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충들의 '민주화'만큼이나 참 괴상하고 불쾌한 느낌을 받았어요.


제목만 보고 '민주주의'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잘못 그 용어를 쓰고 있을거 같다고 생각했는데....역시나군요.

더군다나 듀나게시판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도 완전히 착각을 하고 있는거 같구요.


먼저 듀나게시판에 대한 착각 부분부터


1. 듀나게시판은 특정정치적 사안에 대하여 '단일한 주장'을 뽑아내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나 커뮤니티가 아닙니다.

   그런거 하고 싶은 분들은 '정당'이나 '정치단체' 가서 알아보시면 됩니다.


2. 그리고 그런 정당에서조차 한 사람의 리더(보스)의 결단으로 '논란'을 정리해버리는 것은 민주주의 정당정치에서는 매우 '후진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한국의 경우 1990년대까지 여야정당 가릴것 없이 모두 그런식으로 굴러갔습니다.

   그런것들이 청산되고 개선되는 것도 바로 민주주의의 발전과정입니다.


3. 그렇다면 듀나게시판에서 정치적 사안에 대하여 논란이 일어나고 백인백색의 주장이 난무하는 것이 갖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결론'을 내리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 혹은 정책을 '실천'해야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는 듀나게시판에서 말이죠.

   그건 그냥 친구들끼리 술집이나 카페에 모여서 수다 떠는 것과 매 한가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전체가 어떤 결론을 똑같이 내진 않더라도 수다를 통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교감을 통하여 서로 발전을 시키고 보완하고 

   감정적 공감을 통하여 치유 혹은 위안을 받거나 즐거움을 나누는 일이 뚜렷이 무언가 실체는 안보이더라도 논란에 참여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제각각 다양한 어떤 욕망이 해소된다는 동력이 작용하는거죠. 

   

4. "아...난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하여 수다나 떨기만하는 것은 참을수가 없어!! 무엇인가 해야해!!! 

    그리고 이런 중구난방의 별의별 잡소리들이 공존하는게 너무 한심하고 짜증나!!!" 

    하는 분들은  단일한 결론을 내고 실천할 수 있는 단위를 찾아 나서거나 듀게안에서 소규모의 실천집단을 만들어 내면 됩니다. 


5. 그리고 제대로 말하자면 듀게는 그 형식에 있어서 전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주인장은 절대권력을 갖고 있고(하지만 그 권력을 매우 귀찮아해서 다행인?)  선거나 이양을 통하여 바뀌지도 않습니다.

   듀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도 회원의 의사를 묻는 과정은 있을 수 있으나 그 결정은 결국 듀나님의 판단과 결단 그리고 실행에 전적으로 좌지우지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듀게 구성원 대부분이 그러한 프로세스에 자발적으로 동의를 하고 있어요. 

   애초에 민주적이지도 않았고 민주주의가 별로 필요도 없는 곳이었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사실 민주주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필수불가결한 그런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인류가 만들어낸 정치제도중에 가장 멍청하고 비합리적이며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니까요. 그런데 이것만큼 현실적이고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도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일 뿐이죠.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갈등 없이 평화롭게 여럿이 어울릴 수 있다면 굳이 민주주의를 억지로 적용 시킬 필요가 없어요.




민주를 괴롭히지 맙시다.


1. 위 2번과 연결되고 부연합니다. 

    1990년대까지 한국정당정치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보스 1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였습니다.  

    97년 김영삼 정권의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보수정당체제에서 보스중심 시스템이 금이 가기 시작했고

    중도보수정당에서는 2002년 김대중정권 말기가 되면서야 보스중심 시스템이 무너지고 재편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보통 '3김체제'의 종말이라고 부릅니다.

    그 뒤에 나타난 중도보수정당의 이합집산과 우여곡절은 일종의 과도기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것이죠.

    그 과도기에 첫번째 리더가 된 것이 노무현이고 노무현이 비극적으로 실패한 대통령이 된 것은 중도보수정당의 이런 역사적 맥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2. 민주주의에 대한 재인식이 시급하다는 것을 요즘들어 절감합니다.

   현재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물을 마시듯이 공기를 마시듯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형식적으로나마 완성이 된 것은 1987년이 되어서입니다.

   제도만 바뀌었을 뿐이지 박정희에서부터 전두환정권에 이르는 수십년간 정치,사회 곳곳에 뿌리 내린 반민주주의적, 비민주주의적인 관행, 관습등이 상당수 개혁되고

  개선되어 현재정도의 수준에 이른 것은 불과 10여년도 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민주주의의 주체인 국민, 유권자의 눈과 귀 그리고 입이 되는 언론의 상황은 지난 10년간 답보상태이거나 퇴보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3. 일베적 현상을 비롯하여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 혹은 왜곡이 발생되고 있는 이유 중에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민주주의'를 이루어내었던 역사적 과정에 대한 학습의 부재, 계몽의 부재가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국가와 같은 거대규모의 공동체에서 최소한의 최저치의 '공적가치'가 있어야만 하는데 '홍익인간'정신같은 뜬구름 잡는 것들은 별 의미가 없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민주공화국이 실현되는데까지 어떠한 과정(특히 어떤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는지)이 있었는지를 공식적인 역사로 만들어서

   다음세대에- 전달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4.  매해 5.18을 기념하고 3.1절을 기념하는 것의 의미가 그런 것들입니다. 

  이런것은 사실 체제를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며 그 안에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개선해나가는 책임을 위임받은 정당과 정부가  해야할 일들이고 

  특히 한국의 경우 집권여당에 의지에 크게 좌우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이후 이 부분(민주주의)에 대하여 그 전 10년간의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처럼 적극적인 노력을 정부에서 등한시하거나 심지어 회피하였던

  경향이 있어왔고 그에 따라 감히 지금의 일베충같은 쓰레기들이 개소리를 백주대낮에 하는 사단이 벌어진 배경이기도 합니다.



5. 위 듀게항목 5번과 관련됩니다.

  인구 5000만이 넘는 나라입니다.  빈부의 격차도 있고 지역간 격차도 있고 세대간의 격차도 참 심한 나라인데요.

  비교적 특정 성향 위주로 모여 있는 듀게에서 민주주의가 없어도 평화로운것과 달리 

  이런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에서의 민주주의는 '내적평화'의 필수조건입니다.  

 그리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최소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듀나게시판은 기본적으로 듀나님에 대하여 꽤 하드한 팬심을 갖고 있거나 최소한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여

 활동합니다. (요즘은 꼭 그런것도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몇년간 눈팅만 하다 가입을 할 무렵까진 확실한 편이었습니다)

 이런 맥락이 민주주의를 갖추지 않아도 게시판의 평화가 유지되는 무시못할 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국가는 다르죠.  개개인의 자발적 선택으로 소속이 된 것이 아니고 태어나고 자라면서 천개의 길로 나뉘어지고 천개의 눈으로 갈라지다보니

 이런 상황에서 지옥같은 정글을 만들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바로 현재의 '민주주의'입니다.



 *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 쓰는 도중에 헷갈려버려서 망글이 된거 같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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