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8 19:33
어... 크롬에선 글이 저장이 안되는군요ㅜㅜ
처음에 영화관에 갔을 때 느낀 건데, 여성관객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영화는 초반에 약간 무디게 느껴졌는데, 곧 빠져들어갔습니다. 저는 남성관객이기 전에 미혼남이라서 이런 일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달까,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거든요. 솔직하게 적자면, 정치적으로는 페미니즘을 지향하고 있으나 실제로 여성입장에서 구체적 사례를 들어 생각한 적은 많지 않았고, 여성에 대해 둔감하게 생각해 온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누군가와의 연애를 넘어 결혼을 생각하다가... 잠결에 그분과의 결혼식 그 이후의 삶을 상상한 후부터 순식간에 인생이 복잡해졌거든요. 누군가의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 이전에 여성이 주체적인 삶으로서 그 상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함께 백년해로하며 살아가야 하나 고민하는 출발점을 갖게 되었는데, 마침 타이밍 맞게 이 영화를 만난 겁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진심 결혼을 생각하는 커플이 있다거나 또는 여성의 관점에서 평범한 개개인에 대한 현대적인 이해를 하는데에 있어,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적 완성도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지만, 극장에서 잊기 힘든 영화이고, 어쩌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는 누군가의 내면을 잘 모르고, 몇몇 외면으로 평가하잖아요. 저는 실제하지 않는 캐릭터, 만난적도 없는 TV 속 사람들, 닉네임, 또는 얼굴만 아는 인터넷의 인물들을 너무 좋아하고 아주 싫어하는 게 걸렸거든요. 그리고 외모지상주의가 발달하고 편파정치적이 된다던지... 그런 게 개개인으로서 신념일 수는 있지만, 때로는 과도하면 병폐같거든요. 미디어의 폐해일 수도 있겠죠. 물론 대중으로서 소비하고 분노하는 과도기를 지나 어쩌면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겠죠. 그점에서 여성에 대한 이해없는 성적대상화, 과도한 혐오, 깎아내리기는 충분히 지나쳤었죠.
제가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외모지상주의나 여성에 대한 몰이해는 이런 과정에서 이런 영화가 나온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서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거라 믿습니다.
그 점에서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2019.10.28 20:08
2019.10.28 22:18
저는 생각보다 더 잘 나온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덕분에 영화 보는 동안 너무 울어서 머리가 띵해질 정도였네요.
물론 그렇게 울었다고 해서 남자인 제가 여성들의 고난을 완벽하게 이해한 건 아니겠죠. 영화 속에서 남편이 지영을 생각해 주면서도 결정적인
부분에서는 자꾸 헛발질한 것 처럼, 저 역시도 나름 그 부분에 관해 생각해왔다고는 해도 실제로는 헛똑똑이에 가까울 거에요.
하지만 완전한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 영영 불가능할 지라도,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반성을 거쳐야겠지요.
2019.10.30 15:27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27040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45605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55469 |
110466 | 닭과 달걀, 더 나은 미래, 멜랑콜리아 [8] | 타락씨 | 2019.11.22 | 767 |
110465 | 청룡영화제 시작했네요. [11] | 동글이배 | 2019.11.21 | 893 |
110464 | <거인>의 제목과 포스터 [2] | Sonny | 2019.11.21 | 493 |
110463 | (스포주의?) 동백꽃 필무렵 어제편 장면과 비슷한 영화 [18] | 쇠부엉이 | 2019.11.21 | 1062 |
110462 | 오늘의 영화 전단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2] | 스누피커피 | 2019.11.21 | 367 |
110461 | 좀 닮은 것 같아요. [4] | 왜냐하면 | 2019.11.21 | 550 |
110460 | 다알리아 사진 모음 [6] | 젤리야 | 2019.11.21 | 611 |
110459 | 오늘의 영화 자료 [1] | 스누피커피 | 2019.11.21 | 243 |
110458 | 황교안씨는 핵심 측근에게 속고 있는 것 같아요. [21] | 가라 | 2019.11.21 | 1651 |
110457 | 존버닥터, '내가 손주가 있을까요' [6] | 겨자 | 2019.11.21 | 1079 |
110456 | 뱃살둘레를 정기적으로 재어보시나요? [15] | 산호초2010 | 2019.11.21 | 947 |
110455 | 아이리시맨 보고 [3] | mindystclaire | 2019.11.21 | 714 |
110454 | 상두야 학교가자 보고 있는데 [3] | 가끔영화 | 2019.11.20 | 544 |
110453 | 아이리시맨 한국 흥행은 힘들 것 같네요(편견이 들어간 스포 약간) [5] | 김돌김 | 2019.11.20 | 934 |
110452 | 코레일 파업 단상 [4] | 예정수 | 2019.11.20 | 694 |
110451 | 유상철에 대한 기억 [2] | 보들이 | 2019.11.20 | 775 |
110450 | 국민과의 대화 [18] | 타락씨 | 2019.11.20 | 1294 |
110449 | [넷플릭스바낭] 알리시아 비칸데르 주연 영화 '지진새'를 보았습니다 [15] | 로이배티 | 2019.11.20 | 1347 |
110448 | 아이리시맨을 보고(스포 조금있음) [8] | 예정수 | 2019.11.20 | 632 |
110447 | [꽃1- D160] 전시회 제목 정했습니다 :) [6] | 젤리야 | 2019.11.20 | 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