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없다고 쓰긴 했지만 한참 전에 돌아다니던 웬트워스 밀러 각본 읽어보고 본 건데도 참 좋았습니다. 각본이 특별히 나쁜 건 아닌데 마치 망한 각본을 살린 것만 같은 박찬욱 감독이 돋보였구요. 전개가 빠르지도 않고 사건도 많은 편이 아닌데 장면 하나 하나가 흡입력있어요(이 표현 오랫만에 써 보는 것 같네요). 평단이 정말 이상하다, 정말 대단하다의 양극단으로 갈렸던 걸 기억하는데 그럴 법도 합니다. 박찬욱 영화이고 장면마다 박찬욱 마크가 땅땅 박혀있으니까요. 한 마디로 저는 무척 맘에 듭니다. 박찬욱감독 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은데 가장 맘에 드는 것 같아요. 이미 알려진 대로 니콜 키드먼 비중이 작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십니다. 매튜 굳은 최근에 제목이ㄱ기억 안나지만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떠나보내는 내용의 호주 영화에서 봤는데 정말 다른 역할을 연속으로 봐서 그런지 몰라도 참 연기 잘하네요. 매력있어요. 엄청 똑똑한 사람 같구요. 하지만 이 영화의 스타는 역시 미아 바시코프스카겠죠?! 너무 좋습니다ㅠㅠ 제인 에어 스킵했는데 집에 가자마자 그린파일 찾아볼거에요. 팬됐어요. 참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인터뷰에서 헐리우드 제작환경에서 감독의 입지가 작더라 한 적 있잖아요. 한국이랑 달라서 힘들다고도 하구요. 뭐 당연한 얘기긴 한데 정정한 촬영감독과 함께 작업한 거 정말 제대로 내린 결정이 아닌가 싶네요. 어쩌면 결정이 아니라 그냥 원래 그렇게 하기로 처음부터 되어있었던 건가 싶기도 하지만요(?). 암튼 넘 좋았습니다. 주말에 한 번쯤 더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