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8 02:51
봉준호가 성+이름 순으로 표기되고 불리워지고 알려졌다는 건 정말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IMDb만 봐도 뒤죽박죽인 한국 이름 표기법에 고개가 절레 흔들립니다.
박찬욱은 여전히 찬욱팍이고, 표기마저 Chan-wook Park 으로,
w는 왜 소문자이며 지저분하게 하이픈은 왜 들어가야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P까지는 이해합니다. 한국의 ㅂ발음은 B/P의 중간인 경우가 많아서)
봉준호는 최근에 정식 표기를 Bong Joon Ho로 하게 된 거 같은데,
여전히 아쉽다면 여기서도 왜 굳이 Joon 과 Ho 를 띄어서,
모든 외국인들이 한 자 한 자 끊어서 읽는 불편함을 줬는지도 조금 의문입니다.
일본과 중국은 영문 표기법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는 반면, 한국은 제멋대로죠.
말이 좋아 본인의 재량에 맡기고 자유에 맡긴다라며, 실은 떠넘기기 한거죠.
한중일의 모든 공식 영문명은 성+이름 순으로 바껴야 합니다.
지극히 미국 기준의 이름+성 순으로 표기하는 것 부터가 에라죠.
찬욱팍도 박찬욱이라고 불리우는 날이 올까요.
+보충
물론 dongwon 같은 혼란 소지 (돈권/동원) 때문에 가운데 하이픈을 쓰자,
또는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의미를 갖고 있는 한자어이므로 구분 차원에서 쓸순 있겠다 싶습니다
2020.03.08 03:31
2020.03.08 12:30
한국인에게 What's your name? 라고 했더니 hmm.. Natalie 하는 느낌이네요
2020.03.08 03:40
잘 읽었습니다
2020.03.08 07:42
영어 표기인데 왜 영어식 순서가 에라인가요? 영어권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한글 이름의 영어 표기가 직접적으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입장에서, 그리고 한국 이외의 비영어권 국가 출신의 이름을 접하는 일이 많은 제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한국(과 기타 비영어권) 이름의 영어 표기법은, 영어 사용자가 개별 국적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그냥 적어 놓은 것만 보고 이해하고 발음하기 쉬운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만나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로를 소개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발음하는게 맞는지, 어떻게 불리는 것을 선호하는지, 자기 나라에서 친구들은 어떻게 부르는지 등등 물어보고 이해할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적혀 있는 이름을 보고 알아서 상상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에는 논문에 적힌 저자의 이름, 이메일을 주고 받는 사람의 이름 등등.) 그럴 때마다 이름의 국적을 찾아보고 그 나라에서 통용되는 법칙을 찾아보는 사람은 아주 드물 겁니다. (저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표기는 영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적는게 실용적인 차원에서 이름의 주인에게 유리합니다. (특히 영업/사업을 한다거나 하는 이유로 상대방이 자기 이름을 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기억해 주는 것이 중요한 직업을 가진 경우에는 그래서 아예 영어 이름을 새로 짓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한국 이름에서 하이픈은 첫번째 글자의 종성과 두번째 글자의 초성을 구분시켜 주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영어로 적은 한국 이름을 보면 한국사람들은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바로 알지만 한국 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준호'도 'Joonho'라고 쓰면 h가 묵음일 거라고 짐작하고 '주노'라고 읽기 쉽고, '준호' 라고 제대로 읽는 경우는 드물 겁니다. (물론 한국인이 평소에 발음할 때에도 ㅎ 발음을 거의 안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천천히 발음할 때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고, '주노'와 '준오'와 '준호'는 다른 이름이죠.) 사실 '찬욱'이나 '준호' 같은 이름은 하이픈 없이도 발음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하이픈이 없으면 발음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희'를 'Donghee'라고 적으면 많은 경우에 '동기'라고 읽습니다. 'Dong-Hee' 라고 적으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전부는 아닙니다) 두번째 글자의 초성을 더 정확하게 발음하죠. 하이픈 대신 띄어쓰기를 해서 'Joon Ho'라고 쓰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묻지도 않고 그냥 'Joon'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중국식 철자법은 제가 느끼기에 딱 중국에 사는 중국 사람이 (외국인과 통성명 할 일이 없는) 중국에 사는 중국인을 위해 만든 규칙입니다. ㅊ(같은) 발음을 Q나 C로 표기한다든지, ㅉ(과 유사한) 발음을 Z로 표기하는 등의 (알고 보면 중국 사람들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지만 모르고 보면 극히 자의적인) 규칙들 때문에, 몇년씩 알고 지낸 중국인 친구의 이름의 제대로 된 발음을 모르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구요.
2020.03.08 08:44
중국식 철자법이라 하심,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 중국어린이) 을 위한 발음기호> 인 한어병음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중국 어린이들도 한자보다 발음기호인 한어병음을 먼저 배웁니다. 일본 어린이들이 한자보다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먼저 배우는 거랑 비슷한 맥락이지요. 한어병음이 로마자 알파벳을 가져다 만들었지만 실제 발음규칙은 영어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구태여 한어병음과 또 다른 <중국어 고유명사의 영어표기법>을 만들어서 이중체제(?) 로 굴러가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표기는 영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방식> 으로 가는게 실용성 면에서 낫다는 의견에 동의하구요. 다만 현행 표준표기법이 영어가 모국어인 사용자에게 가장 정확하게 와닿느냐 하면 조금 의문입니다. 제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예를 많이 들순 없습니다만, <부산> 의 영어표기법은 <Busan> 인데 실제 한국인들 발음은 영어사용자가 듣기에 <Pusan> 이라고 하네요.
2020.03.09 08:21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중국 입장에서는 애매하긴 하겠네요.
현행 표준표기법이 영어 사용자에게 정확하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ㅂ과 ㅍ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경우에도 구별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2020.03.08 11:02
당연히 에라죠. 우린 한국인이고, 영국 미국은 우리에겐 로컬일 뿐입니다. 마이클 잭슨을 한국에선 잭슨 마이클로 쓰지 않잖아요?
2020.03.09 14:45
네, 딱 그 정도로들 생각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남긴 댓글이에요.
'영국 미국은 우리에겐 로컬일 뿐'이라는 말은 (제대로 된 문장이 아니니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기는 하지만), 대략 '우리는 한국인이니까 영국식 미국식과 무관하게 한국식으로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우리 이름을 영국/미국 말로 어떻게 옮길지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영국식 미국식을 고려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요? 한국 이름을 쓸 때 성을 이름보다 먼저 쓰는게 틀렸다는게 아닙니다. 실제 생활에서 영문으로 적은 이름을 사용해야 하는 입장에서, 여러가지 고려할 점들이 있는데 전혀 모르시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이야기한 거에요.
그리고 마이클 잭슨이 한글로 적을 때에는 잭슨 마이클로 하겠다고 하면 그렇게 적어주면 되지 그게 왜 에라인가요?
2020.03.08 12:33
1. 말그대로 영문표기일 뿐, 그들의 문화식 표기는 아니어야 합니다.
2. 중국 발음에서 zh 발음은 미국에도 없는 발음이라,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고, 저정도 규칙이 어딘가.. 싶어요.
Seung 을 슝으로, Seo를 쎄오라고 하는 것보단 그나마 나아보이긴 해요.
3. 물론 오해의 소지가 있는 'dongwon' 같은 경우가 있죠. 예외적으로 하이픈을 쓸 순 있어요
2020.03.09 09:26
1. 왜 그들의 문화식 표기이면 안되나요? 제 말은 Bong Joon-Ho나 Bong Joon Ho 또는 Bong Joonho가 옳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렇게 불리우는게 중요하다고 느끼면 그렇게 쓰고 그렇게 불러달라고 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름-성 순서를 사용하는 사람들, 이름에 하이픈을 넣는 사람들, 이름 두 글자를 띄어 쓰는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거칠게 이야기 해서 죄송합니다만, 영자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기 이름에 왜 하이픈을 넣는지, 왜 이름 두 글자를 띄어서 쓰는지 등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셨던 것으로 보아, 영자 이름으로 통성명할 일 자체가 별로 없는 분인 것 같은데, (실제로 영자 이름으로 통성명할 일이 많은) 다른 사람들이 왜 그렇게 사용하는지 알아보지 않고, 그냥 하이픈을 넣으면 지저분하고, 한 자 한 자 띄어서 쓰는 것은 외국인들이 읽기 불편하게 만들 뿐이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건 성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밑에 댓글에 보면 '단지 햇갈림의 사소한 문제', '그들이 익숙해져야 하는 문제'라고 하셨는데, 제 댓글의 요점은 그렇지 않고 영문으로 적은 한국어 이름을 써야 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앞의 댓글에서 깜빡했는데, 참고로 Chan-wook에서 w를 소문자로 쓰는 이유는 아마도 Chan Wook이나 Chan-Wook으로 쓰면 그냥 찬이라고만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서 Chan-wook 전체가 하나의 이름이라는 의미로 하이픈을 넣고 w를 소문자로 쓰는 걸 겁니다.)
2. 당연히 한영 transliteration도 완벽한 것과 거리가 멀지만 Qiu와 츄, Zeyu와 쩌위 사이의 간격이 Seo와 쎄오, 또는 Seung과 슝의 간격보다 가까워 보이지 않는데요?
3. 왜 예외적인 경우에만 하이픈을 쓸 수 있나요? 저는 하이픈을 넣든 말든 본인이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03.08 10:05
Bong Joon Ho 이러면 대부분 사람들이 이름이 봉, 성이 호, 준은 미들네임으로 알텐데요
영어권+서양어권에서도 필요할 때 -주석이나 뭐 이런거에- Heyes, C. Grist 이런식으로 성을 앞세우잖아요.
하이픈은 요즘에는 잘 안쓰는데 이름을 제대로 제대로 부르기 위해 쓰던 방법이고요.
2020.03.08 10:21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면,
표기가 이름-성이 나오게 해야 서로간에 헷갈림이 없겠죠.
한글로 표기하면 봉준호가 맞겠지만, 영어로 표기한다면 Joon-Ho Bong 정도가 되어야 잘 알아먹겠죠.
저도 영어로 이름을 표기하면 당연히 이름-성 이렇게 합니다. 제 성과 이름을 상대가 헷갈리는 것이 싫으니까요.
그리고 정확한 발음을 위해서 이름의 경우는 두 글자를 각각 발음이 정확하도록 표기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봉씨, 준호씨 다 되지만(물론 윗 사람이 아래 사람을 부를때에요),
영어로 미스터 봉 해야 할 것을 미스터 준호하면,,속으로 아이구,,,이거 또 설명해야 하나,,,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미스터 트럼프지, 미스터 도널드는 아니잖아요.
그래도 "Bong Joon Ho"는 이제 진정한(?) 고유명사가 되었으니 인정할 수는 있겠다 싶습니다..,,,
2020.03.08 12:40
단지 햇갈림의 사소한 문제로, '봉준호'라는 순서대로 들려지게 만들어진 그의 이름을 맘대로 '준호봉'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진 않으니까요.
그들이 익숙해져야 하는 문제고, 동양권은 성이 뒤라는 것도 이미 충분히 알려졌다고도 생각해요
2020.03.08 10:43
성+이름으로 표기하는게 맞다는데에 동의합니다. 서양인들이 성과 이름을 혼동하는 걸 걱정하기 보다는 동양권에서는 성이 앞에 나온다는걸 서양인들도 좀 알아야죠.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게 아닌데 준호봉식으로 표기 발음하는건 혼동만 가중시키죠. 동양의 다른 나라들도 안그러는데 한국만 그러는건 더 이상하죠. 서양인들이 기타노 다케시를 다케시 기타노라고 안하고, 이안감독을 안이감독이라고 안부르죠.
2020.03.08 10:59
브루스리, 제키찬, 젯리, 매기청....
한국만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2020.03.08 11:02
예로 든 건 다 영어식 이름이잖아요. 원래 이름이 아니라.
2020.03.08 16:42
일단 저도 성+이름 표기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쪽임을 먼저 밝혀 두고...
그런데 예로 드신 다케시 기타노, 안 리 모두 실제로 그렇게 표기하고 부릅니다. Kitano Takeshi라고 하지 않고 Takeshi Kitano라고 하고, Lee Ang이라고 하지 않고 Ang Lee라고 해요. Akira Kurosawa, Yasujiro Ozu, Kenji MIzoguchi... 검색해 보시면 수도 없이 나올 거예요. 공식적인 사례를 하나면 예로 들면, 영국의 BFI, 그러니까 한국의 한국영상자료원에 해당하는 기관인 영국영화원에서 올해 토쿄 올림픽 시즌을 맞이해 5월부터 9월까지 무려 다섯 달 동안 대대적으로 일본 영화 회고전을 하거든요. 일본 고전 걸작 영화 상영도 하고 DVD, 블루레이도 여럿 출시하고요. 그런데 이 관련 보도자료라든가 DVD, 블루레이에서 예외 없이 이름 + 성 표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어권에서도 의식적으로 이런 이름들을 성 + 이름 순서로 부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죠. 전문가라든가 덕후에 가까운 팬들. 그래도 대세는 여전히 이름 + 성 순입니다.
사실 Bong Joon Ho와 마찬가지로, 그냥 갓 국제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을 때 당사자가 어떤 표기, 발음법을 공식으로 내세웠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보통 내 이름은 이렇게 쓰고 부른다, 라고 하면 그렇게 쓰고 불러 주거든요.
2020.03.08 17:39
2020.03.08 19:15
유명인이 되면 한국식으로 성+이름으로 불러줍니다. 김정은, 김연아, 손흥민, 페이커... 아, 페이커는 아닌가?
어쨌든 그래서 봉준호는 봉준호이고 박찬욱은 찬욱박인거죠.
이름의 표기는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굳이 표기법과 발음법을 매칭시켜야 하는 법칙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꼭 한글을 로마자로 옮기는 경우가 아닌 원래부터 로마자를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영어가 표음문자가 아니기(?) 때문에요. 당장 얼마전에도 스코세지의 발음을 어떻게 하느냐 모두 제 각각인데 가장 옳은 건 본인이 '이렇게 발음하는거다'라고 말하는 경우죠. 로널드 레이건도 리건이 아닌 레이건이고 생각보다 영어에 발음하는 법을 물어보지 않으면 전혀 알 수가 없는 이름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