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들은 사실 큰 잘못이 없고 술취한 아저씨가 자초한 꼴이다'라고 심정적으로 결론을 내려놓고, 입맛에 맞는 기사 퍼와서 물타기하는 이야기에는 대꾸할 마음이 전혀 안들구요.

 

좀 가외의 이야기에 굉장히 신경쓰이고 불쾌하네요. '폭행을 유도(혹은 유발)했다'는 부분이요

 

실무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그냥 순수하게 비전공 일반국민의 상식으로 접근해보면

 

형사책임을 덜 정도의 '폭력의 유발'이라 하면 그냥 즉물적으로 이런 케이스여야 마땅한것 아닌가요?

 

아무 잘못없는 사람에게 역시 납득할만한 동기없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욕설이나 신체 생명에 대한 위협을 가한다든지

 

혹은 그런 공격과 위협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더라도 가족친지 등 매우 가까운 사람에게 향한 것이라든지.

 

상식적으로 한국에서 중년남자가 고등학생 애들의 행동을 훈계하는 그림이라는건 지장보살이 지옥에서 중생 구제하는 모양이 아닙니다. 이건 그냥 한국에서 사는 사람이면 뻔히 다 아는거죠.

 

이건 뭐 미국 갱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중고등학생들이 차몰고 다니다가 시비붙으면 트렁크에서 라이플 꺼내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 문화권에서 아저씨가 애들 훈계하는게 고교생 입장에서 아무런 감정의 파문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고분고분하고 천사같을리가 없다는거죠. 정신과 상담의나 초등학교 양호선생님처럼 굴면 오히려 침뱉으면서 '씨발 니가 뭔데 나불대?'라고 더 만만하게 보겠죠 오히려. 물론 거기서 더 나가서 구타를 한다면 거기서부터는 그냥 새로운 범죄의 성립이지만, 밑의 가해자옹호자가 퍼오는 이야기에도 아저씨가 '어이쒸 술취해서 기분도 안좋은데 만만한 고삐리들이 있네 니들 나한테 다섯대씩만 맞자' 이랬던 정황은 없네요.

 

그런 훈계가 '폭행유발'이며 치사에 이르게 한 폭행 사건에서 불구속입건을 하고 선처를 해줘야 할 정도의 요소가 된다? 이쯤되면 정말 뭔 세상이 이러냐 싶습니다. 한때는 어른이 벼슬이라 애들 뚜드려패도 사랑의 매로 포장되던 야만의 시대가 있었다지만, 이젠 그때의 피해의식이 극단적인 반동을 일으켜서 다른 방향에서 엉망진창이 된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한편으론 참 야비하고 그냥 의견제시가 아니라 다른 의도가 있는(이사건 당사자와 어떤 유관자라는 의혹마저 드는)게, '아저씨가 술취했다'라는걸 강조하더군요. 술취한 아저씨... 훈계하는 한국 아저씨와 마찬가지로 술취한 한국 중년남이라는것도 우리 머리속에 뚜렷하고도 지울수 없는 이미지가 있죠. 아주 노련하시네요.

 

폭행 유도(유발)이요???

 

기가 막혀서 진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6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하는데 방해돼) new 상수 2024.04.27 43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new 메피스토 2024.04.27 97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new catgotmy 2024.04.26 49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new underground 2024.04.26 67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new catgotmy 2024.04.26 102
126076 프레임드 #777 [1] new Lunagazer 2024.04.26 26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1] update 산호초2010 2024.04.26 136
126074 한화 이글스는 daviddain 2024.04.26 74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ND 2024.04.26 247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update catgotmy 2024.04.26 214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update 로이배티 2024.04.25 331
126070 에피소드 #8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9 프레임드 #77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1] soboo 2024.04.25 724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46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90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상수 2024.04.25 279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Sonny 2024.04.25 1165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28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20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