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좋아하는 연구자이자 저자이자 교수인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의 책을 다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책들은 거진 읽어 본 것 같습니다.

 

어떤 책들에서는 많은 도움, 배움도 얻어서 개인적으로 참 신뢰하는 저자입니다.

 

얼마 전, 이 분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두꺼운 연구서가 아닌 훨씬 가벼운 에세이 형식의 글 모임집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좋아하는 출판사, 신뢰하는 저자의 콜라보라 무척 재미있게 읽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계속 마음에 걸리는 한 편의 글 속의 하나의 문장이 있었습니다.

 

내용과 맞지 않는, 그러니까 최근의 연구 결과와 맞지 않는 문장이었습니다.

 

혹시 몰라 검색도 해보고, 관련 내용을 다룬 다른 저작들도 찾아보니 그 내용은 아무리 봐도 맞지 않더군요.

 

저는 오타나 비문, 번역 오류, 기타 출판 편집의 실수 등에 굉장히 관대합니다. (몇 몇 예외는 있지만

그리고 사실 사소하다면 사소한 내용이었고 어찌보면 전체적인 내용과의 어울림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뭔가 알려드리고 싶고,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출전이 있지 않을까 이런 여러 생각들이 계속 들더군요.

 

평소에 절대 그러지 않는데, 오히려 조용히 넘어가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충동적으로 저자분이 재직하고 계신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 된 이메일 주소를 통해

그 문장은 이래저래해서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라는 내용을 최대한 정중하게 담아 이메일을 어제 저녁에 보냈습니다.

 

보통의 경우, 공개 된 메일은 사용하지 않는 메일이거나 답변도 거의 오지 않을 확률도 높겠죠

게다가 그 분은 관련 업계에서도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일개 독자이니까요

가만히 있지 괜히 이메일 따위나 보냈나 라는 생각도 계속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 교수님으로부터 답신이 와있더군요.


요약하자면, 

제가 지적한 부분은 자신의 착각이자 오류였다고, 자신의 불찰이었다고.

지적해줘서 고맙고, 만약 2쇄가 나오게 된다면 반드시 고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팬레터 답장을 받은 팬의 심정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을 읽고 또 읽게 되더군요그리고 뭔가 뿌듯한 감정도 계속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이 맛에 팬질을 하는 거구나! 



아무튼 올 초에 나온 기사에 의하면 그 분은 공부밖에 모르는 천생 학자다. 매일 새벽 너댓시에 일어나 책을 읽는 지독한 진지함과 성실성은 업계에서 유명하다라고 써있더군요.

 

가끔 보면 밖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창작물을 통해 보이는 모습과 실제 본인과는 괴리가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 분의 경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계속 출간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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