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읽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꾸역꾸역 읽고 있는 중이구요 ^^;;


읽으면서 끄덕끄덕 수긍되는 부분이 있지만 저자의 기본 주장을 통틀어서 책 내용이 잘 납득이 가지 않아서 말이죠.


일단 '문명의 충돌'이란 것부터 정의가 잘 못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먼저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한줄로 요약하자면.


냉전 이후엔 이데올로기가 아닌 각 지역의 문명권을 중심으로 세계가 재편되고, 이 문명들끼리의 충돌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문명간의 차이가 이 충돌을 야기시킨다고 말하죠. 


그런데 왜 문명의 차이가 충돌을 낳는지에 대해 설명도 좀 미흡합니다. 서구와 중화권의 차이를 들어서, 서구는 개인주의적, 중화권은 집단주의적 뭐 여러가지의 가치관 차이가 충돌을 낳는다고 하는데.. 그렇게 문화적 차이로 인해 충돌이 일어난다면 중화권은 다른 문화권과 모두 충돌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컨데, 중화 문명이 가진 가치관이 그렇게 문제된다면, 왜 또 다른 문명권인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와는 충돌을 하지 않을까요.


문화의 차이 이전보다 경제,정치 주도권 싸움에서 서구와 중국의 갈등, 그리고 서구와 이슬람의 갈등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충돌이란 것은 양측이 같이 마찰을 일으켜야 하는데, 서구와 이슬람에 경우 충돌 양상이라기 보단 서구의 개입? 간섭에 따른 반작용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저자도 서구와 이슬람의 충돌양상은 서구가 이슬람에게 헤게모니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싸움이라고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이 과정을 충돌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맞는 건가 싶습니다.


이 과정자체를 문명의 차이는 충돌을 일으키니까 당연한거야- 하고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하구요. 왜 꼭 서로 다른 문명은 충돌을 해야하는 겁니까. 이슬람 문명권에 대한 서구의 개입을 정당화 시키기 위한 논리로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원래 이런 다툼은 당연한거임ㅋ 하는 느낌?


무작정 이 책을 서구중심사상으로 몰고 가고 싶진 않지만, 애초에 서구가 이슬람권과 중화권에 '개입'하는 것을 '충돌'이라고 하는 것으로 치장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네요. 문명의 차이가 이 충돌을 자연스레 발생시킨다고 말하면서요..

(서구라는 개념이 좀 정확치 않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저자도 책에서 계속 서구라고 지칭하고 있으므로 ^^;;)




제 짧은 생각으론 ..


세계 질서 재편이 문명권에 의해 분류된 다음에 이해관계의 충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해 관계에 알맞은 국가들끼리 집합하는 요소 중 하나가 문명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표면적으론 문명 충돌 양상이지만 실상은 패권 다툼, 혹은 경제 주도권 싸움인 것 같구요. 


문명의 차이가 국가간 충돌을 직접 야기시킨다고 말하긴 보단요.



세계질서 재편에 대해 얘기하면서.. 문명권과 이해관계의 선후관계가 역전되었든지, 혹은 문명권의 중요도가 과장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외에 자잘자잘한 것들에 대해 반박하고 싶은게 많습니다. 수많은 이슬람 국가들을 몽땅 그냥 이슬람 문명으로 묶어놓은 거라든가.. 또 저자는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를 중화권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한국, 싱가폴, 대만 등은 문화적으론 그러할지 모르나 일단 경제성장의 원인은 중국에 기인한게 아니죠. 오히려 다른 문명권으로 분류하고 있는 일본과 미국에 영향 떄문이라고 봐야 하지 않나요. 암튼 이런 것은 뒤로 제치고... 일단 저자의 주요 의견에 대해 비판, 반박하는 의견들을 알고 싶습니다. 




제가 느끼고 있는 걸 제대로 풀어낸진 모르겠습니다만 ^^;; 암튼 책을 읽는내내 머릿속에서 든 생각은 이랬네요. 이쪽 전공자가 아니니 혹시 틀린게 있으면 부드럽게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유리멘탈이라서요..




일단 이에 반박하는 책들을 찾아보려고 '문명의 공존'이란 책을 내일 찾아 읽으려고 하구요... 




책 외에 최근 '문명의 충돌'에 관한 주류 의견? 이랄지 반박 의견은 어떤게 있을지 싶어서 듀게에 물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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