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글씨, 잘 쓰세요?

스마트폰으로 쓴 글이라 띄어쓰기랑 단어 수정이 안돼요ㅠ 개떡처럼 썼지만 찰떡같이 읽어 주세요 :)

글씨체 안예쁩니다 흑 ㅠㅠ
글씨체만 예뻐도 사람을 설레이게 할수가 있는데..

글 쓰는 법을 잘못 익혀서 조금만 오래 써도 어깨가 아픕니다. 그래서 글 쓰는 것도 싫어하고 글씨도 못 생겼어요.

전 글씨체가 사람이 쓴 건지조차 헷갈릴 정도로 끔찍. 그래서 전 제 글을 남들에게 여간해선 안 보여주려 해요.

전 그래도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제가 길을 잘 들여놔서 그런가 잘 써요... 자랑 같지만..
다만 오히려 여자 글씨체 같다는 얘기를 더 많이 들어요;; 사실 어렸을 때 글 쓸때 잘쓰는 애들 거 힐끔힐끔 보면서 잘 쓰는 요령을 익혔는데
주변에 잘 쓰는 사람들이 다 여자애들 뿐이라서 그 영향도 어느 정도 있구요.

글씨에는 필기구도 참 중요한것 같아요. 너무 미끄러지거나 빡빡하지 않고, 끊어짐 없이 똥도 잘 안 나오는 펜 선택이 중요하죠.
저는 달필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꽤 쓴다고 자부하는 편이에요. (에헴)
제가 보기에 예쁜 좀 동글동글한 글씨체랑, 어른들이 보기에 예쁜 좀 길쭉길쭉 청순한(...) 글씨체 두 가지 버전이 있어요. 물론 급할 땐 날라갑니다-.-ㅋㅋ
손글씨는 폰트의 아름다움도 중요하겠지만, 글자의 크기와 간격이 일정하고, 뻗치는 획(?)이 없으면 예뻐보이는 것 같아요.

평소엔 다들 못알아볼 정도로 엉망인데 맘 먹고 시간들여 쓰면 잘 쓸수있어요. 글씨체도 서너가지로 바꿀 수도 있지요. 몽둥이와 함께 연습하면 다 되더라구요;;

차분하게 쓰면 알아볼수는 있는데 그나마도 기어가는 글씨고, 빨리 쓰면 며칠 지나면 저도 못알아보는 글씨라;;

글씨체도 잘 변하더라구요. 이응을 쓰는 법이라거나.

전 펜종류와 컨디션 따라 편차가 큽니다. 컨디션 좋을 때 얇은 펜을 쓰면 달필은 아니어도 제법 어른스럽고 보기 좋은 글씨가 나오는데 아닌 경우는 그냥 발로 쓴 글씨.... 저희 친가 쪽은 서예가 집안인데 (국선에 입상도 하신 고모와 작은아버지에 다른 어른들도 다 웬만큼 달필이신) 다음 대인 저와 사촌들은 다 악필이네요. 그나마 제가 제일 글씨를 잘 쓰는 축이니..;

잘 쓰는데 전 제 글씨체 지겹고 싫어해요. 간혹 악필 중에 비뚤비뚤 특이한 악필들이 있는데 그런 악필 보면 되게 좋아해요.

글루건/ 그냥 오래 보다 보니 지겹네요. 그렇게 개성 강한 것 같지도 않구요. 오히려 특이한 악필을 보면 뭔가 추상화 보는 것 같아서 흥미 돋습니다.글씨체 유전 좀 있는 것 같아요. 형제가 많은데 글씨 교육을 받거나 신경 쓴 적도 없는데 전부 다 명필(? 엥) 입니다. 한 명은 서예도 잘하구요.

저 글씨 잘 써요. 근데 제 글씨는 제가 보면 참 정갈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쁜데, 남들은 인정을 안 해주더라고요. ㅋㅋㅋ
심지어 예전에 애인한테 처음으로 편지 썼는데 내용에는 엄청 감동하면서, 근데 글씨는 너도 참... 이라고 하더라고요. 자기는 자타공인 지렁이체 구사하는 주제에!
손으로 초고 쓰는 버릇이랑 메모 버릇 때문에 아직까지는 손글씨 많이 씁니다.

봐줄만은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성들여 쓰거나 안 쓰거나 크게 차이가 안 나요.ㅜㅜ 잘 쓰는 사람들은 반대로 대충 써도 잘 쓴 티가 나던데요. 가까운 사람 중에 악필이 있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필체가 잊혀지지 않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악필이 오히려 귀엽습니다. 아니, 글은 잘 쓰는데 글씨를 못 쓰는 사람들의 악필이라고 해야 할까요...고만고만 잘 쓴 글씨들은 비슷한 편인데 악필은 정말 다 다른 편인 거 같아요.

글씨체 이야기 나오면 저 할 말 많아요! ㅎㅎ
저는 어릴 때부터 글씨에 엄청 신경 많이 썼어요. 글씨를 잘 써서가 아니라, 뭔가 하고 싶고 건드리고 싶은 부분은 많은데 막상 주어진 놀거리는 많지
않아서인지, 글씨체를 이렇게 바꿔보고 저렇게 바꿔보고, 잘 써보려고 애쓰고, 그러다가 글씨 빨리 써야 할 때는 막 날려쓰고...
이런 과정에 관심에 많았죠. 원래는 고전적인 펜글씨(궁체나 흘림체의)가 로망이었는데, 지금의 제 글씨는 또박또박하고 크기가 아주 일정한
판본체에 더 가까워요. 게다가 제 강박성이 글씨에 투영되어, 급하면 글씨가 날아가버리는 모양새를 못 견뎌요. 그런데 판본체는 급할 때 모양을
지키키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아주아주 강박적으로 연습해서, 날려 써도 최소한 제 글씨체 특유의 모양새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어요. 그래서인지 요즈음 어디가서 일 때문에 글씨를 빨리 날려써야 할 때도 '글씨체가 컴퓨터 글씨 같아요' 라는
말을 들을 만큼의 모양은 유지해요.
저는 제가 그처럼 글씨를 예쁘장하게 쓰는 게 한동안 숨은 자부심이었는데, 요즘 개인적인 기록을 쓸 일이 많아지면서 그 기록 속 글씨에서 느껴지는
제 강박성에, '이게 과연 좋은 걸까' 갸우뚱하게 돼요. 원글에 쓰신 '사형수 유영철이 감옥에서 수녀에게 보낸 회개편지의 자로 잰 듯한 글씨를 보면 반듯한 글씨 뒤에 어떤 감정을 숨기고 있을까 싶어 오히려 섬뜩합니다'라는 부분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달까요;;;제 기록을 보면 정말 자로 재서 쓴 것 같거든요.
요즈음 때때로 드러나는 저의 강박에 예민해져 있는 상태인지라, 저런 부분에도 내가 너무 강박적이구나 하고 놀라게 돼요.

그래도 저는 글씨 쓰는 일이 즐거워요. 딱히 즐거움을 찾기 힘들었던 최근의 생활에서는 더더욱요. 손과 제 글씨에 잘 맞는 필기구도 이미 오래전에 찾아서
그것만 고집하고요, 글 쓰는 노트도 브랜드가 정해져 있어요. 그 노트에 좋아하는 필기구로 글씨를 쓸 때, 그리고 잘 쓰여졌을 때는 참 기분이 좋죠.

그리고 저는 글씨 잘 쓰는 사람도 좋아해요 특히 글씨 잘 쓰는 남자는 달리 보이더라고요. 제가 시아버지를 죄송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제가 유일하게 그분의 장점으로 발견하고 존경(!)하는 게 글씨를 정말 잘 쓰신다는 점이에요. 펜글씨를 아주 잘 쓰세요. 그래서 대소사에 봉투 건넬 일이 있을 때도
그냥 봉투만 주지 않으시고 일일이 받는 사람의 이름과 간략한 인삿말을 쓰시는데, 그런 점은 참 좋아 보이세요. 그리고 정준하도 좋아요. 정준하의 글씨와 그림을 보았을 때 뭔가 이 남자의 다른 면모(...)를 본 느낌이었달까요.

저는 어느나라 글을 쓰건 귀엽게-.-;;; 잘 쓴다 뭐 그런 얘긴 들어요. 그러니까 명필 같은 건 아니겠지요.

회사의 어떤 상사분이 있는데 이 분은 기안에다가 연필로 막 휘갈겨서 커멘트를 건네주어요. 이 휘갈겨쓴 글씨체랑 글씨 못쓰는 건 다르긴 하지만 어떨 땐 직원 두 사람 그 분 비서까지 달라붙어 해석하는 금석학 연구 모임(!)을 개최했던 기억이 나요.

글씨 잘 쓰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저는 악필이라 컴퓨터의 발전이 반가웠습니다ㅎㅎ

전 일본어를 잘 써요(_ _;;) 대학 일본어 시간 때 한국인 강사샘께 칭찬받았네요.
한글 글씨는 개털이라는 게 자랑.
혹시 글씨 클리닉 다녀보신 적 있으신 분 소감 좀 알려주세요.

전 급하게 쓴 글 후배한테 보여준적 있는데 후배가 외국인이 쓴 글씨인줄 알았다더군요.ㅜ.ㅜ

잘 씁니다요~초딩만큼요 ;) 에헴!!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친구가 해맑게 웃으며 "넌 아직도 초딩글씨로구나~여전하네^^"라고 인증을. 쿨럭. 동글동글 꾹꾹 눌러써서 오래는 못써요. 팔이 아프거든요~날려쓰면 저절로 어른글씨가 됩니다.
+ 저희 오빠가 꽤 악필이에요. 친구가 진지하게 "너네 오빠 천재냐?" 물을 정도고(물론 아닙니다. 그저 악필ㅋㅋ), 예전 오빠의 일기장을 찾았는데 뭐라 썼는지 못 읽을 정도..아, 아쉽..ㅜㅠ 신기한건 본인의 서체를 한글이건 영어건 한문이건 유지하더군요. 누가봐도 같은 사람이 쓴 글씨 XD

딱히 악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데 한글이든 영어든 글씨가 옆으로 좀 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