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당 24분 정도쯤 되는 에피소드 일곱개가 전부인 짧은 드라마입니다만, 시즌 피날레가 결말도 아니고 일단락은 커녕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식이네요. 스포일러는 없구요.


995E854C5E6C8CBB10


대략 이러한 원작을 갖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와 같은 작가의 만화래요. 저는 안 봐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만, 뭐 공통점은 있네요. 이런저런 사연으로 멘탈도 안 좋고 사회 생활도 망한 상태인 틴에이져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아주 불친절한 세상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다 폭주하는...


드라마 짤이 아니라 원작 만화 짤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9926A2505E6C8CE120


이딴 조악한 합성 말고는 구하기 힘들 정도로 드라마 관련 괜찮은 홍보짤이 없어요. ㅋㅋㅋ



 - 암튼 주인공은 미국의 고교생입니다. 이름은 시드니. 원래도 그렇게 좋은 성격은 아니었을 것 같지만 1년 전 아버지가 쌩뚱맞게 유서도 없이 집의 지하실에서 자살을 해버린 이후로는 더더욱 피곤한 성격이 되었죠. 게다가 집은 가난하고 이사도 자주 다녀서 친구도 별로 없구요. 어쩌다 얻어 걸린 친구 하나에 온 마음을 다 바쳐 충성하려 하지만 그 녀석은 하필 꼴 보기 싫은 학교 쿼터백 녀석이랑 눈이 맞아서 닭살짓을 하고 다니고... 학교 상담 선생이 '여기에라도 솔직한 니 맘을 적어봐. 검사 안 할 게'라며 던져 준 지나치게 귀여운 일기장에다 자기 사는 걸 깨작깨작 적어보지만 큰 도움은 안 되구요. 그러다 집 근처 사는 보급형 톰 히들스턴처럼 생긴 너드랑 친해지지만... 좋은 녀석이긴 한데 엄... 그러다가 어느 날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어떤 소질(?)을 발견하며 이 꼬인 청춘의 삶은 수십배로 더 피곤해지기 시작합니다.


99789F4C5E6C8CBA25

(제 눈엔 닮았습니다. 톰 히들스턴 팬분들 화내지 마시고. ㅋㅋㅋ)



 - 스포일러를 피해보겠답시고 몇 가지는 좀 애매하게 적긴 했는데, 사실 시작부터 패를 다 까고 시작하는 드라마입니다. 다짜고짜 맨 첫 장면부터 아주아주 유명한 '모 영화'를 대놓고 오마주하면서 시작하는데... 그 영화를 떠올리는 순간 주인공이 어떤 처지이고 어떤 일을 겪게 될지 큰 틀에서는 바로 다 파악하게 되죠. 그래도 이 글에서는 그냥 '루머의 루머의 루머' 같은 류의 평범한 하이틴 너드 고생담은 아니에요... 라는 정도로만 말해두겠습니다.



 - 나오는 배우들중에 제가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은 주인공 역의 소피아 릴리스 뿐입니다. '그것'의 그 분이죠.


99FC004C5E6C8CBB19


 그냥 누가 봐도 예쁜데 극중 역할상 안 예쁜 척... 을 상당히 잘 소화합니다. ㅋㅋㅋ 칙칙하고 촌스러운 옷차림에 화장도 거의 안 하고 다니고. '예쁜 표정' 같은 것도 잘 안 짓는데... 생각해보니 '그것'에서도 좀 그런 역할이었군요. 뭐 그래도 예쁜 건 숨길 수가 없어서 보기도 좋고, 연기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엘리자베스 올슨 조카쯤 되어 보여요. 그냥 얼굴만 닮은 게 아니라 분위기, 연기할 때 표정 같은 것도 닮았더라구요. 특히 뭔가 예민하고 억울하고 신경쇠약스런 느낌 같은 게 되게 비슷했습니다.



 - 아. 적다보니 드라마에 대한 얘길 거의 안 하고 있네요.

 사람들 후기나 평점 같은 걸 보면 평가가 되게 높은 편인데요. 상대적으로 저는 좀 ?? 이런 느낌으로 봤습니다.

 웃기기는 한데 이게 웃어도 되는 상황인가 싶은 부분이 많고. 이런 류의 하이틴드라마스럽게 훈훈한 장면들도 많지만 그게 또 대부분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금방 건너 뛰어버리구요. 캐릭터들도... 뭐 이미 말씀드렸듯이 한 시즌 다 해봐야 '아이리쉬맨' 영화 하나보다 훨씬 짧은 분량이다 보니 그렇게 깊게 다루어지지 않는 느낌이구요. 뭣보다도 장르 둘(틴에이져 성장물&초자연 호러...라고 해야 하나 좀 애매하네요;)을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뭔가 서로에게 보탬이 안 되는 느낌이 자주 들었어요.

 부분부분은 다 괜찮은데 그게 합쳐진 모양새가 좀 정리가 안 된다고나 할까요. 그 와중에 떡밥 회수는 커녕 이제 프롤로그는 끝났다!!는 식으로 끝나버리는 시즌 엔딩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구요.



 - 정리하자면 대충 이렇습니다.

 부분부분들은 다 괜찮아요. 지루하지 않게, 대체로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만, 뭔가 정돈이 덜 된 느낌입니다. 에피소드 수를 늘이든가, 아님 에피소드당 런닝 타임을 늘이든가 해서 좀 더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다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구요.

 뭣보다 결말이... ㅋㅋㅋ 아니 정말 이제부터가 시작인 상황인데 다음 시즌은 언제 기다리나요. ㅋㅋㅋㅋㅋ이럴 거면 왜 이렇게 짧게 만들었는지 정말 좀 당황스럽네요.

 결론은, 재미는 있지만 두 세 시즌 정도 나온 후에 보시는 게 정신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은 드라마였습니다. 일부러 기다리실 필요는 없지만 서둘러 보실 필요도 없어요. 아마 드라마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도 그 후에나 가능할 것 같네요.




 + 제작진이 나름 화려(?)하죠. '기묘한 이야기'의 프로듀서와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프로듀서가 뭉쳐 있더군요. 그러고보면 두 드라마의 특징이 하나씩 박혀 있는 드라마이긴 합니다. 



 ++ 늘 그렇듯 미쿡의 너드 학생들은 90년대 음악들과 음울한 락사운드를 좋아하죠. 이 드라마의 너드 스탠이란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밴드는 '블러드위치'라는 팀인데...



 검색을 해 보니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 속 밴드랍니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한 건 '블러'의 기타리스트였던 그레이엄 콕슨. 진짜 밴드인 척 하느라고 스포티파이에 앨범 하나 분량의 곡을 만들어서 올려놨군요. 하하 정성스러워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3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9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23
124990 미국에서 공부해본 사람의 의문 [20] 데메킨 2010.06.10 7988
124989 등업란의 조국 교수 분 글 퍼옵니다. [44] vincenthanna 2011.09.14 7981
124988 [펌] 추억의 라면 모음 (라면의 역사)| [12] carcass 2010.06.16 7980
124987 CGV 마스킹 논란에 관해.... [41] 123321 2013.03.27 7979
124986 고양이가 좋아하는 맛사지 부위 [6] 도돌이 2010.06.13 7977
124985 고해, 너를 위해, 여자들이 노래방에서 제일 듣기 싫어하는 노래? [36] 자두맛사탕 2011.05.09 7976
124984 우리나라 카레는 왜 맛이 없을까요?, 미소야, 도시락가게 [27] hwih 2010.06.06 7974
124983 집의 와이파이 비번 알 수 있는 방법? [6] 모래시계 2013.04.06 7973
124982 맘대로 뽑아본 홍콩영화 베스트 10 [21] amenic 2011.10.12 7972
124981 [자랑] 저 결혼합니다~! [97] 7번국도 2010.10.05 7970
124980 수영 마지막 팁 : 잠영,무호흡 수영 [3] 무도 2013.11.19 7967
124979 홍대 지드래곤 벽화 [4] ColeenRoo 2012.09.03 7967
124978 안녕하세요. 혐한 아이돌 블락비입니다. [46] 자본주의의돼지 2012.02.20 7964
124977 부유한 집이지만 지원은 받지 않는다는 얘기 [36] 메피스토 2012.08.19 7959
124976 제발로 모텔까지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어도 NO라고 한다면 [83] 큰거북이 2013.04.19 7958
124975 방시혁.. 너무 뻔뻔하네요.. [25] 도야지 2011.07.19 7956
124974 (노출주의) 개봉이 기대되는 일본 영화. [10] 자본주의의돼지 2013.02.15 7955
124973 문자 보냈고 답장 왔습니다 . [91] 꼼데 2013.07.01 7949
124972 (바낭) 저는 듀게에 외로워서 들어와요. [102] a.앨리스 2013.01.31 7947
124971 조국 교수의 이번 일에 대한 진중권의 소개 드립 [16] 푸른새벽 2011.09.14 7946
XE Login