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4 11:21
- 어려서 자길 성추행하던 남자를 죽이고 그 충격으로 다중 인격을 갖게 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피곤한 인생이긴 해도 그냥저냥 남들에겐 티 안 내고 잘 버티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자기를 위협하는 사람이 하나씩 죽어 나가기 시작하고, 그게 자신의 인격 중 하나가 저지르는 일인 것 같은데 누군지를 모르겠네요. 그 와중에 메인 인격(?)이 좋아하는 소설가가 바로 옆집에 살고 있다는 걸 발견하면서 인격들간에 갈등이 생기고 또 새로운 위기가 찾아오는데...
- 간단히, 핵심만 말하자면 이건 에로영화입니다. 스릴러의 탈을 쓴 에로영화요. 비하도 아니고 조롱도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이 그렇습니다.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들이 다 섹스로 연결되어 있고 중요한 사건들도 모두 섹스와 연결되죠. 당연히 80여분 되는 짧은 런닝타임 중 섹스씬의 비중이 크고 또 그걸 쓸 데 없이 자세히 보여주고요.
해리성 인격 장애, 즉 다중인격이라는 스릴러/공포물에선 흔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평타는 쳐주는 소재를 선택해놓고는 이걸 거의 에로에로한 장면들을 만드는 아이디어로 활용합니다.
물론 스릴과 반전으로도 연결은 되지만 그게 굉장히 헐거워요. 특히나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상은 그냥 헛웃음 수준이구요.
- ...음. 뭐 더 할 말이 없네요.
어찌보면 재밌을 뻔도 했을 소재와 설정을 갖고 그냥 게으르게 만들어 놓은 영화입니다.
스릴러로서는 영 꽝이고 에로로서도 별로에요.
될 수 있으면 그냥 안 보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 나가타 히데오... 라고 하면 사실 애초에 수작을 많이 내놓은 사람이 아니긴 해요. '링'과 '검은 물 밑에서'의 기억으로 아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었습니다만, 이젠 그냥 놓아주는 걸로. ㅋㅋㅋ
++ 두 영화 다 원작이 있죠. 잘 팔리는 장르 작가가 여럿 존재한다... 는 것은 분명한 한국 대비 일본의 장점인데 그런 장점을 영화나 드라마 같은 쪽으로 그렇게 잘 살려내는 것 같진 않네요.
그리고 두 영화 다 아주 교훈적이구요. 또 가해자(?)들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에 큰 비중을 두는데... 일본 장르물들을 보면 이런 식의 설정이 되게 흔한 것 같더라구요. 여기에서 또 무슨 사회적 메시지 같은 걸 끄집어 내구요. 뭐 거기까진 좋은데 제발 막판에 일장 연설과 눈물 신파로 빠지지만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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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보지말라고 하니 더욱 더 궁금합니다. 환상특급도 아직 다 못 봤는데 으악!!
하지말란거 하는 청개구리는 아닌데 로이배티님이 쓴 글을 읽으면 봐야할 것 같단 말이죵. 훗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