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7 16:25
은행 다니는 친구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내일 진급 발표가 난다더군요. 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이랍니다.
커피 한잔 하면서 10년후에 우리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두런 두런 이야기를 했는데.. 회사 그만두면 맘편히 놀고 싶답니다. 대학 졸업하고 이제까지 한번도 놀아본 적이 없다고. 그런 면에서 인생의 분기점마다 띄엄 띄엄이지만 줄기차게 놀아온 저는 안질리고 계속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입밖으로 내지는 못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될까? 라고 질문할때 보통.. 그 무엇이에 들어가는 답은 직업일겁니다. 아니면 역할이거나요. 과학자, 선생님, 가수, 연예인, 현모양처.. 식이죠. (현모양처라니.. 요즘도 저런 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빠라는 답을 하는 어린이도 있을 것이고 성직자나 운동선수가 되고 싶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아무리 나이가 어리건 많건간에.. 우리는 늘 우리 자신입니다. 재산이 많건 적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건 아니건간에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이죠. 그걸 벗어나 뭔가 다른 것이 될수는 없습니다. 거울을 보면 보이는 지금의 자신에게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요? 아니죠.
그냥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스스로를 벗어나 다른 무엇이 되는 상상과 노력은 때로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그게 직업이나 역할 이상의 다른 것이 아닌한 평생 만족할 수는 없을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결국..10년후에도 나는 지금의 나겠지요. 지금보다 조금 현명하고 더 선하고 여유로운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랄뿐입니다.
2016.07.07 18:30
2016.07.07 20:07
2016.07.07 20:18
이 노래죠? ^^
2016.07.07 20:15
거울에 보이는 난 같은 시간을 살아오고 살아갈 유일한 얼굴이죠,예뻐도 한심합니다.
우와 그림도 그렇고 저게 노래 가사가 아니었군요 글로 보니 정말 좋네요 놀랐어요.
2016.07.07 20:22
2016.07.07 21:06
10년 뒤에 난 무엇이 되어 있을까...? 이제 새로운 일을 시작한 저로서는 그 때쯤에는 좀 안정적인 자리를 잡았기를...기대해 봅니다.
글 제목을 보고 갑자기 이 그림 제목이 생각났어요. ^^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네모들과 그 안에 각각 다른 색깔의 동그라미들이죠.
네모와 동그라미 하나 하나 그리다 몸 상하셨다는데 정말 그리고 또 그리다 지쳐 쓰러지셨을 듯... ^^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968 (무제 16-VII-68 #28)이 시에 영감을 받아 그리셨다네요.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0년 후에 듀게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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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보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16-IV-70 #166 이래요. ^^
(어쩐지 예전에 EBS 다큐에서 봤을 때는 네모가 훨씬 많았는데...
이 네모와 동그라미 그리다 몸 상하셨다고 ^^)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 1970
(제 댓글이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죄송...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