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교수나 조국 교수가 정치판에 뛰어들기를 원하는 분들을 가끔 주위에서 봅니다. 특히 손석희 교수 같은 경우는 정계 입문했을 때 경쟁력이 0순위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국회의원 정도는 가뿐하게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동안의 경험치(경험을 많이 한 것도 나이를 그다지 많이 먹은 것도 아니지만)에 비추어 볼 때 그 분들을 위해서나 지지자들을 위해서나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이라는 현실 정치인이 있습니다. 지금은 정치인이지만 10 여년 전에는 칼럼리스트였습니다. 현재 20대 분들은 기억이 잘 안 나시겠지만 10여년 전 그는 진보와 온건보수 쪽에서 꽤 이름을 날리는 논객이었어요. 진보적 성향을 가진 젊은 팬들이 많았어요. 물론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한테는 증오의 대상이었지만요. 당시 썼던 'Why Not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은 지금 읽더라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2002년 국민참여당을 만들면서 그는 현실 정치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 뒤의 행보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대로 입니다. 칼럼리스트 시절 그를 좋아했던 진보 성향의 젊은이 중 거의 대부분이 그에게 등을 돌렸죠. 아니 돌리게끔 행동을 했죠. 정치에 뛰어들 당시 유시민씨가 젊은 친구들에게 남긴 편지가 있습니다. 본인은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다는 단기적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다시 글쟁이 유시민으로 돌아오겠노라는 내용이었죠. 하지만 그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물론 몇 권의 책을 저술했지만 정치인 이전의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죠. 여전히 팬을 몰고 다니는 정치인이지만 진보개혁 진영에서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젠 별로 없습니다.

 

그러면 정계에 입문하기 전 유시민과 지금의 유시민이 달라진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컬럼리스트 시절 사람들은 그의 정제된 생각만을 통하여 그의 메시지를 읽었고 그것을 좋아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을 지니고, 어떤 단점이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죠. 그러나 정치인이란 것이 어디 그런가요? 전 정치인은 자신의 욕망과 본성을 대중들한테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매스컴과 정적들에 의해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물론 고 김근태 의원처럼 오랜 세월을 정치활동을 하면서 지지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전 이런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보거든요.

 

제가 손석희, 조국 등 현재 호감을 갖고 있는 지식인이 정치판에 들어오는 것을 원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실망하고 싶지 않지만 실망하게 될 확률이 더 높다고 보거든요. 마찬가지 이유로 최근 홍세화씨가 진보신당 대표를 사퇴한 것도 안타깝지만 그분을 위해서나 그분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 위해서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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