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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듀게님들은 달필이세요? 글씨를 잘 쓰는 능력도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능력처럼 어느 정도는 천부적인 재능이란 생각을 해요. 피나는 연습을 통해 달필의 경지에 이를 수는 있어도 추사나 왕희지처럼 시대를 초월하는 명필은 타고나는 것 같고요.
말과 행동이 그사람의 인격을 반영하는 것은 확실하죠. 그런데 글씨는 꼭 그런 것 같지 않아요. 절대 제가 글씨를 잘 쓰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당ㅋ 제 필체는 시간을 들여 꾹꾹 눌러 쓰면 그럭저럭 읽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조금만 다급하면 필체가 날아갑니다. 주위 사람들 평에 의하면 "사춘기 남자중학생이 용돈 인상을 요구하며 졸렬하게 휘갈겨 쓴 글씨체"라는데, 요즘의 제 상태를 보면 꼭 틀린 표현은 아니네요ㅠ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일정을 해결하는 요즈음엔 더더욱 필체에 일관성이 사라졌습니다. 문장 호흡도 짧아지고 작문실력도 더욱 형편없어졌구요. 더불어 인내심도 함께... 스마트폰 만세ㅠㅠㅠ
필체로 사람의 성품을 어느 정도로 유추해 낼 수 있을까요? 추사 김정희도 제주도에 유배되었던 시기에는 그 명필로 본가의 부인에게 맛있는 반찬 좀 보내주오 젓갈 다 상해서 왔소 여기 음식 너무 맛없구려 등 눈물의 반찬타령을 자주 했었죠. 추사의 업적을 알기에 뜨악스럽긴 해도 그런 투정조차 귀여워 보입니다. 반대로 사형수 유영철이 감옥에서 수녀에게 보낸 회개편지의 자로 잰 듯한 글씨를 보면 반듯한 글씨 뒤에 어떤 감정을 숨기고 있을까 싶어 오히려 섬뜩합니다. 이런 걸 보면 사람들에겐 정갈한 필체의 소유자는 성품도 그러하리라는 기대심리가 어느 정도는 있나봐요.
여튼 글씨 잘 쓰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저도 언젠간 붓글씨 꾹꾹 눌러 쓰면서, 인격 수양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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