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서울신문에 어떤 기자가 加교수 “‘코딱지’ 파 먹으면 건강에 좋다” 고 다분히 낚시성 제목의 기사를 올린 걸 퍼 온 게시물 다들 흥미있게 보셨죠?


쓰레기 기사의 링크는 여기 있습니다. (웬만하면 클릭수는 올려주지 마시길)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430601015


그런데 이 기자(라고 부르기도 짜증나는)는 연구에 대한 어떤 출처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업정신이 발동해서 기사를 찾아 봤습니다.


기자가 교수이름, 대학이름도 한글로만 적어 놓고 원래 이름을 적지 않아서 10초 가량 쓸데없이 시간이 더 들었네요.


복잡할 것도 없고 그냥 구글 상단에 떠 오르는 기사 몇 개로 추적 해 봤습니다. ABC, Polular Science 등에 기사가 있고 둘 다 원 출처가 CBC 라고 표시해 놨길래 로 CBC (Canadian Broadcasting Corporation) 로 가서 찾았습니다.


http://www.cbc.ca/news/canada/saskatchewan/story/2013/04/25/sk-picking-your-nose-may-be-healthy-eating-boogers-snot-130425.html


원문은 여기 있구요, 영어 읽기싫으신 분들을 위해 요약 해 드립니다.


- 기사 내용은 연구 논문이나 발표가 아니라 그냥 인터뷰입니다.

- 캐나다 Saskatchewan 대학 생화학과 Scott Napper 라는 교수가 코 파서 먹는 두 딸들을 보며 (아이들의 인권은 어디에...ㅎㅎ) 코 파 먹는게 면역력 강화에 좋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웁니다.

- 이 가설은 넓은 의미에서 Hygiene Hypothesis 에 부합하는데 전공이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지나치게 세균 등이 없는 환경으로 인해 적당히(?) 더러운 외부환경에 노출되지 않아서 알레르기나 천식이 생기거나 심해진다 이런 내용인 것 같네요.

- Napper 교수는 이 가설을 증명할 실험도 계획 해 보지만, 계획만 했지 "불쌍한(?) 학부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 학부생이 언급된 내용은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런 가설을 흥미유도용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입니다. 학생들은 재미있어 하겠지요.

- 실험 내용을 듣고 참가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하네요.


서울신문의 모 기자는 이런 인터뷰 내용을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더니 코딱지 먹으니까 건강에 좋더라는 희한한 기사로 만들어 놓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이 기자는 틀림없이 원문을 읽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이 글은 여기저기 퍼 가셔도 좋습니다. 아니 제발 좀 퍼 가세요. 저는 이런 쓰레기같은 기사들과 기자들이 너무 싫습니다.



여담으로,


우리나라 기사들은 거의 대부분이 원출처에 대해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서핑질 하다 하나 걸리면 사진이고 뭐고 냉큼 퍼 와서 사실 확인도 없이 그냥 기사로 갈겨대죠.


근데 그런 경향은 인터넷 게시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만 해도 사진 같은 거 퍼 오면서 최소한의 원작가, 원출처를 밝혀 주는 경우를 보기 힘듭니다. (오유니 불팍이니 하는 2차 출처는 출처가 아니죠)


보스턴 글로브 같은데서 기자들이 목숨걸고 찍은 사진들을 아무런 출처, 설명 없이 무대뽀로 퍼 오는 모습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연말이면 각종게시판들에 보스턴글로브 같은데 나온 사진들 무지하게 퍼오죠. 원 출처로 가 보면 작가와 맥락설명, 간략하게나마 시사점 같은 것들을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거 없이 마구 퍼다 놓으면 "아 좋네요" "멋져요" 이런 하품나는 답글이나 달리고 있는데 정작 사람들은 그 사진들이 무슨 상황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그냥 퍼 오지 말고 원출처 링크를 올리는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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