지금 생각같아서는 부산영화제를 하는 담주에 부산에 내려가 부모님들을 찾아뵙고
영화제를 좀 즐기고 싶은데... 그러다간 영원히 부모님댁에 출입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내려가야 합니다...
7.
오늘 만난 선배님과 십일월초에 태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선배님을 만나면 늘 영화얘기 책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오늘 선배님과는 늘 이야기하던 박형서의 '새벽의 나나' 라는 작품말고
일전에 제가 추천해드린 같은 작가의 '끄라비'라는 단편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좀 나눴습니다
8.
요즘 사적인 자리에서 여자배우분들을 좀 자주 뵙는데 처음엔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괜시리 저를 멸시하는 것 같아 쓸쓸한 기분이 들다가
요즘엔 그냥 덤덤해졌습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외적인 아름다움만으로 그 사람에게 매혹되는 건 분명히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냥 내 눈에 예쁜 사람 내 가슴에 따뜻한 사람 내 맘에 착한 사람이 최고인 겁니다
저도 그런 사람 있는데,
있었는데,
보고 싶네요 하지만 볼 수 없고 또 보지 않는 편이 좋겠지요
9.
우울할 때마다 그분에게 제가 보낸 메일들을 다시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스스로를 위로해주는 가장 적극적인 행위라고 누군가 그랬던 것처럼,
우울할 때는 그분에게 제가 보낸 메일을 읽고 또 읽는데
그 글이 마치 나 스스로를 위로해주기 위해 쓴 글인양 위로를
받습니다
10.
제가 아쉬운 건 그 사람에게 보여준 서툴고 조급한 모습이 제 평상시의 모습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좀 더 담담하고 침착해질 수도 있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물론 연이 아니라서 그랬던 거겠고,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이 보여준만큼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되는 거니까요
11.
오늘 선배님이 불러주신 모임에서는 일차로 인도음식을 먹고
이차로 스미노프를 마시며 물담배를 폈습니다
물담배를 피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을 잠시 잊게 해주어 참 위로가 되더군요
역시 다시 람부뜨리로 가야겠네요
삼차로는 선배님과 자주 가는 사람없는 클럽에 갔는데
자기 전에 일기가 쓰고 싶어서 선배님께 인사를 드리고 일찍 나왔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거리에는 여전히 낯선 사람들이 북적이더군요
그 사람들 속에서 말없이 좀 걷다가 좋아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지요
12.
오늘은 많이 춥네요
체중을 재보진 않았지만 분명 좀 줄었을 거고
근력도 떨어진 것 같습니다
연휴가 끝나면 다시 잘 챙겨먹고 운동도 해야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적인 글이라 언제 펑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서 여기다 남깁니다
혹시 제글을 읽어주신 분들 중에 우울한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 저에게 쪽지나 댓글 주세요
위로에 서툴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드릴게요
다들 명절 잘 보내시고
혹시 심심하신 분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시는지 댓글도 좀 남겨주세요
그게 저에겐 위로가 될 거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겠습니다
저는 늘 인생에서 친구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런 계절에 지난 수요일에 뵌 선배님이나 오늘 저를 모임에 불러주신 선배님
그리고 늘 제 고민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고 위로의 말씀을 건네주시는 낮에 통화했던 선배님 같은 분들이 없었다면
마음이 얼마나 지옥 같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분들에게 잘해드린 것도 없는데 제가 참 복이 많네요
물론 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듀게 회원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동 중인 분들도 많겠네요
즐겁게 따뜻하게 담담하게 그렇게 살자구요
여러분들은 모두 그 자체로 아름답게 태어난 사람들이며 저 또한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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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9 12:24
외국에선 추석 분위기 전혀 안나네요. 집에 전화나 걸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