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4 15:24
1. 배리 시즌 2 - 웨이브로 봤구요
(매번 포스터 이미지들이 참 심플해서 좋습니다.)
- 간단히 말해서... 시즌 1 말미에서 예상했듯이 더 어두워졌습니다. 시즌 1이 코미디 장르에 현실의 쓴맛을 살짝 섞어 맛을 내는 느낌이었다면 시즌 2는 그냥 블랙코미디네요. 특히 악역들은 그냥 정말로 나쁘구요. 문제는 주인공 배리 주변 인물들 중에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특히나 가장 가까운 관계인 여자 친구 캐릭터 상태가... ㅠㅜ
그리고 시즌이 끝나갈 때쯤엔 블랙코미디도 넘어서서 그냥 어두운 드라마를 향해 갑니다. 물론 계속해서 코미디는 섞여들어가지만요. 배리가 겪는 위기들과 주변 인물들의 밥맛 없는 행동들은 더 이상 웃어 넘길 수 있는 톤이 아니더군요.
(니가 퓨크스보다 더 싫어... ㅠㅜ)
- 그래도 어쨌거나 재밌게 봤습니다만. 가능하면 두어달 안에 나올 시즌 3에서 마무리해줬으면 좋겠어요. 이대로 더 다크해져가며 시즌을 길게 이어가면 보다 지칠 것 같기도 하고. 걍 드라마 장르가 바뀌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ㅋㅋㅋ
(한창 다크하다가 이 분이 나오면 마음이 참으로 편안해집니다. 사실상 등장 인물들 통틀어서 제일 착한 듯? ㅋㅋㅋ)
+ 중간에 태권도 고수와의 대결 에피소드가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웃기는데 호러거든요. 은근 무섭기도 하고 또 그 와중에 시종일관 무덤덤한 연출이 인상적이었어요. 재밌게 보고 나서 해당 에피소드 연출이 누군가 찾아보니 빌 헤이더 본인. 능력자 맞네요.
(클로즈업 장면에 보면 도복에 한글로 '태권'이라고 적혀 있기도 합니다. ㅋㅋ)
2. 인간 사냥 (Happy Hunting, 2016) - 웨이브로 봤어요
(역시 심플하고 좋습니다. 이런 포스터가 좋아요.)
- 한국 제목과 영어 제목을 조합해보면 '아, 이런 영화겠구나'하고 뭔가 떠오르실 거고 뭘 떠올리실진 모르겠지만 그게 맞습니다?
알콜 중독과 약물 중독 동시 정복에 빛나는 폐인 아저씨가 전화를 받아요. 자기가 예전에 만났던 멕시코 여자가 죽었는데 애를 남겼답니다. 그게 본인 아들이라고. 그래서 차를 타고 일단 멕시코 접경 지역의 시골 마을로 갔는데. 그 마을의 전통 축제가 바로 다음 날이구요. 그 축제가 뭐겠습니까. ㅋㅋㅋ
그래서 졸지에 맨 몸으로, 술과 마약의 더블 금단 증상에 시달리며 저격총, 샷건, 기관총에 못 박은 배트까지 다양한 무기를 뽐내는 마을 주민들에게서 살아남기. 이런 내용의 영화입니다.
(군에 입대해서 무려 4개월의 훈련을 받았다는 살인병기 아저씨.)
- 이미 꽤 흔한 장르가 되어 버렸고. 오랜 세월 작품이 쌓이면서 아이디어도 그리 많이 안 남았고. 게다가 이건 저예산 영화거든요. 감독 입장에선 운신의 폭이 얼마 없습니다. 그래서 고심해서 집어 넣은 아이디어가 주인공의 중독 상태인 거죠. 그래서 주인공은 내내 두 가지 적과 싸우고, 늘 두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게 얼마나 훌륭하게 구현되었냐고 물으신다면... 그렇진 않아요. ㅋㅋ 90분의 런닝타임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서너 차례 정도 활용될 뿐, 그게 이야기 전체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되지는 못합니다.
대신 이 감독님은 극중에서 벌어지는 액션씬들에 아이디어를 하나씩 집어 넣는 노력을 보여주셨는데. 간단히 말해서 이 아저씨는 좀 맥가이버에요. 무기가 없는 상황에서 무기를 만들고. 적을 대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적할만한 상황을 만들고. 이런 식으로 소소하게 잔머리를 굴려주고 이 역시 대단할 건 없지만 그래도 소소한 재미는 던져 줍니다.
(자동차 vs 아저씨!)
- 네... 그렇게 소소한 아이디어들로 바닥까지 메말라 버린 장르 우물에서 나름 차별화에 성공한 '저예산' 영화입니다.
그냥 소소하게 재밌어요. 이런 장르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큰 기대 없이 가볍게 보시고. 아니라면 패스하셔도 무방할 겁니다.
(생각해보니 정이 넘치는 시골 마을 호러... 의 클리셰도 결합된 이야기였네요.)
3. 마스터 클렌즈 (The Cleanse, 2016) - 넷플릭스로 봤습니다
(어디서 많이 보셨던 분이다 했더니 빅뱅 이론의 그 분이시구요.)
- 주인공 '폴 버거'씨가 식당에서 옆자리 앉은 사람과 가게 주인 등을 종합적으로 귀찮고 짜증나게 만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닌데, 그냥 사람이 좀 눈치가 없고 주변 사람 피곤하게 하는 타입이에요. 그래서 친구도 없고 애인도 없고 집에서 혼자 빈둥거리다가... '니 몸과 맘속 나쁜 걸 다 몰아내주마! 그것도 공짜로!!' 라는 멋진 광고를 보고 수상한 사무실로 찾아갑니다.
근데 그 회사 양반들은 사람들 앉혀 놓고 다짜고짜 '니들 인생에 상처는 뭐니?' 같은 얘길 시키구요. 피를 뽑아가구요. 다음 날에 '그래 너는 합격!'이라고 통지서를 보내고는 신체 포기 각서처럼 생긴 양식에 서명까지 시키네요. 평범한 인간이라면 여기서 도망쳤겠지만 우리의 폴 버거씨는 전날 봤던 미녀가 이미 서명을 했다는 걸 알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서명을 하죠. 그러곤 무슨 산장 같은 데로 가서 프로그램을 시작하는데...
간단히 말해서,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제공한 '디톡스 음료'라는 걸 다 들이킨 후 밤에 토사물을 왕창 쏟아냅니다. 그리고 그 토사물 속에서 화면으로 보면 귀엽지만 현실에서 보면 울면서 도망칠 것처럼 생긴 괴 생명체가 나타나구요. 이건 도대체 뭘까요. 얘를 죽일까요 살릴까요. 이 프로그램을 끝까지 할까요 말까요.
(나의 토사물이 밤새 이렇게 잘 자랐구나.)
- 마르첼라님이 나오셔서 봤어요. 물론 그 분은 주인공이 반한 미녀 참가자... 로서 조연입니다만. 뭐 그게 중요한가요.
영화는... 이걸 뭐라 해야 하나. 상당히 애매한 물건인데요. 넷플릭스 작품 소개에는 호러/코미디라고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특별히 무서운 장면도 없고 특별히 웃기는 장면도 없습니다. 그냥 코미디 '톤'에 호러 '톤'이 가미된 환타지 드라마라는 느낌이고, 게다가 힐링물이에요.
문제의 괴 생명체가 나름 귀여우면서 또 긴장감을 잘 조성해 주고요. 남녀 주인공이 연기를 잘 해주고, 또 그 외의 참가자들도 나름 불길하고 나름 불쾌한 느낌을 잘 풍겨줍니다. 결론적으로 지루하진 않아요. 나름 끝까지 집중하면서 잘 봤습니다.
(구도를 이렇게 잡으니 시트콤 느낌이네요. 남자 배우 이미지 때문이겠죠.)
- 하지만 뭐라 해야 하나... 앞서 말했듯 호러도 약하고 코미디도 약한 '드라마'인데요. 그 이야기도 상당히 나이브합니다. 앞뒤 맞고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문제는 없는데. 그냥 영화가 너무 사람이 좋달까. 이야기나 메시지가 지나치게 심플하달까. 이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도 순진무구하게 전개되길래 전 막판에 무슨 반전 같은 게 꼭 있을 줄 알았죠. 그런 거 없다는 게 반전이었던. ㅋㅋㅋㅋ
그러니까 좀 싱겁고 편한 영화 땡기시는 분들, 마르첼라님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실만 합니다. 나쁘진 않았어요. 뭔가 좀 되다 만 듯한 느낌이어서 그렇지.
+ 제겐 참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 있었어요.
안젤리카 휴스턴 여사님. 아쉽게도 비중은 작으십니다. ㅋㅋ
2022.01.04 18:41
2022.01.04 18:44
2022.01.04 19:57
배리 시즌2는 코미디색이 조금 옅어지긴했지만 아이러니는 더욱 풍부해진 느낌이에요. 그 "이기적인" 여친이라든가 "사기꾼" 연기선생 캐릭터들도 레이어가 깊어졌고, 배리랑 얽히는 드라마에서도 주체성을 확연히 띄게 되었죠. 특히 샐리의 과거 이야기는 비슷한 관계에 엮여있었던 분들에게는 끔찍하게 선명한 공감을 주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모로 빌 헤이더의 야망이 느껴진 시즌이었습니다. 이 시리즈를 그저 스케치코미디언에서 정극연기자로가는 발판 정도로 삼을 생각이 아닌 것 같고요. 그 태권도에피소드는 진짜 잘만들었죠. 그전까지 빌드업도 좋았고 결말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아주 훌륭했지만 지금의 정체성 이야기로 몇시즌 더끌기는 힘들겠죠. 다음시즌즈음에서 뭔가 전환점이나 새로운 캐릭터가 나와야할겁니다. 그러면 "6시즌+영화한편"의 명작 코스로 순탄하게 항해할수 있을듯.
이걸보니 다시한번 베티길핀의 헌트가 보고싶어지네요. 또 봐야지. 히히
자니 갈렉키는 로잰이나 빅뱅같은 시트콤으로 유명하지만 아역으로도 엄청 활동을 많이 했더라고요. 얼마전에 체비체이스 나오는 크리스마스 대소동 클립을 봤는데 줄리엣루이스랑 남매로 나왔더군요. 아마 로이배티님도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에서 한번 보시긴 했을겁니다. 이제 100번정도 환생해도 평생 놀고먹을만큼 돈은 벌었으니까 하고싶은 영화들 하면서 살면 되겠지요 ㅋㅋ
2022.01.04 20:59
맞아요. 인물의 성격이나 인물들간 관계 같은 게 더 진지하면서 의미가 깊어졌죠. 드라마 측면에서 꽤 잘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 여자친구는 너무 대놓고 배리를 이용해먹기만 해서 정이 안 가요... =ㅅ= 차라리 노골적으로 나쁘게 구는 퓨크스가 낫다 싶지만 갸는 좀 총 맞아 죽었으면 좋겠구요. (으드득)
저도 보면서 헌트 생각 많이 했습니다. ㅋㅋ 그게 살짝 어딘가 아쉬운 감은 있어도 이 장르 영화로선 상위권 완성도 맞는 것 같아요. 주인공 캐릭터도 되게 매력 쩔고.
저 친근하게 생긴 양반이 그런 우주 갑부셨군요. 갑자기 배신감 느낍... 뭐 이미 '빅뱅 이론'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부자라는 건 당연하겠지만요. ㅋㅋㅋ
2022.01.04 22:05
빅뱅후반에는 아마 에피당 1백만이었다는 걸로 들었어요. 에피소드는 보통 24개있고 빅뱅은 12시즌을 갔으니...
2022.01.05 11:40
인플레는 감안해야겠지만 프렌즈급 대우였고 시즌까지 따져보면 더 벌었겠군요. 허허허. 젊으신 나이에 이미 다 이룬!! ㅋㅋ
2022.01.04 22:58
2022.01.05 11:41
제 영업으로 구입(?)하신 물품들이 맘에 안 드셔도 반품, 철회는 불가합니... ㅋㅋㅋ
2022.01.04 22:59
2022.01.05 11:41
부디 맘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