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미숙.


장희빈이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최초로 가르쳐준 드라마긴 하지만 그 외의 것은  기억나지  않아요. 아마 집에서 이걸 본 사람이 없었지 싶군요. 별명이 장희빈이었던 애가 있어서 장안의 화제 드라마였구나~하는 생각은 듭니다.

단순히 성이 장 씨라서 장희빈이 된 제 친구는 아직도 제일 친한 친구 중 한 명이에요.



그 다음 전인화.


전인화 버전은 저도 좀 봤어요. 저는 전인화를 화장품 모델과 팥만치 (검색하면 광고 나옵니다.) 모델 정도로 알고 있었죠. 인현왕후 박순애는 전혀 모르는 얼굴. 박순애가 꽤 후덕한 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당시에는 다소 표독한 인상을 줬었나 놉니다. 주변 친구들 중에 전인화와 박순애의 역할이 바뀌었다고 말한 애들이 꽤 있었죠.


여기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최숙원 역의 견미리였어요. 전에 꾸러기 대행진인지 하는 아동극에 '누나'로 출연했을 때부터 눈여겨 봤는데 여기서 결정적으로 뜬 것 같습니다. 나중에 대장금에서는 꽤나 야망 덩어리로 나오지만 전형적인 현모양처 느낌이었어요.

물론 그냥 제 느낌이고 당시로서는 다른 사람이 어떤 연예인의 어떤 역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처럼 잘 알 수는 없었지요.



다음은 정선경.

이걸 꽤 열심히 본 것 같아요. 숙종이 임호였고. 실제와 관계없이, 장희빈과 관련된 뒷이야기에서는 핫바지 이미지인 숙종이 대체 왜 그렇게 됐는지를 잘 묘사한 초반부가 인상적이었어요.

정선경은 아무리 봐도 그냥 수더분한 교회 합창단원처럼 생겨서 이미지에 적응이 잘 안 되더군요. '나에게 너를 보낸다'의 이미지를 계속 끌고 가려는 거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 몰입이 안 되는 외모였습니다. 어색한 그 이미지를 나중에 명성황후까지 위태롭게 끌고 갔던 것 같네요.

인현왕후 김원희는 그럭저럭 어울렸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부분 하나. 인현왕후가 쫓겨날 때 숙종은 물 한 모금 주지 말라고 명을 내리죠. 물을 주는 사람이 장희빈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거기서 언젠가 자기에게도 그런 식으로 등을 돌릴 남편의 모습을 봅니다.


 

마지막 김혜수.

여기서의 최숙원은  박예진이었죠.

이 드라마에서 제가 건진 건 최숙원이었어요. 워낙 견미리 최숙원의 지고지순한 이미지가 오래 갔던 탓에 이 최숙원은 '어라, 쟤 좀 사는 방법을 아는데?' 하는 느낌인 것이 꽤나 신선했습니다.


최숙원이 어떤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서슬 퍼런 왕비 밑에서 그 왕비의 아들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또 다른 아들을 지켜내는 영리하고 어쩌면 영악하기까지 한 인물이었는지. 김혜수판 장희빈의 최숙원은 어쨌든 계속 그런  이미지라  인상에 깊이 남더군요.


언젠가 지고지순한 장희빈과   머리 잘 돌아가는 최숙원의 이야기를 최숙원 주인공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동이를  안 봐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군요. 주인공 외모부터가. 심지어 저는 동이라는 인물이 이산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김혜수의 장희빈은....미안하지만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습니다. 아, 맞다. 홍시 핥으면서 방중술 배우는 장면 하나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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