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2 23:28
새드라마에 관한 작가의 구상 (촛불시위대를 마주한 경찰들을 보고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는)을 접하고
왜? 잘 알지도 못하는 것에 도전하는 글쟁이의 호기심은 이해하겠지만 잘 모르는 것에 도전하는 것도 총기 발랄한 젊은 시절에나 가능할텐데?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결국 2회차만에 사고를 치셨군요.
지난해 이화여대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농성을 경찰력들이 강제해산 시키는 과정을 그대로 베낀 장면이 나왔는데
전 피해당사자들이 아니었음에도 많이 불쾌하고 힘들더군요.
대본을 쓰면서 사전 취재도 안한건지? 취재를 하며 피해당사자들과 인터뷰라도 좀 하지....잘 모르는 것에 관한 글을 쓰면서
불성실하고 게으름까지 누렸네요. 최악입니다.
실제 사건의 피해당사자들의 불편함과 별개로 연출도 정말 무성의하고 구리더군요.
스패너를 휘두르며 문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도 없고 다만세를 부르던 그 떨리는 목소리도 구호도 사라지고 기계적인 합창만이 있고
그 시위대를 강제해산하는 경찰 개인의 고뇌와 자괴감만 살짝 부각되는 것을 보면서
노희경 작가의 욕심과 주제파악 못함 속에 나오는 예의 없음이 무능한 연출을 만나 총체적 난국을 보여주더군요.
촛불시위에 시위를 하던 시민들 보다 경찰들을 생각했다는 그 오만한 생각부터 한심해요.
이런 역사에 대한 오만하고 예의 없는 태도 때문에 박찬욱이나 장진의 영화가 불편했는데 노희경 작가 하나 추가
씁쓸할 뿐입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리는 적이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